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퉁이다방'에 해당되는 글 330건

  1. 말복 (6) 2018.08.16
  2. 아부지 (2) 2018.08.03
  3. 질투 (2) 2018.08.02
  4. 아멘 (2) 2018.07.11
  5. 2018.06.20

말복

from 모퉁이다방 2018.08.16 21:19




   세상에나. 퇴근길, 지하철역에서 올라왔는데 바람이 분다. 큰 바람이 분다. 시원한 바람이 분다. 세상에나.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올 여름이 가고 있다. 절기라는 것이 어쩜 이리 신기한지. 말복에 시원한 바람이 분다. 올 여름 우리들 무척이나 수고했다며 바람을 보내주셨네. 집에 와 동생이 틀어놓은 에어컨을 껐다. 여름내 꽁꽁 닫아두었던 창문을 활짝 열고, 맞바람이 불 수 있게 현관문도 걸개를 채우고 열었다. 세상에, 바람이 분다. 


   지난 주였나. 지지난 주였나. 오늘보다 덜했지만 바람이 분 날이 있었다. 그날 연신내로 콩물을 사러 갔었다. 바람이 불어 걷기도 할 겸 간 거였는데, 그날따라 두꺼운 청바지를 입었고 조금 걷다 보니 땀이 주르륵 나기 시작했다. 그래도 간간이 바람이 불어주었고, 해가 지기 시작하는 하늘이 무척 예뻐서 시장에서 콩물과 두부를 사고 응암역까지 지하철 두 정거장을 땀을 흘리며 걸었다. 요즘은 음악을 통 듣지 않고 있는데, 간만에 음악도 들었다.


   그 전 주에 메시지를 받았는데, 내가 좋아할 만한 음악을 우연히 라디오를 듣다 발견했다는 거였다. 차 안에서 늘 걸그룹 음악만 듣는 사람인데, 이유는 신이 나서. 우울한 노래는 듣기 싫고, 경쾌하고 즐거운 노래가 좋다고 했다. 그래야 졸리지도 않고, 힘도 나고. 차에 타면 늘 함께 걸그룹 음악을 연이어 들었다. 그 중에 '해피'라는 단어가 반복되는 팝도 있었는데, 엄청 신나게 불러대더니 말했다. 이 노래를 들으면 그 노랗고 조그만 아이들이 행복한 보금자리를 향해 우르르 이동을 하는 장면이 생각나서 막 행복해진다고. 영화 <미니언즈> 이야기란다. 


   라디오를 듣다 발견한 노래는 최백호의 '부산에 가면'. 내가 지난 몇년동안 수도 없이 들었던 노래. 결국 최백호의 공연까지 다녀오게 한 곡. 한번도 가본 적 없고, 겪은 적 없는 어떤 장면과 마음이 나도 모르게 떠오르는 곡. 그 메시지는 핸드폰의 오른쪽과 아랫쪽 버튼을 눌러 저장해뒀다. 신기했다. 영화고 노래고 접점이 없는 우리가 조금씩 서로의 취향을 이해해 가고 있다는 게. 아, 바람이 이리도 시원하게 분다. 이제 땀 흘리지 않고 걸을 수 있겠다.



 

  1. BlogIcon wonjakga 2018.08.17 02:51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오늘 하늘이 이리 이뻤나요? 놓친 하늘을 여기서 보네요! 고마워요 :)

    •  address  modify / delete 2018.08.17 18:51 신고 BlogIcon GoldSoul

      앗! 이 하늘은 땀을 뻘뻘 흘리고 콩물 사왔던 날의 하늘이에요. 엄청 예뻤어요. 헤헤- 어제 하늘도 분명 이뻤을 거예요! 그리 고운 바람님이 와주셨으니. :-)

  2. 2018.08.17 10:0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address  modify / delete 2018.08.17 17:35 신고 BlogIcon GoldSoul

      저도 완전 좋아하는 노래예요!
      지금의 실연으로 너무나 힘든데, 그래도 다시 힘을 낼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느낌의 곡-
      오늘 저녁에도 바람이 불어준다면, 간만에 들어봐야겠어요. 바람이 분다~
      쓸쓸해지지 마세요! 우리가 지난 한여름, 얼마나 원했던 바람인가요! :-)
      흑흑- 올 여름은 정말이지 더웠어요. 바람이 분다~

