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퉁이다방'에 해당되는 글 450건

  1. 가을의 메모들 2 2014.10.25
  2. 어제 하늘 2 2014.09.25
  3. 8월의 일들 9 2014.09.09
  4. 7월의 일들 4 2014.09.07
  5. 카페오레 2 2014.09.04
  6. 처서를 앞두고 6 2014.08.21
  7. 칠월, 걷기 6 2014.07.09
  8. 칠월, 복권 8 2014.07.08
  9. 가장 자주 만난 작가들 4 2014.07.02
  10. 6월의 일들 10 2014.07.01

가을의 메모들

from 모퉁이다방 2014. 10. 25. 08:24

 

 

 

    바야흐로 가을. 추워졌다. 며칠 전에 두꺼운 후드티를 꺼내 입었는데, 앞 주머니에 지난 초봄의 메모가 있었다. 무지에서 파는 에코백에 좋아하는 작가의 이름을 스탬프로 찍어서 가지고 다닐 생각으로 적어놓은 거였다. 정작 무지에 가보니 가방 끈이 너무 짧아서 쓸 수 없을 것 같아 포기했던 계획. 메모에는 헤밍웨이, 카버, 고흐, 서머셋 몸, 앤드류 포터, 호시노 미치오, 위화의 이름이 영어로 씌여져 있었다.

 

    여행은 '나중에 노년이 되어서 시간과 돈이 넉넉할 때 해야지'라고 뒤로 미뤄두는 것이 아니라 돈은 비록 빠듯하더라도 젊었을 때 부지런히 다니며 견문을 넓혀야 지적 재산으로 추적되어 세상에 다른 모습으로 재생산될 수 있음을 지우펀에서 배우고 간다. 하루라도 어렸을 때 여행을 떠나야 한다.

- 이건 올해 가을의 메모. <오! 타이완> 21쪽에서 22쪽 사이의 글이다. 뭔가 이 구절을 읽고 설레여져서 적어뒀다.

 

    이번 주 합정의 편의점 야외 테이블에서 친구와 캔맥주를 마시고 있는데, 불현듯 노란 단풍잎이 우리 테이블 위로 정갈하게 떨어졌다. 그 날 친구가 카뮈의 <이방인>을 빌려줬는데 그 나뭇잎을 그대로 책장 사이에 키워뒀다. 오늘 아침 일찍 눈이 뜨여 책을 읽으려고 보니 그 단풍잎이 빳빳하게 잘 눌러져 있었다. 대학교 때는 떨어지는 단풍잎을 손으로 잡으면 사랑이 이루어진다고 나무 밑에 서 있곤 했는데. 어느새 서른 다섯의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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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하늘

from 모퉁이다방 2014. 9. 25. 22:33

 

 

 

 

10분 일찍 나왔어도, 10분 늦게 나왔어도 못 봤을 어제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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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일들

from 모퉁이다방 2014. 9. 9. 22:08

 

 

8월 1일의 하늘. 달도 있고 해도 있고. 근사하다.

 

 

여유로운 아침에는 드립.

 

 

빕스에 또 갔다. 그런데 여긴 연어가 없었다. 흑.

 

 

선물받은 세 가지.

 

 

생일 때 받은 선물을 아끼고 아끼다 8월에 처음 켰다.

 

 

사랑합니다, 양수면옥.

여긴 사실 고기가 아니라 청국장이 진리. 정말 진리.

 

 

여름에 캘리그라피를 배우러 다녔다.

 

 

전시회에도 갔다.

어제의 시간. 이 말에 마음이 움직였다.

 

 

이 식당은 돈까스와 된장찌개에 밑반찬도 준다.

외국인 가족 손님도 있더라. 광화문의 새로운 맛집 발견.

 

 

바다도 보고 조개구이도 먹으려고 오이도에 갔는데, 결국 회만 먹었다.

 

 

바다 대신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걸 봤다.

 

 

그 날의 노래방.

 

 

던킨에서 제일 좋아하는 빵.

 

 

제천/홍천 여행의 최후.

 

 

캘리 수업이 끝나고 Y언니랑 자주 갔던 타코야끼 가게를 혼자 용기내어 들어갔다.

생맥주 두 잔을 마시고 Y언니에게 메모를 남기고 나온 보슬비 내리던 여름밤.

 

 

S가 칭찬했던 홍대의 쭈꾸미집.

 

 

이 포스터, 진정 마음에 든다.

 

 

경주를 다녀와서 다시 읽기 시작한 책.

 

 

이름없는 선술집.

 

 

메뉴판에서 매번 보던 메로구이가 요런 놈이었다.

 

 

불국사에서 사온 엽서와 망원의 커피집.

 

 

여름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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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일들

from 모퉁이다방 2014. 9. 7. 15:31

7월에는 집밥을 많이 먹으려 애썼다.
연어도 구워먹고.

마트에서 장어도 사서 구워 먹었다.

7월에도 엽서를 썼고, 또 받았다.

7월의 냉장고.

