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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긋기53

형제 - 이광두, 이광두 어디간거야? 형제 1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휴머니스트 몇달 전, 푸른숲 출판사에 메일을 보냈다. 공지영 작가와 함께한 상해 대담 기사에 곧 위화의 새 소설이 한국에 출간될 예정이라고 해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소식이 없어서 언제쯤 출간되느냐고. 푸른숲에서는 이번 책은 출판사 휴머니스트 사장님에 대한 우정의 표시로 그곳에서 7월 안에 출판될 거라는 답변을 받았다. 올해 봄, 나는 위화의 새 이야기가 너무 그리웠고 8월이 오기 전에 다 읽어버렸다. 책장이 너무나 빨리 넘어져서 다 읽어버렸다,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위화는 내게 봄과 여름의 경계선을 닮은 작가다. 내가 그의 작품을 처음 읽게 된 계기가 된 연극 '허삼관 매혈기'도 그때 만났고, 연극이 너무 좋아서 원작을 찾아 읽었고, 그 원작이 너무 좋아서 다른 소설들.. 2007. 8. 4.
너덜너덜해진 사람에게 - 모두들 잘 살고 있습니까? 너덜너덜해진 사람에게 릴리 프랭키 지음, 양윤옥 옮김/랜덤하우스코리아(랜덤하우스중앙) 릴리 프랭키의 를 읽으면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나이가 든 후에 아버지와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는 건 어느 정도의 눈물샘을 자극하겠다는 작정인거다. 더군다나 작가 자신의 자전적인 소설이였고. 그래서 이번 릴리 프랭키의 새 책이 출간되었다고 했을 때 망설였다. 실제로는 이전에 집필했던 단편들이고 에서 너무 눈물을 빼버려서 이번 책에서 왠지 실망할 것만 같았다. 책을 읽고 난 후, 반반이였던 것 같다. 괜찮았다에 반, 역시 에서 너무 많이 기대했었구나 반. 는 6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번째 '대마농가의 신부'에서는 도쿄의 여자 다에코가 대마를 생산하는 어느 농촌의 대부호 기이치로와 선을 보는 이야기다. 기.. 2007. 7. 30.
시간을 달리는 소녀 - 현재를 살아나가기 위해 영화와 소설의 스포일러 있어요. 시간을 달리는 소녀 츠츠이 야스타카 지음, 김영주 옮김/북스토리 영화 를 보고 가장 궁금했던 건 마코토의 이모 가즈코의 존재. 츠츠이 야스타카의 원작은 이모 가즈코의 이야기라고 해서 읽어봤다. 소설 는 영화에서 박물관에서 복원사로 근무하는 가즈코 이모의 20여년 전의 이야기다. 영화 속에서 마코토가 타임 립을 처음 경험하고 놀라 가즈코 이모에게 달려가서 상담을 했을 때 가즈코는 전혀 놀라지 않고 당연한듯 마코토에게 이렇게 말한다. 니 또래 여자애들한테는 종종 있는 일이야. 소설 속의 고등학생 가즈코는 어느 날 마코토와 마찬가지로 과학실에서 타임 립을 경험하게 된다. 호두같은 기계에 멀리, 높이 달려나가면 타임 립을 하게 되는 마코토와는 달리 가즈코는 라벤더향이 나는 한 액.. 2007. 7. 16.
도쿄타워 엄마와 나, 때때로 아버지 - 눈물이 주룩주룩 도쿄 타워 릴리 프랭키 지음, 양윤옥 옮김/랜덤하우스코리아(랜덤하우스중앙) 몇시였더나? 우리집은 요즘 독서열풍에 빠졌다. 늘 켜져 있던 티비를 끄고 라디오나 음악을 잔잔하게 켜놓고 세 자매가 나란히 누워 독서를 즐기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한 9시쯤이였나? 한참 그렇게 각자의 책을 읽고 있었는데, 조용한 가운데 막내동생이 순간 울음을 터뜨렸다. 갑자기 엉엉 울기 시작해서 영문도 모르고 있다가 두루마리 휴지를 가져다줬다. 휴지로 코를 팽 풀고 눈가를 몇 번 훔치더니 쥐고있던 책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드문 일이였다. 막내동생이 책을 읽고 엉엉 울다니. 언젠가 읽어둬야지 다이어리에 써 넣고 깜빡했었는데. 그렇게 읽게 되었다. 도쿄타워 엄마와 나, 때때로 아버지. 무딘줄 알았던 내 동생을 엉엉 울게 만든 이야.. 2007. 7. 14.
기록실로의 여행 - 폴 오스터의 고백 기록실로의 여행 폴 오스터 지음, 황보석 옮김/열린책들 역시 폴 오스터는 처음이 힘들다. 나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폴 오스터 책을 읽을 때마다 책장을 덮어버리는 경우는 거의 첫 도입부분이다. 이 부분만 지나면 미친듯한 속도로 읽어나가는데 유독 처음이 힘들다. 이번 기록실로의 여행도 그랬다. 나는 왜 제목을 '기록실'로의 여행이 아니라 '기록실로'의 여행으로 생각했을까? 참 바보같이 '기록실'로 가는 여행이 아니라 '기록실로'라는 어떤 내가 모르는 지명이라고 생각했다. 한번도 들어본 적은 없지만 폴 오스터에게만 존재하는 그런 곳. '미스터 블랭크'라는 노인이 어딘지도 왜 갇혀 있는지도 모르는 방에서 이전에 수감되었던 어떤 사람의 글을 읽으며 미스터 블랭크 자신은 그들이 누군지도 모르는, 하지만 그들은 미스터.. 2007. 7.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