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퉁이다방'에 해당되는 글 324건

  1. 상상 2018.05.18
  2. 안부 (6) 2018.04.25
  3. 연애 (12) 2018.03.13
  4. (6) 2018.02.26
  5. 삼척 2018.02.18

상상

from 모퉁이다방 2018.05.18 23:47



   어느 날은, 시골에 가서 소 키우며 살래? 라고 물었다. 나는 잡아먹힐 소를 어떻게 애지중지 키우냐며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했지만, 시골에 가 소 키우고 밭 가꾸며 사는 조용한 삶에 대해서 상상해봤다. 일찍 일어나 몸 움직여 일하고, 오후부터는 내 삶이 있는거야, 라고 말하는 사람. 오후 볕이 있고, 달콤한 낮잠도 있고, 느긋한 저녁 시간이 있는 삶. 물론 그렇게 달달한 삶만이 아니겠지만, 그 속에 놓여 있는 나를 상상해봤다. 어느 날은, 친구가 미국으로 이직을 한다며, 영어 잘해? 라고 물었다. 나는 다 그만두고 미국에 가는 상상을 해본다. 빠듯하게 일해서 집렌트비 내고, 생활비 내고, 술집에도 가지 않고, 저녁에 집에서 맥주를 마시는 삶일 거야, 라고 말하는 사람. 외롭겠지? 외로울 거야. 영어도 못하고. 그래도 그런 삶은 어떨까. 미국소설에서 본, 대부분 쓸쓸하지만 때론 충만했던 페이지들을 떠올려본다. 나는 요즘 나의 다른 삶이 궁금하다. 줄곧 변함 없었던 생활이 지겨워진 거 같기도 하고. 내년에 마흔이 되는데, 이대로도 괜찮을까 두려운 거 같기도 하고. 어느 날은 지방에 내려가 작은 가게를 하는 상상을 한다. 돈이 될까. 그건 재미날까. 남들은 어떻게 사는지 궁금해서 계속 에세이를 사대고 있다. 유럽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긴 노란 책을 이번에 샀는데, 읽던 중에 동생이 스페인 여행에 가지고 갔다. 노란 책은 그곳에서 어떤 삶들을 또 들여다보고 있을까. 스페인 햇볕을 듬뿍 받은 책을 다시 이어 읽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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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희님께, 남겨주신 다정한 글을 당일에 읽었는데, 답장을 미뤄두고 있었어요. 오늘 남기려고 보니 글이 삭제되어서 여기에 남겨요. 저는 회사를 다니고 있어요. 특별한 일은 아니지만, 그렇지만 생각해보니 특별하지 않은 일도 아니네요. 진짜 그러네요. 이곳에서 오래 일하고 있어요. 방문해주시고, 흔적도 남겨주셔서 감사드려요. :) 




안부

from 모퉁이다방 2018.04.25 21:32



   월요일 저녁에는 소윤이에게 전화가 왔다. 요가를 끝내고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고 했다. 집까지 30분 정도 걸린다며, 생각이 나 전화를 했다고 했다. 서로 별일이 없는지 안부를 물었고, 최근의 이야기를 나눴다. 나는 셔틀을 타고, 지하철을 타고 집에 오니까 어둠이 가볍게 깔린 그 시간의 시내 버스 풍경을 근래에 떠올려 본 적이 없는데, 소윤이 덕분에 그려 봤다. 소도시의 한적한 저녁 버스. 창밖으로 펼쳐지는 느긋한 풍경. 드문드문 사람들이 앉아 있는 버스 좌석. 운동을 끝내고 봄바람에 가만히 내 생각이 났을 아이. 그렇게 조곤조곤 마음으로 이어진 서울과 전주. 소윤이는 버스를 잘못 탔다고, 내려서 다시 잘 탔다고 했다. 서로 월요일 하루 수고했다고 인사를 하고 통화를 끝냈는데, 마음이 고요하고 따스해졌다. 정말로 월요일 하루를 아주 잘 보낸 것 같았다.


