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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퉁이다방450

1월의 일들 토요일에서 일요일이 되는 동안, 우리는 시인의 방에 있었다. 다섯 명이서 한 대의 택시를 타고 연남동으로 왔다. 택시 아저씨는 시작하는 연인들의 풋풋함에 대해 이야기했다. 우리는 이 풋풋한 택시의 기운을 받아야 한다고 조잘거렸다. 서촌에서 시인은 이야기했다. 지금 시작되고 있는 자신의 사랑에 대해. 언제나 그렇듯 물어봐야 겨우 답했지만, 나는 그의 '좋은' 기운을 느꼈다. 우리는 시인의 방에서 방백도 듣고, 이소라도 들었다. 나와 동생은 요즘 하루에 한 개씩 버리는 중이다. 좁은 원룸에 살고 있는데, 살면 살수록 짐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살펴보면 대부분이 필요없는 것들. 그걸 하루에 하나씩 찾아내 버리고 있다. 어떤 날은 더이상 나오지 않는 볼펜을 버리기도 하고, 어떤 날은 일년 내내 한 번.. 2016. 1. 26.
친구네 한라봉 친구는 마지막 서울 나들이를 왔습니다. 엄마가 되기 전에요. 일요일, 우리는 함께 시간을 보냈습니다. 친구는 전날의 숙취로 괴로워하고 있는 나를 위해 샤브샤브를 함께 먹어 주고, 지난 밤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었습니다. 친구는 내게 항상 잘 될 거라고 말해줍니다. 이번에도 그랬습니다. 내 얘기를 즐겁게 들어주더니, 잘 될 거야, 라고 말해줬습니다. 우리는 커피숍에 가서 달달한 케잌 하나를 시켜놓고 커피를 마셨습니다. 친구가 그럽니다. 얼마 전에 J와 (J는 친구의 남편이자, 나의 친구입니다.) 주말에 뒹굴거리면서 기분 좋게 누워 있는데, 그런 생각이 드는 거야. 우리 둘이서만 이렇게 한가롭게 뒹구는 건 앞으로 어렵겠구나. 이게 마지막 시간일 수도 있겠구나. 친구는 씩씩하고 건강해서 임신을 하고도 입덧도 없.. 2016. 1. 12.
토요일, J ​ BGM 방백, 다짐. 술에 취해 고백 따위 해버리다니. 맥주 프로젝트의 첫 글이 이런 글이라니. 왜 나는 나쁜 남자에게 끌리는지. 시간을 다시 돌리고 싶다고, 생각해 본다. 술 따위에 취하지 말자고, 다짐해 본다. 2016. 1. 11.
맥주 프로젝트 맥주를 좋아합니다. 신기한 음료라고 생각합니다. 술인데 맛있고, 마시다보면 용기도 주고, 꿈도 주고, 희망도 줍니다. 비록 다음날 사라지는 신기루지만. 나는 이 신기루 음료를 마시면서 수십번의 꿈을 꾸고, 수십번 결심을 하고, 수십번의 희망을 가졌습니다. 좋은 친구들도 꽤 사귀었습니다. 소주는 너무 쓰고, 와인은 밖에서 마시기엔 비싼 것 같아요. 제게는 맥주가 가격대비, 맛대비 최고입니다. 독서모임에서 저의 별명은 맥령언니, 맥령누나입니다. 맥주의 맥, 금령의 령. 아이들은 단번에 저를 알아보고 저런 마음에 쏙 드는 별명을 지어 주었습니다. 술자리는 신기합니다. 어색하게 시작했다가 둘도 없을 사이로 끝나기도 하고, 평소엔 전혀 하지 않았을 속 이야기도 하게 만듭니다. 나도 모르게 간직하고 있던 지난 날의.. 2016. 1. 7.
오지은 사인본을 받으려고 오지은 산문집을 부랴부랴 주문했다. 가사집도 같이 왔다. 어제는 크리스마스 이브니까 맥주를 잔뜩 마시고 잠이 들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편의점에서 세계맥주 다섯 캔을 (그것도 큰 걸로) 사 왔지만, 두 캔도 제대로 못 마시고 잠들었다. 크리스마스, 늦잠을 푹 자고 일어나, 설거지를 하고, 청소기와 세탁기를 돌리고, 소파 위에 앉아 오지은 가사집을 뒤적거렸다. 어제 길을 걷다가 생각한 건데, 올해 내게 가장 고마운 사람은 이봄이다. 올해 봄이는 내 손을 잡아줬고, 좋은 사람들을 무려 일곱명이나 내게 소개시켜줬다. 두번째 모임에서인가 뒤풀이 자리에서 살짝 취한 봄이 말했다. 언니는 나를 좋아한다고 해서 뽑았어. 원래 두 명만 뽑기로 했는데, 셋을 뽑았어. 나는 나를 좋아하는 사람 좋아. 귀여운.. 2015. 12. 25.
2016 도서관 프로젝트 2015년에 우체통 프로젝트가 있었다면 (죄송합니다. 열심히 하지 못했네요), 2016년에는 Goldsoul 도서관 프로젝트. 키워드는, 한달 대출, 맥주 만남, 책 수다, 도서카드 작성. 좋아서 팔지 않고 소장하고 있지만, 두 번 읽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니까요. 더럽게 봐도 좋아요. 저도 더러운 가방 안에 막 가지고 다님. 하지만 지나치게 더러워졌다면, 대출자가 맥주값을 내기로 해요. 약속날짜를 넘겨도 대출자가 맥주값을 냅니다. 꼭 반납만 하면 됩니다. 반납 안 하면 지구끝까지 쫓아갈 거예요! 리스트는 계속 업데이트됩니다. 개인 문의 가능요! DVD도 있어요. , 을 보다가 그 시절이 그리워서 생각해낸 프로젝트랍니다. :) 1. [대출예약] 바닷마을 다이어리 1-6권 / 요시다 아키미 / 애니북스 빌.. 2015. 12.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