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가다169 속초홍게여행 이번 짧은 여행 후에 깨달은 것. 서울 경기를 벗어나는 여행은 적어도 하루 자고 올 것. 시간의 여유가 없으니 많이 돌아다닐 수 없었다. 해가 지니 집에 갈 시간이 걱정되고. 이 년 만에 함께 떠난 대게 여행. 대게 여행이라고 이름 붙이고 갔지만, 사실 대게는 너무 비싸 먹을 수가 없었다. 속초홍게여행, 이라고 하자. 포항을 가고 싶었는데, 이동시간이 너무 길어 속초로 갔다. 먹고, 걷고, 바다 보고, 먹고, 또 걷고. 그렇게 셋이서 일요일을 보냈다. 하루 자고 오는 거면 계획했던 휴휴암에 갔을 텐데. 하루 자고 오는 거면 낙산사에도 다녀왔을텐데. 하루 자고 오는 거면 멋이 없는 대포항에서도 그래도 그럭저럭 괜찮네, 우리에겐 내일이 있잖아, 했을텐데. 하루 자고 오는 거면 택시 아저씨 말대로 조용하고 분.. 2014. 1. 20. 군산 2013.12.24-25 이천십삼년 군산의 크리스마스. 친구가 8시에 출발하는 버스표를 예매해뒀다. 강남터미널 출발이다. 7시 42분. 친구가 전화를 안 받는다. 맥도날드에서 기다리기로 한다. 혹시나 해서 버스 타는 곳에 앉아 있었다. 홍천, 순천, 부안, 고창, 전주. 전라도의 지명들을 마주하고 앉았다. 예전에는 몰랐는데 떠나고 싶어지는 곳이 많아지니 이제 알겠다. 저곳이 다 여행지라는 걸. 8시 35분. 드디어 친구가 전화를 받았다. 9시 40분 서울 출발. 군산 도착. 택시로 이동. 택시 아저씨에게 정보 얻음. 탁류길을 걷다. 초원사진관 -> 일본식 절 동국사. 절 뒤로 대나무 숲이 있었다. 조동종 참사문 비석도 있었다. 비석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었다. 미안하다고 했다. 동국사는 생각했던 것보다 작은 규모의 절이었다. 고우.. 2013. 12. 27. 군산,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에 군산에 다녀왔다. 군산에 간 건 11월호 기사 때문이었다. 제목은 '60년 전의 낭만, 군산 빈티지 여행'. 최갑수 시인의 글이었다. 이 글을 어느 토요일 오전 동네 이마트 안의 스타벅스 안에서 읽었는데, 예전에 곡예사 언니가 빵 먹으러 친구랑 군산에 간다는 말이 생각나 언니에게 메세지를 보냈다. 언니가 그랬다. 군산 좋았다고, 꼭 가보라고. 그래서 다녀왔다. 처음엔 빵 먹으러 군산에 간다는 언니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내려가서 줄을 서서 이성당의 야채빵과 단팥빵을 먹으니 빵 먹으러 군산 간다는 말이 이해가 됐다. 올라오는 날 팥빵 열 개를 더 사서 오늘 엄마에게 부쳤다. 엄마가 호두과자를 좋아하니 이성당 팥빵도 좋아할 것 같았다. 어디론가 가야 할 거 같아. 철길이 있고 예쁜 창문이 볼 .. 2013. 12. 27. 십이월의 제주 숙소를 좋은 데 잡았는데 함께 가겠냐는 말에 단번에 갈게요, 했다. 그렇게 가게 된 십이월의 제주. 이번에는 이동은 적게, 음식은 많이. 엄청 먹었다. 숙소에서 마신 녹차가 너무 맛나 오설록 갔을 때 찾았는데 없었다. 대신 저렴한 녹차 티백을 두 상자 사왔다. 출근하자 마자 텀블러에 따뜻한 물을 가득 담고 우려내 마신다. 다 마시면 또 따뜻한 물을 채워 마신다. 고구마 타르트도 한 상자 사왔다. 이건 매일 하나씩 아껴 먹기로 했다. 서귀포와 중문은 무척 따뜻했다. 택시 아저씨 말로는 서귀포는 왠만해선 영하로 내려가질 않는단다. 겨울에도 따뜻한데 바람이 많이 불 뿐이란다. Y씨는 여기 내려와서 살면 좋겠다고 말했다. 과장님은 사다리 타기에서 진 내게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넓은 침대를 양보해줬다. 먹고 나서.. 2013. 12. 17. 십일월 십육일 십칠일 2013. 11. 21. 지난 주말, 전주 저번 주에는 청계산과 전주에 다녀왔다. 청계산에는 평일에. 계단이 많아 힘들었다. 세 시간동안 등산을 하고 전주에 갈 때까지 다리가 땡겼다. 친구가 커다란 스타벅스 텀블러에 차가운 블랙커피와 삶은 달걀 네 개를 가져왔다. 이런 저런 야채를 파는 청계산 초입의 노점에서 오이도 샀다. 쉬면서 커피와 달걀을 먹고, 올라가면서 오이 하나씩을 손에 들고 통째로 아삭아삭 씹어 먹었다. 많이 움직이니 더운데 시원했다. 땀도 많이 흘리고, 물도 많이 마셨다. 내려와서는 장어를 먹고 맥주를 마셨다. 노래방도 갔다. 취하기도 했다. 주말에는 전주에 갔다. 이름하야 술 여행. 그래서 내내 먹었다. 기차를 탔을 때부터 맥주와 J오빠의 여자친구 분이 싸온 유부초밥과 소세지 볶음을, 내려서 한옥마을을 둘러보고 가맥집에 가서 맥주.. 2013. 9. 4. 이전 1 ··· 20 21 22 23 24 25 26 ··· 2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