기린 프로즌 맥주 먹으러 갔다 먹게 된 교자.
프로즌 맥주는 별로였는데, 요 교자맛이 예술이었다.

늦은 밤. 전철이 끊겨 두 정거장 걸었다.
달이 아주 크고 밝았다. 김동률의 노래를 들었다.

역시 집밥. 집에서 키운 바질도.

일산으로 쭈꾸미도 먹으러 갔다.
인당 만원에 넉넉한 한상이 나왔다.

S와 Ss가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던 한국의 싱가포르.
요즘 티비에서 송일국 동네로 나오고 있는데, 왠지 반갑더라.

여기 상호 캘리가 마음에 든다. 힘이 있는 글씨.

역시 집밥. 어제의 카레.

좋아하는 흐린 날.

역시 집밥. 청포묵과 깻잎.

좋아하는 집 앞 트럭 전기구이 통닭.

역시 집밥. 스파게티.

부천영화제에서 가방을 샀다. 커피자루로 만든 가방. 그래서 같은 디자인이 없다고 했다. 여름내 메고 다니는동안 예쁘다는 말 꽤 들었다. 크고 튼튼하다.

여름 내 가지고 다닌 보틀에 그의 이름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헤밍웨이.

회식.

이번 마셰코도 열심히 봤다.

N언니를 만나 아일랜드 여행 얘기를 들었다.

사촌동생의 집들이에도 초대받아 갔다.

동생이 1시간 동안 찾았는데 결국 못 찾고 제주도 비행기를 탔다고 한 그 책. 퇴근하고 와서 단번에 찾았다.

헤밍웨이와 모닝라떼.

7월 30일의 하늘.

7월 31일의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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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오레

from 모퉁이다방 2014. 9. 4. 11:02


    '카페오레'를 사전에서 찾아보니 '진한 커피와 따뜻한 우유를 비슷한 양으로 섞어 만든 차. 유럽, 특히 프랑스에서 아침에 즐겨 마신다.'이다. 일요일 이른 저녁, 저녁으로 순대국을 사 먹고 두 번의 차를 갈아타고 망원의 커피집에 갔다. 동생이 최근에 발견한 곳이라 했다. 한쪽 벽면 전체가 커다란 나무창이고, 그 창 너머로 커다란 은행나무 두 그루가 있다. 동생은 가을이 되면 이 잎들이 노랗게 물들 거라고 했다. 그러면 아주 황홀할 거라 했다. 그 커피집에서 카페오레를 마셨다. 우유 맛이 많이 나는 연한 커피였다. 오늘 아침에는 홍상수의 새영화 개봉을 맞이하여 인터넷 검색창에 '카세 료'를 넣어봤다. 씨네21 인터뷰가 나왔는데, 예전에도 읽었던 기사인데 오늘 읽으니 새삼 새로웠다. 영화 촬영을 하는 내내 매일매일이 행복했다고 말하는 카세 료의 말을 따라 적어봤다. 기분이 좋아졌다. 나도 덩달아 행복해지는 것 같았다. 비가 그쳤고, 해가 났다. 매일 아침, 행복한 말을 따라 적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가을에 읽을 책들과 가을에 마실 짜이 재료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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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서를 앞두고

from 모퉁이다방 2014. 8. 21. 23:34

 

   비가 띄엄띄엄, 아주 많이 온다. 이 비들이 그치면 가을이 오겠지. 가을이 오는 줄도 모르고 주문했던 여름 옷이 어제 도착했다. 배송이 오래 걸리긴 했지만, 이렇게 가을이 금새 올 줄은 몰랐다. 처서를 앞두고, 올 여름 나와 함께 해 준 수많은 맥주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함께 마셔준 소중한 사람들에게도.고마웠어. 덕분에 우울했던 여름 잘 견딜 수 있었어. 내년 여름에 또 보자. 아, 맞다. 가을에도 보자.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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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월, 걷기

from 모퉁이다방 2014. 7. 9. 23:01

 

 

 

 

    회사에서 간단한 검진이 있었는데,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80년생이시면 이제부터 뼈가 노화되기 시작하는 거예요. 음식으로 먹는 건 한계가 있으니까 이제 칼슘제나 비타민은 챙겨 먹으시는 게 좋아요. 칼슘제를 챙겨 먹으면 노화도 늦출 수 있고, 피부도 좋아지고, 살도 안 쪄요. 세상에. 이런 이야기를 듣는 나이가 되었다니. 단번에 우울해졌다. 2014년을 사는 1980년 생의 현실은 이런 것이다. 그 사람은 우연히도 Y씨의 중학교 동창이었는데, 그러니까 2014년을 사는 1982년에 태어난 사람이다. 다이어트를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은 진즉에 하고 있었는데, 오늘 어떤 계기가 되었다. 콜레스테롤 문제도 있고. 기름기를 줄이고 자주 걷기로 결심했다. 오늘은 지오디 새 앨범을 들으면서 걸었다. 아이유가 선배님 랩 해주세요, 하고 난 다음에 나오는 데니의 랩이 귀여웠다. 콜레스테롤 낮추는 음식 중에 오트밀이 있었다. 몇 년 전에 커다란 통을 사서 한번 맛 보고 종이 씹는 맛이 나서 죄다 버렸는데. 검색을 해 보니 오버나이트 오트밀이 맛있다고 해서 마트에 들러 재료를 샀다. 전용컵도 하나 샀는데, 집에 와 전용컵에 재료들을 쏟아 붓고 냉장고에 넣어뒀다. 내일 아침에 진짜 맛있는지 확인해 봐야지. 재료는 오트밀과 요구르트, 우유, 땅콩 간 것과 계피가루. 바나나도 샀다. 내일 바나나 썰어넣고 먹을 예정.