   화요일 아침, 아니 화요일 새벽에는 은하 언니에게 연락이 왔다. 우리는 두달 동안 포르투갈어를 함께 배웠다고 하기는 좀 그렇고, 학원을 같이 다녔는데, 그때 내 이름은 루시였다. 언니 이름을 잊어버렸네. 너무 오래된 일이다. 결국 인사말 정도만 외운 채 우리의 수업은 끝났다. 학원에서 첫 인사를 하다보니 우리 둘다 포르투갈어에 뜻이 있다기 보다는 새해라서 뭐라도 하고 싶어서 학원을 찾은 공통점이 있었다. 그런데 그 뒤로 나는 포르투갈에, 언니는 브라질에 다녀왔다. 간간이 소식을 전하다 어느 순간 꽤 길게 연락이 되질 않았는데, 언니가 갑자기 생각이 났다며 지금 다시 브라질이라는 소식을 전했다. 언니는 브라질의 쨍한 하늘을 보내줬다. 여기 하늘만 가지고 한국에 들어가고 싶을 정도로 매일매일 좋은 하늘이라고. 나는 언니에게 우리 이제 연락 끊기지 말자고, 그곳의 좋은 기운을 보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언니는 내가 한참동안 까먹고 있던 포르투갈어 인사를 건넸다. 봉지아. 


   시간이 자꾸자꾸 간다. 뒤돌아 보면 좋은 추억들 투성이다. 물론 기억하고 싶지 않고, 바보 같은 순간들도 무척 많지만. 나이가 들수록 나도 모르게 좋은 것만 기억하려고 하는 것 같다. 이렇게 글을 쓸 때는 늘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현실에서는 또 화를 내고 말았지만. 그래서 자주 글을 써야 하는데. 말을 멈추고, 나쁜 생각도 멈추고, 책을 읽고, 글을 써야 하는 것이다. 사월이 가고 있다, 는 말 대신 오월이 오고 있다, 라고 써본다. 오월에는 좋아하는 날들이 있다. 오월이 가진 계절의 온도도 좋고, 그 끝의 바람도 좋고. 오월이 오기 전에 저 멀리 있지만 왠지 무척 가까이 있는 것 같은 조림이에게 엽서를 써야지. 저번처럼 벌써 썼는데, 중간에서 분실된 거라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을까. 기다려라, 장조림. 사월의 기운 듬뿍 담아 보낼게.





  1. 2018.04.26 13:4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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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ddress  modify / delete 2018.04.26 21:45 신고 BlogIcon GoldSoul

      못 봤어요. 요 영화도 기억해둘게요-
      오늘은 카레를 만들어 두고 자요.
      내일 더 맛있어지길 바라며. 어제보다 책을 한장이라도 더 읽고 잘 수 있길.
      요즘 영화도 책도 통 못 보고 있어요. 흑-
      내일은 금요일이에요! 너무나 좋은 것! 헤헤-
      좋은 꿈 꾸셔요. :-D

  2. 2018.04.26 22:0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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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ddress  modify / delete 2018.04.27 12:30 신고 BlogIcon GoldSoul

      으아, 진짜 맛있었지! 공주밤빵. 같이 먹어서 더 맛났다고 나는 생각하고 있습니다아.
      공주밤빵님과 함께 걸었던 1시간 넘는 산책길을 나도 종종 생각하고 있답니다.
      그때 먹었던 (양이 적었지만) 카레가 맛나서 어제는 연근과 오뎅과 각종 야채를 넣은 카레를 만들어 보았어. 그때 말한 오뎅카레는 끝났을라나.
      서울에서도 언제든 함께 산책하고 카레 돈카츠를 먹고, 시원한 맥스를 마실 수 있으니 연락주세요.
      오월 첫날부터 좋은 일 많을 거야. 좋은 사람들이랑 좋은 일 하게 될거야.
      나도 고마와. 오월 화이팅!

  3. 루씨(정은하 2018.04.28 10:12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오랜만에 안부를 물어도 좋은사이로 계속 이어가요!ㅎ 진짜 짧은 만남이였는데도 왠지모를 편안함이있는 금령씨!ㅎ 글구 내이름이 루씨고용
    금령씨가 소피예용ㅎㅎ 지금 지구반대편 스벅에서 루씨라고 컵에 적어서 불러주고있어용
    조만간 지구반대편 멋찐 하늘소식 전해줄께요~
    봉지아~~뚜드벵?ㅎ 여긴 보아 노이찌 밤이니깐

    •  address  modify / delete 2018.05.02 08:16 신고 BlogIcon GoldSoul

      앗 ㅋㅋㅋㅋ 언니가 루씨였어! 나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쏘피였고. 이제야 생각났어요. 기억력이 점점 이 모양이 되어가요.
      뚜두뱅! 언니, 건강하게 있다 돌아와요. 브라질의 좋은 기운 잔뜩 받구요. 이쯔모 오엔시마스! :-D

