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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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부안여행여행을가다 2015. 6. 14. 23:37
2015년 4월 3일(금) - 5일(일) 초봄이라 생각했지만, 늦겨울 날씨였던 전주부안여행. 3월의 일요일, E에게 메세지가 왔다. 날씨가 죽인다고, 잘 지내고 있냐고, 우리 놀러 가자고, 감성여행을 떠나자고, 바람이 살랑살랑한 날에 가자고, 부안에 가 봤냐고, 부안에 좋은 곳이 많다고, 금요일 밤에 떠나자고. 4월의 좋은 날, 우리는 떠났다. 부안에 가는 김에 전주에 들러 가맥집에서 황태구이와 맥주를 마셨고, 사람들이 북적이는 한옥마을도 간만에 걸었다. 부안으로 가는 길에 날이 흐려졌다. 그리고 여행 내내 비가 오거나 흐렸다. 꽃이 피었을 줄 알았는데, 날씨 때문인지 아직 꽃이 피질 않았었다. 우연히 가게 된 길이 유명한 벚꽃 드라이브 길이었는데, 꽃이 하나도 피질 않아서 꽃이 피어있는 상상을 하며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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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날, 타이페이에서 인천여행을가다 2015. 2. 22. 21:37
2014년 11월 5월 수요일의 일. 마지막 날. 낮 비행기라 조식을 먹고 일찌감치 숙소를 나섰다. 타이페이 메인 스테이션에서 공항 가는 버스를 탔다. 마지막 날은 첫날만큼 더웠다. 타이페이에 있는 동안 내내 흐리거나 비가 왔는데, 첫날과 마지막 날만 햇볕이 쨍쨍했다. 이지카드 보증금도 환불받지 못했고 마지막 날에야 해가 나서 다시 놀러 오라는 대만의 인사구나 생각하기로 했다.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대만으로 올 때 봤던 영화 를 이어서 봤다. 영화의 말미에 여자 주인공에게 승진의 기회가 찾아오는데, 신기하게도 대만에 가서 몇 년 근무를 하는 조건이었다. 와, 여기도 대만이 나와. 반가웠다. 친구와 나는 인천공항에서 커피 한 잔을 하고 헤어졌다. 그리고 친구는 이사로 바빴고, 나는 또 나 나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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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날, 타이페이여행을가다 2015. 2. 21. 13:27
2014년 11월 4월 화요일의 일. 멀리까지 움직여야 하는 날이라 일찍 일어났다. 오늘은 핑시선 기차를 타고 고양이 마을 허우퉁에 갔다가 스펀에서 풍등을 날리고, 지우펀에 가서 홍등을 보고 딘타이펑의 샤오롱바오를 먹는 일정. 역시 오늘도 조식을 먹으며 하루를 시작했다. 핑시선 기차를 타러 가기 전에 시먼딩의 오래된 커피집에 가서 동생에게 선물해 줄 커피콩도 사고, 커피도 한 잔 마시기로 했다. 펑다커피라고 60년 전통의 커피집이었는데, 사실 커피맛은 잘 모르겠더라. 선물할 커피콩도 진열되어 있던 것 중에 제일 양이 적게 있었던 (그래서 인기가 제일 많은 거라 생각했던) 윤기가 차르르 했던 것으로 골랐는데, 서울에 와서 내려보니 탄맛이 너무 강해서 아직까지 많이 남아 있다. 타이페이 메인 스테이션에서 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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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날, 타이페이여행을가다 2015. 2. 7. 15:56
2014년 11월 3월 월요일의 일. 전날 그렇게 맥주를 마셔댔으니 당연하게 늦잠을 잤다. 원래 타이페이 외곽으로 나가 핑시선 타고 허우퉁이랑 스펀, 그리고 지우펀까지 갈 일정이었는데, 그러려면 새벽같이 일어나 준비했어야 했다. 각자의 침대에서 뒹굴고 뒹굴다가 그래도 조식을 먹어야 했기에 조식 마감시간 거의 직전에 내려갔다. 오늘도, 우리는 먹는다. 나는 속에 들어가질 않아 커피만 들이다 부었고, 친구는 이 숙소 음식도 맛나다며 맛있게 먹었다. 전날 숙소가 성대한 만찬 수준의 조식이었다면, 이 숙소 조식은 기본적이고 깔끔했다. 새벽에 숙소로 돌아간 토모상에게 메시지가 와 있었다. 어제 즐거웠다고 연락을 했더니, 아직 타이페이면 점심을 같이 먹자고 했다. 토모상은 오후 늦게 한 달 여행을 함께 할 친구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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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날, 타이페이여행을가다 2015. 1. 16. 23:57
2014년 11월 2일 일요일의 일. 타이페이에서의 둘째날. 일어났고, 내려갔다. 먹으러. 친구는 여기 숙소를 예약하면서 조식이 무척 괜찮다는 평을 보았다고 했다. 창밖을 보니 날이 흐렸다. 비가 오려는 듯했다. 커피가 딱 맛나는 날씨다. 조식을 먹으러 내려갔는데, 공간이 근사했다. 낮과 밤에는 카페 겸 술집으로 운영하는 곳이었는데, 흐린 날씨와 잘 어울렸다. 인테리어도 근사해서 어제 내려와서 생맥주 한 잔 할 걸 후회했다. 어쨌든 먹었다. 맛있었고, 배를 잔뜩 채웠다. 커피도 날씨 때문인지, 맛이 좋아서인지 입에 딱 달라붙어서 두 잔이나 마셨다. 오늘은 나의 연애운을 빌러 월하노인을 다시 한번 만나러 가고, 용캉지에에서 고기국수를 먹고, 타이페이 101 빌딩을 구경하고, 타이완 맥주 공장에 가서 생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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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타이페이여행을가다 2015. 1. 10. 18:46
