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퉁이다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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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분의 일차모퉁이다방 2024. 2. 16. 07:19
어제는 오후 1/4차를 썼다. 남편이 이틀 연속 돌봄 선생님께 삼십분 더 부탁드렸는데 삼일이나 부탁드리기 그렇다고 하루 일찍 퇴근할 수 있냐고 했다. 요즘 남편은 대전으로 자주 외근을 간다. 4시에 나오니 세상이 달랐다. 아직 밝았고 바람이 몹시 불었다. 버스 도착시간이 한참 뒤라 정류장에 서 있는데 바람이 매서웠다. 전날에만 해도 퇴근하는 사람들이 전철 안에서 더워 외투를 벗곤 했었다. 그래서 나도 가볍게 코트만 입고왔는데. 십여분 넘게 벌벌 떨었다. 이층 버스가 왔고, 이층에 앉았다. 두시간 일찍 나왔지만 선생님 퇴근시간은 그대로라 합정역에서 간만에 쇼핑을 했다. 지하의 홈플러스 마트에도 가고 지상의 무인양품 매장에도 갔다. 마트에서는 부침용 두부를 샀고, 일본 돈코츠 라멘을 샀다. 오늘 회사 점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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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그네틱모퉁이다방 2024. 2. 15. 16:44
신용카드 마그네틱이 손상이 됐다. 기계에 꽂으면 안되고 힘을 꽉 주고 긁어야지 계산이 된다. 재발급을 받아야 하는데 긁으면 되니 그냥 쓰고 있다. 처음에는 어쩌다 꽂아서 되는 경우가 있어 별 말 하지 않고 카드를 줬는데 거의 실패를 하자 미리 말하기 시작했다. 마그네틱이 손상된 것 같아요. 그러면 가게 사장님들은 아 진짜 그러네요 하면서 긁어서 처리해주셨다. 그러다 아이가 자주 가는 병원에서 미리 말하니 간호사 선생님이 그러셨다. 그래도 순서대로 해야 결제가 되어서요. 안되더라도 일단은 꽂고 그 다음에 긁을 수 있다고 했다. 그렇구나. 카드 결재에도 순서가 있는 거구나. 꽂은 다음에 긁기. 동생은 요즘 규칙적인 삶을 살고 있다. 회사를 가고 운동을 하고 영어공부를 한다. 경제신문도 매일 읽기 시작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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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중모퉁이다방 2024. 2. 7. 19:47
퇴근할 때 금정역에서 1호선에서 4호선으로 갈아탄다. 금정역은 계단을 오르내리지 않아도 내린 플랫폼에서 바로 4호선으로 갈아탈 수 있다. 오늘은 1호선을 타고 가는데 맞은편에 같은 방향의 4호선이 들어오는 게 보였다. 어떤 칸은 사람들이 꽉꽉 차 있었고 어떤 칸은 널널했다. 사람들은 고개를 숙여 핸드폰을 보고 있었다. 열차 안은 환했고 바깥은 컴컴했다. 그 공간 안으로 나도 들어가 같은 풍경이 되었다. 회사에서 성희롱예방교육을 들었는데 강사님이 그러셨다. 존중이라는 말을 요즘 아이들은 초등학교 4학생 교과서에서 배운다고. 이런 뜻이라고. 메모하지 않는 요즘이라 정확하지 않지만. 남이 내게 해줬으면 하는 것을 내가 하는 것. 오늘은 김일두 음악을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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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두 상자모퉁이다방 2024. 2. 2. 07:12
