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바르셀로나15

아듀, 마르떼스 바르셀로나에서 암스테르담까지의 비행좌석은 중간자리라 불편했다. 양옆으로 앉은 서양인들은 열심히 핸드폰과 노트북을 했다. 나눠주고 싶은 것들이 많아 이것저것 샀더니 캐리어가 꽉 찼다. 무게에 맞추고 나머지는 에코백에 나눠 들었더니 엄청났다. 환승까지 해야 하는 터라 할 수 없이 배낭을 샀다. 커다란 걸로 샀는데, 짐을 다 넣고 나니 정말 내 상체만 했다. 보안 검색을 하는데, 나만 신발을 벗으라고 해서 기분이 상했는데, 내 뒤에 있는 샌들을 신은 사람들 모두 신발을 벗어야 했다. 흠. 벗은 발들을 보니 괜찮아졌다. 짐이 너무 무거워 공항을 돌아볼 수가 없었다. 동생이 친구 선물로 부탁한 향수를 하나 사고, 게이트가 확정될 때까지 마지막 맥주를 마셨다. 게이트가 확정되자 근처에 앉아 엽서를 썼다. 우표는 붙.. 2017. 7. 5.
루네스 2017. 7. 4.
싸바도 어제는 티비다보 놀이동산에 다녀왔다. 혼자서 신나게 놀았다. 한국이름이 소현이라는 소피 덕분에 반값 할인을 받았고, 백화점 지하 식료품 코너에선 일본인이 일본인인 줄 알고 일본어로 말을 걸었다. 아, 와따시와 칸코쿠징데스. 일본인은 한국말을 조금 배웠다면서, 그런데 분위기가 일본 사람 같아요, 라고 한다. 그런데 왤까. 이런 소릴 몇번 들었다. 한국어를 왜 배웠냐고 물어보니 재일교포라고 했다. 마트에서 계산을 하다가 커리가루를 깨뜨렸는데, 직원이 정말 괜찮다고 계속 웃으면서 가루와 파편을 아주 천천히 닦아냈다. 덕분에 커리 냄새는 진동을 하고, 내 전에 계산한 할머니는 계속 기다려서 화나 나고. 직원은 끝까지 친절하게, 아무 문제 없다고 말해줬다. 돌아오는 길엔 돼지고기 튀김 그림이 있어 이끌려 바르에 .. 2017. 7. 2.
비에르네스 그런 순간이 있었더랬다. 포르투갈에 혼자 가게 되었을 때, 같이 가지고 하기로 한 동생이 출발을 몇일 앞두고 다리뼈가 산산이 부서져 버렸을 때, 누군가 말했다. 금령씨, 이건 운명같아요. 응, 정말 운명 같았다. 포르투갈이 내게 말해주는 것 같았다. 너 혼자 와보라고. 그러면 내가 보여줄 것들이 있다고. 지금도 그 포르투갈의 말들을 믿고 있다. 오늘 아침의 바르셀로나도 그랬다. 어제는 너무 외로워서 힘들었는데, 그래서 다운받아와서 여기서 본 영화 을 보고 비가 오는 날을 기다렸더랬다. 비가 오면 좋을 것 같았다. 그러면 친구가 준 초에 불을 붙이고 하루종일 숙소에만 있어도 좋을 것 같았다. 바르셀로나 일기예보에는 매일 비 그림이 있었는데 (심지어 번개 그림도) 비가 오지 않거나, 와도 조금 오다 말았다... 2017. 7. 1.
후에베스 밀린 일기는 꼭 쓸 것이다. 메모하지 않고, 사진으로만 남겨두고 있어 세세한 기억들이 사라지기 전에 얼른 기록해야 한다. 이미 쓴 일기의 오타도 수정할 것이다. 오늘은 친구와 동생에게 외롭다고 징징댔는데, 친구는 이곳에서 보면 좋을 것 같은 영화를 다운받아 보내준다고 했고, 동생은 이런 글귀를 보내줬다. 혼자 살기 : 약간의 외로움을 지불하고 완전한 자유를 얻다. 2017. 6. 30.
미에르꼴레스 2017. 6.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