2014년 11월 1일 토요일의 일. 대만에 가기 전, 검색을 하면 제일 처음에 나오는 회원수가 가장 많은 대만 여행 카페에 가입을 했다. 출퇴근길 카페에 들어가 사람들이 어딜 가는지, 뭐가 맛있는지 들여다 봤다. 가장 많이 본 건 날씨에 관한 글이었다. 도쿄에 갔을 때 있는 내내 날씨와 다르게 옷을 입어 고생을 했다. 이번 여행에는 기필코 날씨에 맞는 옷을 입으리라. 10월 말의 타이페이 날씨는, 카페 사람들이 올리는 글에 의하면 무척 더웠다. 낮에는 짧은 바지에 반팔을 입고 다녀야 할 정도라고 했다. 그런데 또 날이 어두워지고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무척 쌀쌀하단다. 도대체 어떻게 옷을 챙겨야 할지. 친구에게 이 소식을 전하니, 친구는 11월의 타이페이는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가을날씨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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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인천에서 타이페이여행을가다 2015. 1. 7. 07:55
2014년 11월 1일 토요일의 일. 타이페이에 갑작스럽게 여행을 가게 된 건, 때문이었다. 친구와 나는 라오스에서 신나게 놀아대는 꽃청춘들의 여행을 즐겁고 그리고 부럽게 보았고, 우리도 저때 저랬어야 했는데 생각했고, 지금이라도 가보면 어떨까 생각했다. 2014년 남은 휴가를 탈탈 털어보니 딱 3일 있었다. 3일을 주말에 붙이면 라오스에 다녀올 수 있을 것 같았다. 10월의 어느 토요일 오후, 우리는 광화문의 커피숍에서 만나 계획을 짰다. 언젠가 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하며 에세이처럼 시간날 때 조금씩 읽어보려고 샀던 라오스 가이드북도 내게 있었다. 그런데 막상 가려고 보니 라오스는 이동시간이 너무 길었다. 여유있게 가면 문제될 게 없는데, 5일로는 빠듯해보였다. 여유롭게 여행하지 못할 게 뻔했다. 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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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페이에서 먹은 것들여행을가다 2014. 12. 25. 13:27
대개 귀국해서 한 달이나 두 달쯤 지나고 나서 작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경험적으로 그 정도 간격을 두는 것이 결과가 좋은 것 같다. 그 동안 가라앉아야 할 것은 가라앉고, 떠올라야 할 것은 떠오른다. 그리고 떠오른 기억만이 자연스럽게 이어져 가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하나의 굵은 라인이 형성된다. 잊어버리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다만 그 이상 오래 내버려 두면 잊어버리는 것이 너무 많아 문제다. 모든 일에는 어디까지나 '적당한 시기'라는 것이 있다. - 7쪽, 이 구절을 읽은 뒤로부터 여행기는 한두 달 정도 지나서 쓰는 것이 좋다, 는 하루키의 여행기법을 실천해보려고 하고 있다. 가라앉아야 할 것은 가라앉고, 떠올라야 할 것만이 떠오르는, 잊어버리는 것도 중요한 일인 하루키의 여행기 작성법. 과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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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희가 매혹된 라틴아메리카서재를쌓다 2014. 12. 4. 23:35
사랑에 빠진 아이가 있다. 최근에. 그 애는 순식간에 그 사람에게 빠졌다. 좋아하게 됐다. 그래서 그 사람에게 전화가 오면 전화를 받자마자 웃고, 늘 그 사람 생각을 한다. 왜 그 사람은 나한테 이 말을 하지 않을까? 그 사람은 나를 안 좋아하나봐. 나를 마주할 때마다 그 사람 이야기 뿐이다. 그 사람을 만나고부터 밤에 잠을 잘 못 자고, 입맛도 없어졌단다. 주말에는 아침 일찍 일어나 예쁜 집에서 살고 싶어졌어, 라며 청소를 하기 시작하기도 한다. 평소에 절대 청소를 하지 않는 아이가. 사랑의 힘은 이런 거구나. 긍정적인 기운이 그 아이 주위에 가득했다. 그래, 연애, 해 볼만 한 거구나 생각했다. 아이가 사랑에 빠진 동안 이 책들을 읽었다. 김남희가 1년 동안 라틴 아메리카를 여행하고 온 얘기. 그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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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여름, 경주여행을가다 2014. 11. 22. 15:26
8월, 늦여름. 혼자 경주에 다녀왔다. 여름에 외롭고 쓸쓸하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다들 행복한데 나만 그렇지 않은 것 같은 느낌. 역시 나는 더운 날씨랑 안 맞나봐. 그래서 혼자 어디론가 가보자고 결심했고, 그렇다면 경주가 어떨까 생각했다. 경주라면 볼 거리가 많으니 혼자여도 괜찮을 것 같았다. 첫날은 게스트하우스에 짐을 풀고, 인터넷 검색을 하다 봐둔 인도 카레 집엘 갔다. 좌식 탁자에 앉아 카레와 맥주를 먹는데, 주인언니가 이런 저런 말을 걸어왔다. 그 중에 그런 얘기도 했을 거다. 이번 여름이 내겐 좀 외롭다는 말. 그렇게 이런저런 대화를 하며 꽤 시간을 보냈는데, 주인언니가 부탁이 있다고 했다. 경주에 오래 머무른다고 하니 오늘 저녁시간에 조금만 자기를 도와달라고. 밥값도 안 받고, 맥주값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