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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월의 고성
    여행을가다 2014. 5. 19. 22:18

     

       연휴 때는 집에 내려가 있었다. 나는 집에 내려간다고 해서 편한 사람이 아닌데, 이번에는 이상하게 편안했다. 연휴 동안의 일기에 이런 문장이 있다. '꽉 찬, 밤이었다.' 첫 날에는 남산에 올라가 연등을 보았고, 둘째 날 일요일에는 통영에 다녀왔다. 셋째 날에는 오래된 무덤 사이를 걸었다. 6일의 일기는 이렇다.

     

        토요일. 일요일. 월요일. 삼일 밤을 똑같은 침대 위에서 잤다. 때로는 둘이서, 때로는 혼자. 아빠가 아래 있기도 했고, 엄마와 아빠가 함께 있기도 했다. 아침에는 자명종 소리 대신, 엄마가 부엌에서 만들어내는 소리와 바깥의 새소리에 잠이 깼다. 빨간색의, 귤색의 이불을 덮고 잤다.

     

     

     

    연휴 첫날이라 엄청 막혔다. 낮에 탔는데, 해질 무렵에 도착했다.

     

     

    고성은 별 볼 일 없는 곳이다. 그리고 많이도 변했다.

    이번에는 많이 걸어 다녔는데, 어릴 때 눈에 익은 곳들이 보이더라.

    변했지만 그대로이기도 했다.

     

     

    아빠 단골집. 대구 뽈찜. 소자 시켰는데 양이 엄청 많아서 결국 남겼다.

     

     

    일부러 연등 보러 야밤의 남산에.

     

     

    어두워서 더 잘 보였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났다. 낮잠도 안 잤다.

     

     

     

    이거 먹는다고 몇 십분 줄 서 있었다;

    이렇게 사람 많은 통영은 처음 봤다. 전국 사람들이 다 온 듯.

    바글바글했다. 여기저기서 전국 각지의 사투리들이 들렸다. 제주도 사투리도 들었다.

     

     

    동생이 먹고 싶었던 쌍욕 라떼도 대기자 명단이 엄청 긴 상태.

    욕 담은 커피 마시려고 사람들이 그렇게 오래 기다리고 있다니.

    우리는 5분 정도 기다리다 바로 포기했다. 그리고 오르막길을 올라 충렬사에 다녀왔다.

     

     

    미련 남은 동생이 한번만 더 가보잔다. 쌍욕라떼.

    결국 더 길어진 대기자 명단만 확인하고 터미널 가는 버스 탔는데, 거기도 사람이 미어터질 듯.

     

     

    둘째 날의 하늘. 비와 바람을 머금고 있는. 근사했다. 소리며 풍경이며.

     

     

    송학동 고분군에 갔다. 어릴 때 소풍오고 했던 곳인데.

    대나무 소리가 어찌나 근사한지 앉아서 한참을 들었다.

     

     

    오래된 무덤과 무덤 사이를 걸었다.

     

     

     

     

     

    셋째 날의 노을.

    외할머니가 불러 나가는 길이었는데, 할머니가 안 불렀으면 못 볼 뻔한 하늘.

     

     

    고성에서 출발하는 차가 모두 매진되는 바람에 진주 와서 버스 탔다.

     

     

    진주도 변한 듯 그대로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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