연애

from 모퉁이다방 2018.03.13 23:53



   사람들과 함께 하는 자리에서 달큰하게 취한 니가 내 귀에 대고 속삭였다. 일주일 뒤에 너는, 사실 그 말은 참고 참은 말이라고, 그날 하려고 했던 건 아닌데 불쑥 튀어나와 버렸다고 했다. 나는 너의 머리카락을 뒤적거리다 흰머리들을 발견하고 말했다. 우리는 이렇게 흰머리가 나버린 뒤에 만났네. 친구를 만날 때나, 혼자 영화를 볼 때, 곁에 있던 니가 훅하고 납작해져 보이지 않는다. 그러다 친구와 헤어지고, 영화가 끝났을 때, 니가 훅하고 자라는데 이렇게 되어버린 내 마음이 신기하다. 금요일이면 어김없이 녹초가 되어 테이블 위에 불편하게 엎드려 자는 모습을 두 번 사진으로 찍어뒀다. 보고 싶다는 말이 무척 애틋한 말임을 새삼 깨닫고 있는 날들. 항상 어딘가를 같이 가자고, 누군가를 같이 만나자고 말해주는 고마운 사람을 만나고 있지만, 평소 올곧은 성격대로 마음을 잘 표현하지 못하고 있는 나. 너의 상처들이 너의 단점이 아니라 너의 장점으로 보인다는 말은 아직 하지 못했네. 동생이 재미로 봐준 궁합에 이런 말이 있었다. "그러나 서로의 스타일이 다르고 생각하는 방식이 틀려 처음에는 서로 드러내지 못한 약간의 불만을 갖게 되는데 그러나 항상 인연이 이어지고 떨어지려고 해도 또다시 만나지게 되는 운명의 흐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로가 진한 사랑의 감정을 시간이 흐를수록 느끼게 될 것이며 꾸준하고 좋은 인연으로 오랫동안 이어지게 될 것입니다."




  1. 2018.03.20 08:0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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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8.03.21 16:59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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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18.03.22 23:42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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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ddress  modify / delete 2018.03.26 22:13 신고 BlogIcon GoldSoul

      헤헤- 정말요? 이 소식을 기다리셨다니.
      따뜻한 응원 감사해요.
      정말 그렇게 되도록 해볼게요. 진심으로요. :-)

  4. BlogIcon lainy 2018.03.24 08:36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뭔가..수필집이라든가..책을 내실 생각은 없으신가요
    진심 여쭤봅니다 오랫만에 와서 뻘소리 죄송합니다;;

  5. BlogIcon lainy 2018.03.27 23:50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뭔가 금령님은 티스토리 블로그보다 브런치가 어울려요
    브런치 서비스 이용 안하시나요 혹시

    •  address  modify / delete 2018.03.29 21:20 신고 BlogIcon GoldSoul

      예전에도 브런치 얘기해주셨는데,
      제가 신변잡기 중구난방 일상 이야기라서,
      뭔가 쓰고싶은 단단한 주제가 생기면 꼭 브런치를 해볼게요! 헤헤-
      매번 감사합니다. :)

  6. 2018.04.23 18:12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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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ddress  modify / delete 2018.04.25 20:50 신고 BlogIcon GoldSoul

      와, 지현씨 오랜만이에요. 잘 지내고 있지요? 아가는 잘 크구요?
      벌써 꽃이 지고, 오늘 꽤 덥더라구요. 봄이 가고 있어요. 흑흑- 그래도 초여름도 좋으니.
      고마워요! 지현씨도 얼마 남지 않았지만, 좋은 봄날 보내세요. :-D

from 모퉁이다방 2018.02.26 22:28



   지난 목요일의 일. 보경언니가 강연을 함께 듣자고 했다. 오랜만에 셋이 만나서 맥주도 마시자고 했다. 엄마 찬스를 쓴다고 했다. 한때 우리 셋은 한달에 세 번 이상은 맥주잔을 부딪치는 사이였는데 (한때는, 이 말을 요즘 자주하네) 이제는 반년에 한번 모이기도 힘들게 됐다. 요즘 사무실이 너무 건조해서 가끔 속이 미식거리는데, 이날이 유독 심했다. 나는 늦어서 강연은 못 듣겠다고 메시지를 보내고 넓직한 테라로사로 갔다. 넓직한 테이블 가장자리에 앉아 커피도 마시고, 책도 읽고, 핸드폰도 하면서 저녁시간을 보냈다. 평일 저녁 테라로사는 제법 한가하더라. 한 시간이 넘자 언니에게 전화가 와서 케이티 건물 앞에서 만났다. 강연이 별로였다고 했다. 친구는 언니가 설문지를 내러 가서 패널 선정이 잘못된 거 아니냐고 항의를 하고 있던 모습을 봤다고 말해줬다. 역시 언니답다, 고 이야기하며 광화문 한복판에서 크게 웃었다. 


