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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가다169

여름, 춘천 지난주 목요일, 휴가를 내고 춘천에 다녀왔다. ITX 청춘열차를 타고 갔다. 설레여하며 2층 좌석을 예매했는데, 2층이라고 별 게 없었다. 1층이 반지하 같아서, 2층도 그냥 약간 높은 1층 같았다. 춘천은 무척 더웠다. 햇볕이 쨍쨍했다. 나중에 날씨를 검색해보니 그날 서울도 더웠단다. 너구리 태풍이 지나간 뒤라 시원할 줄 알았더니. 청평사에 갔다. 몇년 전엔 배 타고 들어와서 막배 시간 때문에 청평사에 못 들렀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일찍 왔다. 공주와 뱀의 전설이 있는 청평사. 청평사 초입에서 뱀 장난감을 팔고 있었다. 더웠다. 아침밥도 제대로 못 먹었는데, 땀은 계속 나고. 절에 들어가기 전 나무 밑 그늘에 앉아 친구가 싸온 체리로 당 급보충을 했다. 장수샘에서 물도 한 바가지 마셨다. 그늘이 별로 .. 2014. 7. 16.
6월, 북악산과 한강 2014. 6. 17.
오월의 고성 연휴 때는 집에 내려가 있었다. 나는 집에 내려간다고 해서 편한 사람이 아닌데, 이번에는 이상하게 편안했다. 연휴 동안의 일기에 이런 문장이 있다. '꽉 찬, 밤이었다.' 첫 날에는 남산에 올라가 연등을 보았고, 둘째 날 일요일에는 통영에 다녀왔다. 셋째 날에는 오래된 무덤 사이를 걸었다. 6일의 일기는 이렇다. 토요일. 일요일. 월요일. 삼일 밤을 똑같은 침대 위에서 잤다. 때로는 둘이서, 때로는 혼자. 아빠가 아래 있기도 했고, 엄마와 아빠가 함께 있기도 했다. 아침에는 자명종 소리 대신, 엄마가 부엌에서 만들어내는 소리와 바깥의 새소리에 잠이 깼다. 빨간색의, 귤색의 이불을 덮고 잤다. 연휴 첫날이라 엄청 막혔다. 낮에 탔는데, 해질 무렵에 도착했다. 고성은 별 볼 일 없는 곳이다. 그리고 많이도 .. 2014. 5. 19.
4월, 지리산 집으로 돌아와 지리산에서 찍었던 사진들을 꺼내 보는데, 왼쪽 아래 부분들이 뭔가 이상하다. 렌즈를 잘 닦고 찍었어야 했는데, 볕이 좋아서 렌즈가 뿌연지도 몰랐다. 4월에는 엄마와 지리산에 다녀왔다. 회식 자리에서 누군가 올해 가장 좋았던 일이요, 라고 물었는데, 곰곰이 생각하다 엄마와 함께 있었던 지리산의 주말이라고 말했다. 엄마랑 단둘이 여행을 간 건 처음이라고. 그게 뭐가 특별하게 좋은 일인가요, 라고 이야기하신 분이 잠시 후 말했다. 그러고보니 엄마랑 단둘이 여행 가본 적이 없다고. 정말 특별했겠네요. 우리는 기특하게도 다투지 않았다. 엄마와 나는 맨날 사소한 걸로 상처주고, 기분 상해하고, 속상해하는데. 이번 여행에서는 기분 좋게 이틀을 보냈다. 낯선 길을 함께 걷고, 새로운 이야기를 하고, 좋은.. 2014. 5. 17.
오월의 전주 차장님이 셔틀 안에서 그러셨다. 요즘은 다들 놀러 통영이랑 전주에 간대. 그런 전주에 다녀왔다. 전해져 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오월 연휴 때 전주 한옥마을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고. 연휴 때 집에 내려가서 통영에 놀러갔는데, 정말 그랬다.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전주도 그랬겠지. 사람 많은 건 질색이라 영화제 마지막에 전주에 내려갔다. 영화 한 편 보고, 기념품 구경하고 하나 사오면 딱이겠다 생각했는데, 기념품은 벌써 철수한 상태였다. 기념품 보는 건 나의 낙인데. 아쉬웠다. 역시 전주는 덥고, 물이 부족한 도시였다. 잊고 있었는데, 마주하니 다시 새록새록 이 년전 영화제의 기억들이 떠올랐다. 딱 이 년 만에 봄의 전주에 왔다. 언니가 말했다. 오늘이 우리의 가장 젊은 날이야. 나는 언니에게 그 말.. 2014. 5. 15.
꽃 피기 전, 석모도 2014. 3.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