  3. 2018.08.22 00:1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address  modify / delete 2018.08.22 22:22 신고 BlogIcon GoldSoul

      언니, 축하해요! 출퇴근은 괴롭지만, 행복한 일이기도 하니까.
      월급을 생각해보아요. 때론 그것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아니, 자주. 흑-
      민결이 떼어놓고 나오는 길이 힘들겠어요. ㅠ.ㅠ
      언니, 언니에게 출근 축하 기념 치맥 1회권이 생겼어요. 헤헤-
      행복할 때나 쓸쓸할 때 언제든 사용해주어요. :)

아부지

from 모퉁이다방 2018.08.03 17:06



  위가 안 좋아 병원에 다녀왔다는 아빠는 의사를 탓했다. 진찰실이 너무 좁고, 진찰을 하고 있으면 다음 환자 노크 소리가 들리고, 의사도 성의가 없다는 것. 젊은 의사가 아빠에게 말이 너무 많다고 했단다. 나는 그 얘길 듣고, 아빠가 이번에는 무슨 소리를 그렇게 많이 했을까 생각했다. 서울의 병원에 함께 가 본 바, 아빠는 확실히 쓸데없는 말을 많이 했다. 젊은 의사를 잘 신뢰하지 못했고, 종합병원의 지위가 있는 의사에겐 유명하신 분이라 들었다, 는 말부터 이것저것 이야기를 많이 했다. 나는 혹여나 아빠를 하찮게 볼까봐 진료실에 나와서 신신당부를 했다. 아빠, 너무 많이 말하지 마. 의사가 싫어해. 할 말만 하고, 못 믿겠다는 식으로는 말하지 마. 기분 나빠하잖아. 


  엄마의 말에 의하면 진주에서 유명한 병원이라고 했다. 아빠는 내시경을 1월에 했는데 또 하자는 말을 듣고는 이전 기록을 보고 진찰해주면 안되나, 약국에서는 내시경은 1년에 여러 번 하면 안 좋다고 하던데, 서울 병원에서는 종이컵에 후하고 불기만 했다 (이건 헬리코박터균 죽일 때였는데) 등의 이야기를 했고, 젊은 의사가 칠십이 넘은 아빠에게 말이 너무 많다고 했다는 거다. 아빠는 그 말을 듣고 마음이 너무 안 좋아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나는 병원에 가서는 중요한 것만 물어보라고, 너무 많이 말하면 바쁜 의사들이 싫어한다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는데, 갑자기 내가 병원에서 겪었던 일들이 생각났다. 그리고 친구가 최근 강남의 병원에서 들었다는 핀잔들이 생각났다. 병원에 가면 우린 다 약자가 되고, 큰 병이 있을까봐 잔뜩 주눅 들어 있고, 궁금한 것들이 A부터 Z까지 있는데, 자연스레 강자가 되는 그들이 우리가 약자라는 이유로 너무 무례하게 대하는 것 아닌가!


  아빠는 예전에 알고 지냈던 약사 이야기를 했다. 그 약사는 의학공부를 할 때 의사들이 심리학 수업도 함께 듣는다고, 간혹 감기에 걸려 병원에 갔을 때, 환자가 병원을 나서면서 의사에게 선생님 이 약만 잘 먹으면 낫는 겁니꺼? 라고 물었을 때, 의사가 이 약만 먹으면 바로 낫습니더, 라고 힘을 주는 것도 또 하나의 처방이라는 것이다. 나을 수 있다는 믿음이 어쩌면 약보다 더한 효력을 발휘한다고.


  아빠에게 그 못된 의사와 마찬가지로 주눅을 준 것 같아 내내 불편해하다 어제 퇴근을 하고 전화를 했다. 받지 않았는데, 오늘 문자를 하니 어제 일찍 잠이 들었다는 답이 왔다. 나는 그때 그렇게 말한 거 미안하다고, 아빠 말이 맞다고, 그렇게 의사가 말한 것은 분명 잘못된 거라고, 아빠의 지인이었던 약사 분 말이 맞다고 문자를 다시 보냈다. 아빠가 문자를 보내왔는데, 울보인 나는 아침 출근길에 또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그래도 이번엔 참 참았다.