    간만에 거성호프에 가서 카레가루가 들어간 통닭을 시켜 생맥주와 함께 먹었다. 친구가 옆 테이블의 골뱅이 무침이 맛있어 보인다며 같이 시키자고 했다. 셋이 메뉴판을 올려다보며 물가가 많이 올랐다고 걱정을 했다. 거성호프의 치킨은 예전의 그 맛도, 그 양도 아니더라. 생맥 오백을 각자 두 갠가 세 갠가 마셨다. 지금의 이야기도 하고, 예전의 이야기도 했다. 예전의 이야기는 셋이 함께 대게를 먹으러 일박이일 여행을 간 이야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실패했던 추억들을 더 신나게 이야기한다. 처음 도착해서 먹었던 맛난 대게 한 상보다 노상의 할머니에게 손녀 뻘인데 내가 속이겠소, 말을 들으며 산, 앙상하고 너무 짜 소금덩어리 같았던 대게와 라면에 넣어 먹으려고 샀는데 내장이 하나도 없었던 대게가 더 기억에 남아 매번 이야기한다. 역시 여행은 실패가 제 맛. 다시는 그때 그 시간으로, 그 공간으로, 그 마음으로 돌아갈 수 없겠지. 지금도 좋지만, 그때도 좋았다.


   차가 끊기기 전에 일어났는데, 밖으로 나오니 눈이 시작되고 있었다. 버스가 있을 줄 알고 전철을 타는 언니, 친구와 헤어졌는데 정류장에 가보니 막차가 끊겨 있더라. 전철을 타려고 역으로 걷는데, 눈이 순식간에 우르르 쏟아지기 시작했다. 와와와, 혼자서 소리를 내며 걸었다. 역에 가보니 전철도 중간에 끊기길래 다시 나와 택시를 기다렸다. 그래, 이 시간 광화문에 택시가 잡힐리가 없지. 이 날씨에. 어쩔 수 없이 걸었다. 조금 걸으면 왠지 잡힐 것 같아서. 눈은 점점 많이 오고, 우산 따위 없는 나는 점점 눈사람이 되어 갔다. 눈이 발 밑으로도 쌓이고, 코트 위로도 쌓이고, 머리 위로도 쌓였다. 그러면 엄청 추워야 하는데, 바로 전철을 타지 않은 걸 후회해야 하는데 (처음엔 했다), 가만히 그렇게 걷고 있으니 신기하게 따뜻해지더라.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근사한 풍경을 지금 길 위여서, 방금 좋아하는 사람들과 맥주를 마시고 나와서, 아직 자고 있지 않아서 볼 수 있어서. <사랑니>의 대사처럼. 그리고 좋아하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받아줬다. 그래서 눈길을 함께 걸을 수 있었다. 


   얼마 안 가 오르막길의 병원에서 내려오는 빈 택시가 보여 손을 흔들었다. 아저씨는 응암으로 간다는 말을 듣더니 잠시 망설였다. 에이, 타세요, 라는 말이 떨어지자마자 고맙다고 몇 번을 말하고 문을 닫았다. 택시 안으로 내가 가지고 들어온 눈이 우르르 떨어졌다. 택시는 앞이 잘 보이지 않는 눈밤을 천천히 나아갔다. 한밤의 라디오 음악도 좋았다. 이게 다 보경언니 덕분이라고 생각했다. 그 별로였던 강연 덕분이었다. 잘 가고 있는지 두 사람에게 메시지를 보냈는데, 언니는 눈 내리는 모습을 벌써 보았고, 친구는 지하라 아직 못 보았다고 했다. 걸으면 눈사람이 될 정도야, 라고 말하니 친구는 믿질 못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얼마 뒤 눈사람이 되어 엘리베이터에 탄 사진을 찍어 보냈다. 다음엔 정종이랑 오뎅을 먹자고 했는데, 목련꽃이 피기 시작하는 봄밤이어도 좋겠다 생각했다. 