 

   오늘은 이런 문장을 만났다. "나는 7월의 따뜻한 어느 날 저녁 시간에 태어났다. 나는 그 시간의 온도를 알게 모르게 평생 좋아하며 찾아다녔다. 그 온도가 아니면 나는 고통스런 마음으로 아쉬워했다." 헤르만 헤세의 글이다. 내가 태어난 시간의 온도는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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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월, 복권

from 모퉁이다방 2014. 7. 8. 22:10

 

 

 

 

   지난 주, 좋은 꿈을 두 번이나 꿨다. 두 번 다 아침에 웃으면서 깨어났다. 일어나 가만 있는데, 배시시 웃음이 났다. 좋은 꿈이니까 혹시나 기운이 새어나갈까봐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았다. 퇴근을 하면 꿈에 대해 적어둬야지 했는데, 두 번 다 그러질 못했다. 입 밖으로 내지 않아서 그런지 꿈 하나는 어떤 내용이었는지 잊어버렸다. 에이. 정말 기분 좋은 꿈이었는데. 그래도 하나의 꿈은 아직도 생생하다.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았는데도 잊어버리지 않았다. 춘천에서 돌아오는 버스 안이었다. 파닥거리며 날아오르는 물고기를 낚아채 기분 좋은 식사를 하고 있는 곰들을 봤다. 곰들이 웃고 있었다. 눈들도 가득 쌓여 있었다. 버스 안에서 여기가 천국인가 생각했다. 지난 주 토요일, 병원에서 점을 빼고, 처방전을 받아 약을 사고, 슈퍼에 들러 로또를 샀다. 다음 날 숫자를 맞춰봤는데 세 개의 숫자가 한 줄에 있었다. 10, 38, 42. 앗싸. 오천원. 역시 좋은 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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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금까지 알라딘에서 만난 애정하는 작가들. 이렇게 모아놓으니 왠지 뿌듯하다. :)

 

http://www.aladin.co.kr/events/eventbook.aspx?pn=140701_15th_records&CustNo=750118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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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일들

from 모퉁이다방 2014. 7. 1. 23:24

유월. 

 

 

 

유월에도 통닭을 먹었다.

 

 

차장님이 궁금해 한 맥주.

 

 

진한 맛이었고, 진한 도수였다.

 

 

흐린 날씨가 되면 마음이 기분 좋게 심란해진다.

 

 

맥주친구가 알려준 굉장히 쉽지만, 굉장히 맛있는 하선전 레시피.

 

 

엽서를 쓰기 시작했다.

 

 

<리스본행 야간열차> 보기 전에 먹은 고등어 구이와 멍게 비빔밥.

 

 

동생이 스페인 여행에서 돌아오는 날 새벽에 첫차 타고 마중나갔다.

 

 

공항 가서 커피도 마셨다.

 

 

혼자 처음 가게에 가서 술 마신 날, 갑자기 비가 왔다.

 

 

우울한 기분이 든다고 삼겹살을 먹자고 했다.

 

 

요즘에는 우체통이 보인다.

 

 

여행책만 있는, 커피도 파는 도서관에 갔다.

 

 

이쁜 것들이 많았지만, 너무 비싸 책만 보고 왔다.

 

 

한 국가의 여행책들이 같은 칸에 모여 있다.

 

 

귀여운 만화가도 발견했다.

 

 

가벼운 트레킹이라 했는데, 그럴거라 믿었는데, 진정 힘들었던 그 날의 처음.

 

 

이 날은 무려 평일이었다.

 

 

늦게 일어나서, 편의점밖에 못 간, 초라한 점심.

 

 

브로콜리 너마저 1집의 계피.

 

 

할머니.

 

 

요즘 퇴근할 때 귀뚜라미 소리가 들린다.

 

 

여름의 좋은 점, 야근을 해도 해가 지지 않는다.

 

 

동생 친구는 뉴욕에 다녀왔고, 동생은 내게 뉴욕라떼를 만들어줬다.

 

 

적당히 일어나서, 빵집에 들린, 나름 화려한 점심.

 

 

아이스의 계절에도 여전히 좋은 핫커피.

 

 

당신이 보내준 찻잎을 우려내 며칠을 마셨다. (박준 시인 시집 제목을 살포시 훔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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