어제저녁에는 오늘 아이 저녁 반찬으로 대패삼겹살육전과 데친 두부, 버섯나물을 준비했다. 집에 대패삼겹살이 있어서 소고기처럼 육전으로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하고 검색을 해봤는데 그렇게 하는 사람들이 있더라. 맛은 소고기처럼 휼륭하진 않았지만 나쁘지 않았다. 오늘 아침에는 성희가 선물해준 태국차 티백을 넣고 물을 끓이다가 잘 우려나자 우유를 넣어줬다. 우유가 보글보글거리자 연유 한바퀴 아니 두바퀴 두르고 작은 보온병에 담았다. 성희가 이건 연유를 넣어야 맛나다고 해서 연유를 사뒀었다. 마을버스를 기다리며 뚜껑을 열어 한 모금 먹어봤는데 맛이 근사하다. 어제는 돌봄선생님께 인터넷으로 산 조그만 사과 여섯알을 챙겨드렸다. 아이가 사과를 좋아하는데 요 앞 과일가게 사과가 너무 비싼 거예요, 그래서 인터넷으로 주문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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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월 칠일모퉁이다방 2023. 8. 7. 23:53
요즘 계속 그렇지만, 오늘은 정말이지 더위가 엄청났다. 신도림 역에서 1호선으로 갈아타는데 빗소리가 후두둑 났다. 마을버스에서 내리니 구름이 엄청났다. 온 하늘이 먹구름으로 가득 차 있었다. 비가 바로 올 게 분명하다고 돌봄 선생님께 우산을 챙겨드렸다. 선생님은 괜찮을 것 같다고 했는데 가시는 동안 창밖을 보니 비가 오는 것도 같고 오지 않는 것도 같았다. 아이는 어떤 날은 곧바로 잠들고 어떤 날은 악을 쓰고 울다 잠든다. 오늘은 악을 쓰고 울다 잠들었다. 같이 잠들면 좋겠지만 일어나 설거지를 하고 아이 내일 저녁반찬을 만들었다. 부추맛살전, 닭다리살감자찜, 들기름두부구이. 넉넉하게 만들어뒀으니 내일은 아무 것도 안해도 될 것 같다. 회사에서 다 못한 일을 하고 컴퓨터를 끄려던 차, 찍어둔 구름 사진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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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모퉁이다방 2023. 2. 6. 18:58
오늘은 일을 하면서 지치고 고단하단 생각이 들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그랬다. 월요일이라서 그런가. 퇴근을 하니 그런 부정적인 마음이 쏙 하고 사라졌다. 얼른 집에 가서 아이를 보고, 고수와 숙주를 넣은 민선이가 극찬한 쌀국수에 떡볶이와 순대를 먹자는 생각 뿐. 지하철 안이다. 오후에 고단한 생각이 들 때에 오늘은 꼭 블로그에 올해의 첫 글을 남기자 결심에 결심에 결심을 했는데 집에 가면 놀고 먹고 치우고 씻기고 반찬하고 자기 바쁠 것이므로 퇴근전철 안에서 써본다. 아, 정말 오랜만이다. 아이 사진이 그득한 사진첩에서 끄집어 내 본 나의 1월의 풍경들. 그런데, 죄다 음식 사진들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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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모퉁이다방 2022. 9. 21. 22:00
다시 시작된 긴 출퇴근길. 잠시 멈췄던 출퇴근 책도 생겼다. 새벽에 일어나 씻고 아이 어린이집 가방을 챙기고 그날 입을 옷을 챙겨놓는다. 돌봄 선생님이 먹여주실 저녁밥, 오후 우유, 보리차도 따로 챙겨두고 바나나 넣은 아침밥도 준비한다. 주전자에 물을 팔팔팔 끓여 2인분의 커피를 내린다. 간편하게 커피포트를 살까 했는데 마땅한 걸 발견하지 못해 드리퍼로 내리고 있다. 준비하는 사이 해가 떠오르고 아침이 밝아오고 여섯 시 아침 뉴스도 시작된다. 저녁이 되면 무척 피곤하지만 바삐 움직이는 아침이 힘들기만 한 건 아니다. 휴직 중에는 아침에 잘 일어나 지지 않았다. 십년 넘게 새벽같이 일어났는데 휴직기간에는 몸도 아는지 늦잠을 자댔다. 아침 커피를 내리는 데도 몸이 천근만근이었다. 지금은 텀블러에 담아 밖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