아빠의 문자 : 

옛날 우연히 알았던 그 약사형이 가끔씩생각히고 그리워 

(아빠에게도 형이 있다!)


뒤이은 아빠의 문자 : 

이젠 이름도 얼굴도 생각나지않지만 

A good man으로내마음속에 자리하고있어

(아빠는 칠십이 넘었지만, 여전히 영어공부를 하고 있다!)


오늘은 문자를 길게 주고 받았다, 아빠의 문자 : 

어제 니전화 못받아 미안

There's nothing to worry about

(Okey! 라고 보냈다가, 철자가 맞는지 확인하는 문자를 왔다;; Oops! Sorry, Okay!)


  강자가 더 너그럽고 다정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병원은 정말이지 무섭다구요. 금요일이고, 좀더 꾸준한 일기를 쓰자는 이 주의 결심이 지켜지고 있어서 기쁘다. 날씨는 죽을 것 같이 덥지만, (스페인 남부가 44도라는 뉴스를 오늘 아침에 보았다. 사람이 살 수 있나요? ㅠ.ㅠ) 좋은 일들이 많은 팔월이 되었음 좋겠다. 오늘 여섯 권의 책을 (무이자 오개월 할부로;; 돈을 모아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지고 있다) 주문했고, 팔월에는 좀더 많이 읽고 좀더 많이 웃고 싶다. 모두들 힘냅시다!




  1. 다유기 2018.08.09 21:58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좀오래전에 금녕씨 글에 댓글 남기기도 했지요^^ 문창과 다니는 딸이 있고 오십대 아줌마라고요.딸과 싸우고 한달째 냉전모드예요ㅠ
    금녕씨 글은 참 따뜻 합니다.우리 딸도 이렇게 따뜻한 감성으로 돌아 왔으면 좋겠어요.요새 너무 뽀족해서 주변이 마구 찔리거든요.ㅜ
    늘 건강 하세요 자주보고 있답니다😊

    •  address  modify / delete 2018.08.13 17:40 신고 BlogIcon GoldSoul

      네네, 기억하고 있지요. 잘 지내고 계시죠? 무척 더운데, 한여름 어떻게 보내고 계세요?
      음. 저희 집은 세자매인데요. 제가 첫째이구요. 제가 엄마한테 제일 냉랭한 딸이에요.
      이상하게 엄마한테는 서러운 게 많아서 그렇더라구요.
      그렇지만 속으로는 이해도 많이 하고, 애틋하고 그래요.
      그러니까 따님도 그럴 거예요. 너무 걱정마세요.
      저도 엄마를 엄청 많이 찔렀는데, 또 다시 반성하게 되네요. ㅠ.ㅠ
      저는 이번주에 복숭아 많이 먹어보려고 해요. 물 많이 드시면서 팔월 시원하게 보내세요.
      늘 감사드려요. :)

질투

from 모퉁이다방 2018.08.02 15:08



  어떤 이야기 끝에 차장님이 그러셨다. 질투를 하지 않아서 그래. 점잖은 사람인 거야. 그 말이 계속 마음에 남았다. 점잖은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며칠 뒤에 사전 검색창에 '질투'라고 쳐봤다. 두번째 설명에 이런 문장이 있었다. "다른 사람이 잘되거나 좋은 처지에 있는 것 따위를 공연히 미워하고 깎아내리려 함." 식사자리가 있었는데, 그 자리에서 어떤 사람이 끊임없이 자기 이야기를 했다. 죄다 자랑이었다. 자신이 가진 것에 대한 것도 있었지만, 자신의 혈연이 가진 것도 있었다. 아니, 저런 것까지 자랑을 하나. 자신보다 덜 가진 사람에 대한 험담도 있었다. 그 자리가 무척 불편했는데, 자리에서 빠져나오자 나도 그에 대한 험담을 시작하는 거였다. 그게 싫었다. 정말 싫었는데, 내가 그 사람을 질투하고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나는 어떨 때 질투를 하고, 어떨 때 질투를 하지 않는 걸까 생각해봤다. 


