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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긋기53

나는 훌리아 아주머니와 결혼했다 - 잘 있나요, 훌리아 식구들 나는 훌리아 아주머니와 결혼했다 1,2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 황보석 옮김 / 문학동네 제가 를 읽은 건 순전히 곡예사님 때문이예요. '울지도 몰라요' 요 한 문장때문이였죠. 요절복통으로 웃기다가 마지막에 더욱 쓸쓸해진다는 강추 멘트때문이였어요. 그리고 정말 곡예사님 말처럼 읽는 내내 히죽거리다가 마지막에 정말로 쓸쓸해져버렸어요. 울지는 않았지만요. 예전에 하루종일 영화를 본 적이 있어요. 극장에서요. 시네큐브에서 일본 애니메이션 특집으로 하루종일 좋은 애니메이션을 상영하던 날이 있었는데 상영작 모두 보고 싶어서 다 예매를 해 버렸어요. 다행히 쉬는 틈이 길어서 중간중간에 나와서 커피도 마실 수 있었고 밥도 먹을 수 있었어요. 그렇게 하루종일 조그맣고 어두운 극장에서 앉아서 이웃집 토토로며 원령공주며 .. 2007. 11. 13.
열세번째 이야기 - 정말로 진실을 알고 싶어요? 열세 번째 이야기 - 다이안 세터필드 지음, 이진 옮김/비채 제목이 뜻하는 바는 이래요. 헌책방을 운영하는 아버지를 도우는 주인공이 있어요. 마가렛 리. 마가렛은 책방을 도우면서 잘 알려지지 않은, 이미 죽은 인물들의 전기를 써요. 어느날 비다 윈터라는 베스트셀러 작가로부터 자신의 전기를 써달라는 편지를 받아요. 마가렛은 살아있는 작가의 전기를 써보지도, 쓰고 싶지도 않을 뿐더러 비다 윈터라는 작가의 책은 한 권도 읽지 않았고, 이 작가의 사생활에 관련해서 철저히 베일에 쌓여있어 거절을 하기로 마음을 먹어요. 그런 마가렛이 그녀의 전기를 쓰기로 한 건 순전히 쌍둥이 이야기 때문이예요. 마가렛에게는 허리즈음에서 잃어버린 쌍둥이 자매가 있었거든요. 이제는 존재하지 않지만 마가렛에게는 영원히 존재하는. 흐릿한.. 2007. 10. 26.
침이 고인다 - 고마운 애란씨 침이 고인다 김애란 지음/문학과지성사 김애란을 읽었다. 첫번째 단편집의 첫번째 단편을 읽기 시작했을 때부터 나는 그녀에게 매료되었다. 그녀와 나는, 작가인 그녀와 독자인 나는, 우리는 닮은 점이 많다고 생각했다. 매일 가는 편의점 직원이 나를 모조리 알고 있을 것이라는 착각, 하숙방도 자취방도 아닌 서울이 고향이 아닌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소통되지 않는 '방'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 나는 이런 이야기를 쓰는 작가가 있다는 것에 놀라웠고, 내가 그녀의 이야기에 동질감을 느끼고 서울 땅 아래서 이런 생각들을 하는 사람이 나 뿐만이 아니였음에 위로받고, 그녀가 예민하고 예리하고 사람의 마음을 뭔가로 쿡쿡 찌르는 구석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김애란을 만났다. 내가 만난 김애란은 내가 생각하고 .. 2007. 10. 12.
2007 황순원 문학상 작품집 - 단편 속을 유영하다 달로 간 코미디언 김연수 외 지음/중앙북스 일단 저는 황순원 문학상 작품집 표지와 전체적인 책의 촉감이 좋아요. 전체적으로 은은한 파스텔톤이고, 작가 한 명 한 명의 캐리커쳐가 있어요. 직접 그려넣은 선의 느낌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작가들의 표정은 인자해 보이기도 하고, 무덤덤해 보이기도 하고, 또 새초롬해보이기도 해요. 표지는 까칠까칠하고 울퉁불퉁한 종이의 촉감으로 살아있고 내지도 가벼운 재질이라서 가방 안에 넣고 다녀도 무겁지가 않아요. 김훈 작가가 수상했던 지난해랑 비교해보면 파스텔톤의 전체적인 표지 색깔만 살짝 달라졌어요. 마음에 듭니다. 김연수 | 달로 간 코미디언 을 읽고 싶어서 구입했어요. 동생이 김연수를 좋아하는데 저는 사실 그의 작품을 산문 몇 개밖에 보질 못했거든요. 산문 몇 개에서 느껴.. 2007. 10. 8.
리진 - 신경숙 작가님께 신경숙 작가님께. 대학교 3학년때였던 거 같아요. 국문과에서 신경숙 작가님을 모시고 이야기를 나눈다는 벽보를 보고는 그 날을 기억해뒀다가 강의실에 들어가 앉아 있었죠. 그 날은 친구들이 모두 다 약속이 있어서 혼자 우두커니 국문과 학생들로 꽉 찬 강의실에 앉아 있는데, 시간이 꽤 지났는데도 작가님이 도착하시질 않으셨어요. 과대표가 지금 오시는 중이니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하고서도 한참이였죠. 그 날의 기억이 또렷하다면 그 강의실에 있던 백여명의 학생들 누구도 자리를 뜨지 않았어요. 그리고 작가님이 허겁지겁 들어오셨죠. 자리에 앉으시자마자 미안하다고, 정말 미안하다며 연거푸 사과를 하셨죠. 제게 휴대폰이 하나 있는데, 그 휴대폰을 거의 안 써요. 받지를 않고 걸때만 가끔씩 쓰는데, 로 시작하는 말씀이었던 거.. 2007. 9. 6.
분홍 리본의 시절 - 존재의 뒤편으로 내려지는 일이 없기를 분홍 리본의 시절 권여선 지음/창비(창작과비평사) 동네에 생긴 조그마한 주점은 통영에서 직배송한 싱싱한 해산물들을 내어놓습니다. 어느 날 주점 앞을 지나가다가 원목의 기둥 위에 커다랗게 써져 있는 '활우럭구이+생맥주, 환상적인 조합'이라는 메뉴를 보고 동생과 입맛을 다지며 들어가 숯불 위에서 지글지글 바삭하게 구워지는 생선구이를 보면서 생맥주 500cc를 나란히 마셨습니다. 생선의 살점과 맥주의 조합은 환상적이었습니다. 다만 제법 통통해보였던 생선의 살점이 숯불 위에서 바삭하게 구워지면서 날씬해져버리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점점 줄어가는 살점을 아쉬워하며 맥주를 들이키고 있을 때, 주점의 주인이 와서 생선을 뒤집어주며 말합니다. 머리에 붙어 있는 살이 제일 맛있으니 꼭 챙겨먹어요. 나는 그만 권여선의 을 .. 2007. 9.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