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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가다169

여수남해통영 작년 팔월에는 남해로 여름휴가를 조금 느즈막이 다녀왔다. 첫번째 결혼기념일이기도 했다. 기차를 타고 여수에 가 렌트를 한 뒤 남해를 거쳐 통영으로 그리고 다시 여수로 돌아와 렌트카를 반납하고 기차를 타고 집으로 올라가는 코스였다. 이때 수도권에서 코로나가 급속도로 번지고 있어 엄청 조심하고 조심했는데, 지금까지도 이러고 있을 줄, 그때보다 더 심해질 줄 상상도 못했네. 여행내내 비가 왔다. 심지어 여수에 내려간 첫날에는 태풍이 왔더랬다. 어쩔 수 없이 많이 다니지 못한, 이른바 숙소여행이었다. 일년치 자기계발비를 거의 이 여행 숙소에 다 썼다. 여수에서는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자그마한 개별 수영장이 있는 호텔에서 묵었고, 남해에서는 풀빌라에 묵었다. 방문을 열면 개별 바베큐장과 개별 수영장이 있었다. .. 2021. 5. 28.
호놀룰루 호놀룰루에서는 한국사람이 운영하는 콘도를 빌렸다. 숙소를 예약할 때 찾아보니 와이키키 쪽에는 호텔들이 오래되어서 시설에 큰 기대를 하지 말라고 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콘도로 예약을 했다. 내부는 리모델링을 해서 그리 나쁘지 않았다. 주방이 있었고 침대가 두 개였다. 테라스도 있었다. 테라스성애자는 대만족. 호놀룰루에서도 실렁실렁 다녔다. 떠나기 전날 정신없이 쇼핑하느라 시내 매장 안에 있은 날을 제외하고는 하와이에서 매일 일몰을 봤다. 콘도 주인 분이 추천했던 남쪽에서 시작해 해안도로를 빙 둘러 북쪽으로 가려던 계획은 길을 잘못 들어 실패했다. 그 반짝반짝 빛나는 해안 드라이브 코스를 놔두고 도로 밖에 없는 섬 중간을 가로질러 갔다. 유명한 푸드트럭 갈릭새우요리를 먹으려고 땡볕에 한참을 서 있다가 어디 .. 2021. 5. 21.
D-39 낯선 사람들과 함께 일출을 본 날이 있었다. 마우이 할레이칼라 국립공원에서였다. 슬렁슬렁 하루에 한 가지만 계획하는 여행이었다. 이 날은 일출이었다. 가이드북에 아주 캄캄한 때에 올라가야 하고 초행길로는 위험하다고 되어 있었는데 남편이 천천히 올라가면 될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는 미리 예약하지 않은 게으른 자들. 할레이칼라 국립공원은 일출 시간에 하루에 출입할 수 있는 차 수가 제한되어 있었다. 결국 숙소 한 켠에 마련된 투어 예약 부스에 가서 단체버스 예약을 했다. 정확한 시간은 기억나지 않는데 아마도 새벽 3시 즈음 숙소 앞에 버스가 온다고 했다. 한여름이었지만 산 정상은 무척 춥다고 해 패딩을 챙겼다. 버스는 약속된 시간에 와 있었고 미국인 가족이 한 팀 더 탔다. 휴게소 같은 곳에 가니 화.. 2021. 5. 4.
하와이에서 이 바람이야말로 하와이구나, 하고 나는 온몸으로 느꼈다. 몸이 둥실 떠 있는 듯한, 딱 맞는 온도의 물에 언제까지나 포근히 잠겨 있는 느낌. 아무리 상상해 봐야 실제로 가 보지 않고는 절대 경험할 수 없는, 눈을 감고 있어도 언제나 바람이 나를 감싸고 있는 그 느낌. 그렇게 멋진 풍광을 안고 있는 지구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 요시모토 바나나, 2021. 4. 24.
선셋요트투어 가이드북을 보니 오래된 마을이 있었다. 마을 곳곳에 컬러풀한 색감을 한 장소들이 있어 걷는 재미도 있고 사진을 찍어도 잘 나온단다. 오늘은 이곳으로 결정했다. 처음으로 조식을 챙겨먹었다. 수영장을 내려다보기만 했는데 곁에 두고 아침을 먹었다. 좋아하는 계란요리, 우유, 요거트, 빵을 든든히 챙겨먹었다. 씻고 단장을 하고 차를 탔다. 네비에 목적지를 입력하고 출발. 오늘은 싸우지 말자 다짐했다. 보조석에 앉아 핸드폰을 확인하는데, 대박. 혹시나 싶어 남편에게 말은 하지 않고 어제 놓친 요트투어 업체에 글을 남겼는데 오늘 오면 투어를 할 수 있다고 원하면 회신을 달라는 답변이 왔다. 그럼요, 그게 얼마짜리 투어인데요. 우리는 당장 일정을 바꿨다. 빠르고도 친절한 답변이 왔다. 시간을 보니 바로 출발지로 가면.. 2020. 8. 26.
라하이나 사건은 라하이나 거리에서 시작되었다. 라하이나 거리는 마우이의 메인 스트리트라고 한다. 왠만한 상점들은 이 곳에 다 있어 선물을 사기에도 좋고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고. 별다른 계획없이 하루에 하나씩 기억에 남을 일을 해보기로 한 우리는 전날 바다 위에서 저녁도 먹고 석양도 구경할 수 있는 선셋요트투어를 예약해뒀다. 모이는 장소가 라하이나 거리에서 차로 이십분 정도여서 라하이나 거리에서 점심을 먹고 시간에 맞춰 가기로 했다. 아침은 느즈막히 일어나 전날 마트에서 사온 라면과 남은 고기로 무려 아침 스테이크를 해먹었다. 사이좋게 먹고 길을 나섰다. 오늘도 마우이의 선명함은 이상무. 라하이나에서 주차할 만한 곳이 마땅치 않아 점심을 먹으려고 한 치즈버거인파라다이스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주차할 수 밖에 없었다... 2020. 8.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