   주말, 티비에서 예전에 극장에서 보았던 영화 <아주 긴 변명>이 방영되는 걸 보았다. 가정에 충실하지 않던, 잘 나가는 작가인 남편이 아내를 사고로 잃고 함께 사고로 죽은 아내 친구의 딸과 아들을 자발적으로 돌보기 시작한다는 내용이었다. 남자주인공은 죽은 아내의 친구 남편이 밖에서 일을 하는 동안 그 집에 가 아이들과 함께 있어주고, 밥도 먹고, 집안일도 함께 했다. 그렇게 나이가 든 남자가 성장해간다는 이야기였다. 중간에 큰 위기와 갈등, 마지막 화해의 순간도 있었고. 다시 본 그 영화에서 내가 최근 골몰했던 '질투'에 대한 어떤 답을 제시해주는 장면이 있었다. 영화를 처음 본 작년에도 이 대사들이 마음에 와 닿았었나. 이래서 좋은 작품은 시간을 두고 두번이고 세번이고 볼 필요가 있다. 


   남자주인공과 남자주인공의 죽은 아내의 친구 남편 가족이 함께 해변으로 물놀이를 하러 가서 좋은 시간을 보낸다. 어른들은 어른대로, 아이들은 아이대로 행복하다고 느낄만한 그런 시간을 보낸다. 그 시간의 중간에 남자어른들이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멀찌감치 지켜보며 나누는 대화다.


- 지킬 게 있어서 부러워. 나는 그렇게 생각했어.

- 아냐. 두려워. 저 애들이 없으면 편할 거라는 생각도 했어. 나 혼자면 사고로 지금 죽어도 상관없는데. 

-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마. 애들이 있어서 살아가는 거면서. 

- 그건 그렇지만.

- 자네는 바보야. 


  그리고 며칠 전에 읽은 이 말. 소설가 닐 게이먼의 말이라고 한다. "정말 의미있는 것은 자신의 아픈 곳을 드러낼 줄 아는 솔직함과 정직함이다. 어렵고 고된 경험을 하던 순간에 자신이 인간적으로 어떤 모습이었는지 정직하게 이야기할 때 사람들의 마음이 움직인다." 인간관계가 그다지 넓은 편은 아니지만, 내 주위에도 나보다 잘 되고, 좋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그건 사회가 보는 관점에서. 내가 가깝게 지내는 이 사람들에게 나는 잠시 부러워할 지 언정 질투는 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내게 솔직하고 정직하게 이야기하거든. 새로 얻게 된 것에 이야기할 때, 잃게 된 것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새로 얻게 되어 그것이 없는 너보다 행복하다는 식으로 이야기하지 않는다. 결국 진심으로 소통하지 않는 사람에게 질투를 하나보다, 는 결론을 얻었다. 이 질투라는 것은 쓰잘데기 없는 감정소비여서, 처음부터 시작하고 싶지 않다. 현자가 아닌 나는 그런 사람과의 만남을 아예 없애는 방법을 택할 수 밖에. 질투 따위 하지 않는, 점잖은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리고 내가 가진 것을, 혹은 가지지 못한 것을 귀중히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1. 2018.08.14 17:29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address  modify / delete 2018.08.15 18:15 신고 BlogIcon GoldSoul

      매일매일 사소한 질투들을 하면서 마음 속으로 되뇌여요.
      점잖은 사람, 점잖은 사람- 흐흐
      자랑하지 않는, 솔직한 사람.

