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긋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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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거짓말 - 서울내기같은 그녀의 소설들서재를쌓다 2008. 1. 15. 22:25
오늘의 거짓말 정이현 지음/문학과지성사 정이현 작가의 소설은 에 이어서 두번째예요. 첫번째 단편집 은 읽을 생각만 하다가 아직까지 못 읽었어요. 지난 여름 강연회에서 새 책에 사인까지 받아와 놓고서는 고이 책장에 모셔두다가 얼마 전에 잃어버렸어요. 마침 동생이 이 책을 선물받아 왔던 게 있어서 바로 읽긴 했는데, 한 집에 같은 책 두 권이 뭐가 필요있냐고 그렇게 된건지. 누군가 주워서 읽고 있겠죠? 잃어버리니 을 빨리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책마저 사라지기전에. 정이현 작가는 서울내기 같아요. 서울에서 태어나서 서울을 한번도 떠나 살아본 적 없는 사람이요. 실제로 프로필을 보면 그런 것 같기도 했구요. 제가 지방에서 올라와서 그런지 서울내기들은 딱 보면 알 수 있어요. 저같이 지방에서 올라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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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있는 집 우물이 있는 집 - 그녀들이 사는 곳서재를쌓다 2008. 1. 14. 03:49
산이 있는 집 우물이 있는 집 신경숙.츠시마 유코 지음, 김훈아 옮김/현대문학 책을 읽으면서 12월에 다녀왔던 신경숙 작가님의 강연회 생각이 자꾸 떠올랐습니다. 넓고 넉넉한 공간이였는데 마이크가 안되는 바람에 작가님 곁으로 다들 옹기종기 의자를 끌어다가 둥그렇게 앉았어요. 첫 줄이라 작가님의 얼굴이 바로 코 앞에 보였어요. 마이크는 금방 해결이 됐지만 그 거리 그대로 작가님의 이야기를 들었죠. 고백하건데 강연회를 들으면서 울어본 건 처음이예요. 더군다나 그게 한 번에 그친 게 아니였어요. 슬픈 이야기도 아니였는데 어느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지는 거예요. 아무도 모르게 슬쩍 눈물을 닦아냈는데, 얼마 안 있어서 또 눈물이 쏟아졌어요. 그 날 이후로 작가님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확실하게 깨달은 거죠. 그런데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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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없는 사람 - 커트 보네거트, 당신을 이제서야 만납니다.서재를쌓다 2008. 1. 8. 18:35
나라 없는 사람 커트 보네거트 지음, 김한영 옮김/문학동네 커트 보네거트. 소설은 아니지만 그의 이름으로 된 책 읽은 것은 이번에 처음입니다. 워낙에 유명하신 분이니 여기저기서 이름을 들었고 언젠가 읽어야지, 내내 생각만 하고 있었어요. 을 읽는데 첫 수필이 익숙하다 생각이 들었는데, 기억을 더듬어 보니 이라는 잡지에서 그의 죽음을 기리면서 단행본으로 출간하기에 앞서 수필 한 편을 소개했던 것을 읽었던 기억이 있었어요. 책을 읽어 내려가면서 내가 2008년 첫 책으로 이 책을 읽게 된 건 정말 잘 된 일이다, 이제 좋은 책들만 읽게 되는 한 해만 읽게 될 계시인 것이다, 라고 생각을 했을 정도로 짧지만 강한 책이였어요. 우선 김애란 작가 이야기예요. 지난 해 낭독회에서 어떤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김애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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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 - 당신의 그 촉촉함 때문에서재를쌓다 2007. 12. 27. 10:33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 김연수 지음/문학동네 을 읽고 그의 작품들을 거꾸로 읽어나가야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도 천천히 다시 읽고. 그럴려면 2005년에 출간된 를 먼저 읽었어야 했는데 그보다 3년 전에 출간된 를 먼저 읽었어요. 순전히 '7번 국도'라는 닉네임을 쓰신 분이 달아주신 댓글 때문에요. '는 단편집이지만 눈물 펑펑 쏟으며 읽었던 기억이...' 이 댓글이요. 예전에 곡예사님이 를 추천해주시면서 '울어버릴 지도 몰라요' 라는 문장 하나에 어떻게든 그 책을 빌려보려고 애썼던 것처럼 저는 '눈물이 날지도 모르는' 소설에 맥을 못 추리는 것 같아요. 네. 그리하여 를 읽었고, 7번 국도님이 쓴 댓글처럼 저도 울어버렸어요. 좋더라구요. 정말. 어제 지하철에서 마지막 장까지 읽을 수 있었는데 일부러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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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쇼 - 우리가 우리 자신에게 내는 퀴즈쇼서재를쌓다 2007. 12. 20. 14:00
퀴즈쇼 김영하 지음/문학동네 어디선가 이런 글귀를 봤어요. 너희 20대들, 지금 잘 해나가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었다는. 그래서 를 쓰게 되었다는 작가님의 글이요. 그래서 출간하자마자 단번에 주문했습니다. 을 읽으면서 소설이 나랑 맞지 않는 것 같은 삐그덕거리는 소리를 들었지만, 그의 이전 소설들은 충분히 좋았으므로 새 소설을 읽는데 주저함이 없었습니다. 좀 아껴서 뒤에 읽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다른 책들이 밀려있어서 낭독회를 다녀온 뒤에 읽게 됐어요. 낭독회에 같이 간 친구는 20대에게 위로가 되는 책, 이라는 것에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적어도 자신에게는 그렇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읽고 있는 중간에 친구에게 무척 재미있다, 고 이야기했습니다. 정말 그랬어요. 꽤 두꺼운 분량인데도 책장이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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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 - 죽이고 싶을만큼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 줄게서재를쌓다 2007. 11. 17. 12:54
