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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가다169

2013년 4월 13일, 오사카, 두번째 오사카, 첫째날 두번째 이야기. 커피집을 나서서 난바역으로 걷는데, 걷는 길이 금방 걸은 길 같기도 하고, 처음 보는 길 같기도 하다. 쭉 걷다보니 처음보는 길이었다. 난바역으로 가서 짐을 찾아야 하는데, 걷다보니 니뽄바시역에 도착. 난바역과 니뽄바시역은 한 정거장이고, 니뽄바시역에 숙소가 있다. 벌써부터 삭신이 쑤셔서 체크인하고 잠시 쉬다가 짐을 찾으러 가기로 했다. 숙소는 작고 오래된 비즈니스 호텔. 13층인데, 도톤보리 강이 내려다 보였다. 너무 피곤해 이 닦고 둘이 침대에 쓰러졌다. 잠깐만 누웠다 나가기로 했는데 동생이 잠들어 버렸다. 잠시 혼자 나가서 짐을 찾아올까 생각했다. 혼자 일본거리를 걸어도 좋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사이 나도 금새 잠들어버렸다는 사실. 한시간 반을 자고 .. 2013. 4. 21.
2013년 4월 13일, 오사카, 첫번째 어쩌다 이번 여행을 가게 되었을까. 우리는 돈도 없었는데. 3월의 어느 날, 동생이 컴퓨터를 하다가 티몬에 오사카 여행 상품이 저렴하게 나왔는데 갈까 했다. 언젠가 동생이 전해들은, 사실 동생만 전해들은 건 아니지. 젊어서 여행은 빚을 내어서라도 가야한다는 말을 떠올렸고, 우리는 그럼 가볼까 했다. 티몬의 여행상품은 말만 2박3일이지, 온전한 2박3일 상품이 아니었다. 일단 결제해두고 다시 검색을 해보다 결국 하나투어 상품으로 결정. 자매가 둘다 게을러 중간에 가네 마네, 포기할까 말까 이야기가 많았다. 결국 오사카, 교토로 2박3일 봄여행을 다녀오기로 결정. 진작에 가이드북을 사뒀지만, 몇번 들춰보지도 못했다. 다급해져서야 계획을 세웠지만, 사실 가면 어떻게든 되겠지였다. 대신 테이크 웨더라는 어플을 .. 2013. 4. 21.
Osaka 2013.4.15 비행기에서 나우이즈굿을 반쯤 보았는데, 놀랐습니다. 꽤 괜찮은 영화인 거예요. 그저 그럴 줄 알았는데. 다코타 패닝은 정말 괜찮은 배우같아요. 예상대로 많이 싸웠지만, 예상 못한 사고도 있었지만, 비행기 안에서 동생의 손을 잡았습니다. 이제, 좋은 추억이 될 거예요. 2013. 4. 15.
Kyoto 2013.04.14 교토에는 바람이 많이 불었습니다. 밤에 오사카에 도착하니 땅이 젖어 있네요. 티비를 틀어놨는데 일본드라마가 나옵니다.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는데 여주인공이 37살입니다. 결국 저 못 생긴 남자가 보기와는 달리 꽤 괜찮은 사람이란 걸 깨달아 가는 이야기겠지요. 내일이면 그리워질 숙소의 야경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2013. 4. 15.
osaka 2013.04.13 오사카도 바람이 차요. 편의점에서 기린 맥주 신상품을 샀습니다. 물론 마셨습니다. 오늘 많이 헤매고, 많이 걸었고, 스나야마 마사키 씨의 친절을 받았습니다. 2013. 4. 14.
겨울, 다시 경주 그처럼 감각이 둔하고, 감성적 반응이 느리고, 자신의 감각에 자신감이 없었던 인문대학 국사학과 학생 중에 인호라는 남학생이 있었다. 그는 내 강의를 듣고 경주답사에 따라온 적이 있었는데, 과에서 답사를 왔을 때 다 보았다는 식으로 시큰둥해하더니 감은사탑 앞에 이르러서는 "선생님, 정말로 장대하네요."라며 나보다 먼저 그 감흥을 흘리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내게 좀 쑥스러웠던지 "제 생전에 돌덩이가 내게 뭐라고 말하는 것 같은 경험은 처음입니다."라며 탑쪽으로 뛰어가서는 이 각도에서도 보고 저 각도에서도 보고 올라가 매만지며 즐거워하였다. 그런 감은사탑이다. (...) 만약에 감은사 답사기를 내 맘대로 쓰는 것을 편집자가 조건 없이 허락해준다면 나는 내 원고지 처음부터 끝까지 이렇게 쓰고 싶다. 아! 감은사.. 2013. 3.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