  1. 2018.02.27 10:2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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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ddress  modify / delete 2018.03.04 13:26 신고 BlogIcon GoldSoul

      헤- 다가오는 봄이, 좋은 봄이었으면 좋겠어요.
      이제 정말 코앞으로 다가왔다는 게 느껴져요.
      새봄씨도 좋은 봄이 될 거예요. 새봄씨도 감기 조심이요! :)

  2. 2018.02.28 08:58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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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ddress  modify / delete 2018.03.04 21:07 신고 BlogIcon GoldSoul

      오늘도 비가 오네요. 오늘이야말로 진짜 봄비같아요. 봄이 정말 가까이 왔다는 게 느껴질 정도로 따듯했어요.
      그럼요. 고약한 말의 경험은 여러번 있는 걸요. 그로 인해 관계가 꼬이거나 끊어져 버린 경우도 있는 걸요. 어떤 관계는 굉장히 소중한 관계였거든요. 사과조차 소용없었던 경우는 정말 괴로웠어요. 그냥 시간이 지나고 점점 그 고약한 말을 덜 생각하게 되었어요. 말은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하는데, 왜 결국 또 실수를 해버리고 마는 걸까요? 아, 이러면서 오늘의 말들을 되돌아보게 되네요. 겨울나그네님의 되돌아오기까지 한 그 말은 결국 어떻게 되었나요?
      아, 맞다. 알고 계세요? 마쓰이에 마사시의 새 소설이 나왔어요!! :-)

  3. 2018.03.06 12:52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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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ddress  modify / delete 2018.03.07 22:38 신고 BlogIcon GoldSoul

      오늘 다시 비예요!
      영화보고 나왔는데, 보슬보슬 봄비가.
      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고약한 마음 다 쓸어버리세요. :)

삼척

from 모퉁이다방 2018.02.18 21:18


   사촌동생은 일월 첫째주 주말에 삼척에서 결혼식을 했다. 덕분에 밤버스를 타고 삼척에 갔고, 쏴아쏴아 소리가 커다랬던 삼척바다를 다시 보았고, 바다를 곁에 두고 하룻밤을 잤다. 졸린 눈을 비비고 아침 해도 봤다. 사촌동생은 내내 싱글벙글이었는데, 이번 설에 보니 살이 두둑하게 올라 있더라. 선물이라고 건네주는 와인 두병을 그 자리에서 땄다. 새식구와 함께 두런두런 앉아 와인을 나눠 마시면서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내가 물었다. 뭐가 좋아요? 사촌동생의 아내가 된 새식구는 방긋 웃더니 말로 딱 나열할 순 없는데 그냥 좋아요, 라고 우문현답을 했다. 사촌동생에게도 똑같이 물었는데, 사촌동생이 엄청난 대답을 했다. 모두 그 자리에서는 막 놀렸는데, 그 말을 각자 곱씹어보고 곱씹어봤다. 동생은 새식구가 나를 나답게 만들어주는 사람, 이라고 말했다. 이어지는 멘트들은 더 달콤했는데, 평소 경상도 남자 특유의 묵직함을 지니고 있던 동생이어서 더 그랬다. 결혼이 이렇게 좋은 건 줄 알았으면 진작에 할 걸 그랬다, 늘 집에 가면 불이 꺼져 있었는데 불 켜진 집에서 누군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게 무척 좋더라 등등의 말이었다. 이런 이야기들을 곁에서 집안일을 하며 가만히 듣고 있던 숙모는 나중에 이런 말씀을 하셨다. 말을 무척 아끼는 무뚝뚝한 아들이었는데, 연애를 하면서 뭔가 조금씩 변하는 게 느껴지더라고. 아주 천천히. 조금씩 다정한 말을 건네기도 하고, 살갑게 다가오는 게 느껴지더라고. 그게 건조한 생활을 하고 있던 숙모에게도 긍정적인 기운을 불어 넣어줬다고. 좋은 연애는 이렇게 천천히, 그리고 묵직하게 퍼져나가 주위 사람들을 따뜻하게 만들어주고, 변화시켜주는 구나. 삼촌은 새식구에게 메시지가 오면 식사를 하시다가도 중단을 하고 20여 분 정도 답장을 하신단다. 사촌동생의 '나 답게' 말을 오래 곱씹어 보던 동생은 나중에 내게 말했다. 사촌동생이 그동안 장손의 무게를 무겁게 지고 있었는데, 새식구는 그걸 잊어버리게 만들어 준 것 같다고. 사촌동생이 사촌동생 그대로 일 수 있게 만들어 준 것 같다고. 세심하고 배려 깊은 사촌동생은 내 작은 변화를 알아차린 유일한 사람. 엄청나게 잘 살, 나의 착한 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