혀 조경란 지음/문학동네 지난 낭독회에 갔을 때 표지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어요. 낭독회에 참석했던 어떤 분이 표지가 참 마음에 듣다고 하셨어요. 연주빛이며 보라빛들도 마음에 들고 그림도 마음에 든다고 하셨어요. 제목과 달리 익살스런 그림이라면서요. 그러자 조경란 작가님께서 아, 그렇게 느끼셨나요, 저는 이 눈을 보고 너무 슬퍼보였는데, 라고 나즈막하게 말씀을 하셨어요. 저도 이 표지가 정말 마음에 들어요. 요즘 읽을 때 불편한 띠지가 많은데 이 책은 띠지인 것 같은데 하나의 표지가 접힌 거예요. 그래서 접혀있는 표지종이를 쫙 펼치면 예상외의 그림이 펼쳐져요. 꼭 껴안고 있는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뜨거운 스튜 냄비 안에서 펄펄 뜨겁게 달구워지고 있고 슬픈 눈을 한 요리사는 마지막 향신료를 넣는 거예요. 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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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훌리아 아주머니와 결혼했다 - 잘 있나요, 훌리아 식구들서재를쌓다 2007. 11. 13. 01:32
나는 훌리아 아주머니와 결혼했다 1,2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 황보석 옮김 / 문학동네 제가 를 읽은 건 순전히 곡예사님 때문이예요. '울지도 몰라요' 요 한 문장때문이였죠. 요절복통으로 웃기다가 마지막에 더욱 쓸쓸해진다는 강추 멘트때문이였어요. 그리고 정말 곡예사님 말처럼 읽는 내내 히죽거리다가 마지막에 정말로 쓸쓸해져버렸어요. 울지는 않았지만요. 예전에 하루종일 영화를 본 적이 있어요. 극장에서요. 시네큐브에서 일본 애니메이션 특집으로 하루종일 좋은 애니메이션을 상영하던 날이 있었는데 상영작 모두 보고 싶어서 다 예매를 해 버렸어요. 다행히 쉬는 틈이 길어서 중간중간에 나와서 커피도 마실 수 있었고 밥도 먹을 수 있었어요. 그렇게 하루종일 조그맣고 어두운 극장에서 앉아서 이웃집 토토로며 원령공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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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번째 이야기 - 정말로 진실을 알고 싶어요?서재를쌓다 2007. 10. 26. 01:31
열세 번째 이야기 - 다이안 세터필드 지음, 이진 옮김/비채 제목이 뜻하는 바는 이래요. 헌책방을 운영하는 아버지를 도우는 주인공이 있어요. 마가렛 리. 마가렛은 책방을 도우면서 잘 알려지지 않은, 이미 죽은 인물들의 전기를 써요. 어느날 비다 윈터라는 베스트셀러 작가로부터 자신의 전기를 써달라는 편지를 받아요. 마가렛은 살아있는 작가의 전기를 써보지도, 쓰고 싶지도 않을 뿐더러 비다 윈터라는 작가의 책은 한 권도 읽지 않았고, 이 작가의 사생활에 관련해서 철저히 베일에 쌓여있어 거절을 하기로 마음을 먹어요. 그런 마가렛이 그녀의 전기를 쓰기로 한 건 순전히 쌍둥이 이야기 때문이예요. 마가렛에게는 허리즈음에서 잃어버린 쌍둥이 자매가 있었거든요. 이제는 존재하지 않지만 마가렛에게는 영원히 존재하는. 흐릿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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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이 고인다 - 고마운 애란씨서재를쌓다 2007. 10. 12. 13:06
침이 고인다 김애란 지음/문학과지성사 김애란을 읽었다. 첫번째 단편집의 첫번째 단편을 읽기 시작했을 때부터 나는 그녀에게 매료되었다. 그녀와 나는, 작가인 그녀와 독자인 나는, 우리는 닮은 점이 많다고 생각했다. 매일 가는 편의점 직원이 나를 모조리 알고 있을 것이라는 착각, 하숙방도 자취방도 아닌 서울이 고향이 아닌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소통되지 않는 '방'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 나는 이런 이야기를 쓰는 작가가 있다는 것에 놀라웠고, 내가 그녀의 이야기에 동질감을 느끼고 서울 땅 아래서 이런 생각들을 하는 사람이 나 뿐만이 아니였음에 위로받고, 그녀가 예민하고 예리하고 사람의 마음을 뭔가로 쿡쿡 찌르는 구석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김애란을 만났다. 내가 만난 김애란은 내가 생각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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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황순원 문학상 작품집 - 단편 속을 유영하다서재를쌓다 2007. 10. 8. 17:16
달로 간 코미디언 김연수 외 지음/중앙북스 일단 저는 황순원 문학상 작품집 표지와 전체적인 책의 촉감이 좋아요. 전체적으로 은은한 파스텔톤이고, 작가 한 명 한 명의 캐리커쳐가 있어요. 직접 그려넣은 선의 느낌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작가들의 표정은 인자해 보이기도 하고, 무덤덤해 보이기도 하고, 또 새초롬해보이기도 해요. 표지는 까칠까칠하고 울퉁불퉁한 종이의 촉감으로 살아있고 내지도 가벼운 재질이라서 가방 안에 넣고 다녀도 무겁지가 않아요. 김훈 작가가 수상했던 지난해랑 비교해보면 파스텔톤의 전체적인 표지 색깔만 살짝 달라졌어요. 마음에 듭니다. 김연수 | 달로 간 코미디언 을 읽고 싶어서 구입했어요. 동생이 김연수를 좋아하는데 저는 사실 그의 작품을 산문 몇 개밖에 보질 못했거든요. 산문 몇 개에서 느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