아멘

from 모퉁이다방 2018.07.11 23:40



   오늘은 기계 위에서 땀 흘리며 걷기 싫어서 불광천을 걸었다. 저녁을 먹고 쉬고 있는데 엄마에게서 연락이 왔다. 사촌동생의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걸으면서 생각했다. 사촌동생의 외할아버지라고 하면 멀게 느껴지는데, 숙모의 아버지라고 생각하면 마음의 거리가 엄청나게 좁혀진다. 그러니까, 우리에게 이렇게나 잘해주는 숙모의 아빠인 것이다. 나는 엄청나게 습해진 여름밤길을 걸으면서 그날을 떠올렸다. 명절이었고, 숙모와 사촌동생이 고성으로 가는 버스를 타야 하는 우리를 시외버스 정류장까지 데려다 준 밤. 기약없이 늦어지는 버스를 간이 정류장 벤치에서 기다리던 밤. 인적이 드문 그곳에서 숙모가 자신의 어린시절에 대해 나즈막히 이야기했다. 젊은 시절, 숙모의 아버지는 반듯한 분이었다고 했다. 너무 반듯해서 숙모는 좀 느긋한 사람을 만나 결혼하고 싶었다고 했다. 나는 그날 숙모가 묘사했던 반듯했던 '아버지'에 대해 생각했다. 자식들을 낳고, 그 자식들을 잘 키워내기 위해 빈틈이 없었던 아버지. 그런 아버지가 나이가 들고, 또 들고, 또 들어 거동이 불편해지시기 까지. 그러다 오늘 마지막 숨을 내쉰 순간까지. 나를 포함한 우리 모두가 고아에 가까워져 가고 있다는 사실은, 뭐랄까, 많이 슬프다. 1시간을 넘게 걷다 들어와 따뜻한 물로 몸을 씻어냈다. 선풍기 바람을 쐬며 어떤 문자를 보내야 할지 고민하다, 이렇게 좋은 숙모를 낳아주시고, 키워주시고, 우리들을 만나게 해주셔서, 한번도 뵙지 못했지만 정말 감사하다고 전해달라고 보냈다. 이소라의 아멘을 반복해서 듣고 있다.




  1. 2018.07.26 01:58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address  modify / delete 2018.07.26 21:17 신고 BlogIcon GoldSoul

      끈 떨어진 연을 계속 생각해보다, 진짜 무서워졌어요. 금방 땅에 떨어져 버릴 것도 같고, 안 보이는 높은 곳까지 마구마구 올라가버릴 것도 같고. ㅠ 그러네요, 정말.
      잘 지내고 있죠? 무더운데, 시원한 곳 찾아다니며 무사하게 우리 이 여름 보내요! 아자아자 :)

from 모퉁이다방 2018.06.20 22:23



   지난 주부터 아침 저녁 식단을 조절하고 있다. 대충 많이 먹던 것을 신경써서 적당히 먹으려고 노력 중이다. 퇴근하고 와서는 몸을 움직이려고 한다. 동생이 추천해 준 초보 홈트 영상을 보고 30분간 따라하거나, 집까지 11층을 걸어 올라오거나 하는 등. 체중을 줄이기 위한 몸부림(!)은 타의에 의해 시작되었지만, 진작부터 실천해야 하는 것이긴 했다. 지금까지의 엄청난 다이어트 실패들을 교훈 삼아, 이 식단과 운동을 오래오래 지속할 수 있도록 무리하지 않으려고 한다. 밥도 여러가지 만들어 보고 있다. 지난 주말에는 친구집에서 이유식 책을 봤는데, 거기에 남은 이유식 재료로 만든 성인요리가 있었다. 두 가지를 유심히 봤는데, 계란오이볶음과 렌틸콩마늘볶음. 계란오이볶음은 해먹어 봤는데, 아주 맛났다. 얼른 렌틸콩을 사서 마늘과 볶아봐야지. 처음 홈트를 했을 때, 그간 불은 살들과 격렬한 움직임이 전혀 없었던 생활로 인해 동작 하나하나 따라하는 게 무지 힘들었는데, 다음날 여기저기 뻐근해지니 기분이 좋았다. 다음날에는 같은 동작을 전날보다 아주 조금 쉽게 따라 할 수 있게 된 것 같아 기쁘고. 살도 빠지고 체력도 좋아졌음 좋겠다. 오늘은 북소리가 백팔번 나오는 영상을 틀어놓고 절을 해봤다. 다 끝나니 땀이 비오듯 흘렀다. 계획했던 짧은 운동이 끝나면 중간에, 아니 초반에 포기하고 싶었는데 포기하지 않았던 것이 좋다. 포기하고 싶었던 것을 포기하지 않는 날들이 이어졌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