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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9

평범한 나의 느긋한 작가생활 마스다 미리 책을 모두 사는 친구가 있다. 지금은 너무 많이 나와버려서 친구도 중간 즈음에 멈췄다. 매번 친구에게 빌려 읽었다. 처음엔 무척 좋았는데, 반복되는 이야기들이 많다보니 새 책이 나와도 제목만 보고 이건 안 읽어도 되겠다고 심드렁해질 때가 있었다. 이번에 에세이와 만화책이 함께 나왔는데, 만화책 제목을 보니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스다 미리 자신의 이야기를 그린 . 매번 빌려 읽어서 친구에게 이번 건 내가 선물해주겠노라고 말했다. 친구는 그러면 먼저 읽고 주라고 했다. 그렇게 읽은 마스다 미리 이야기. 만화가가 되기 전의 이야기, 초보 만화가가 되어 직접 홍보하고 다닌 이야기, 일이 조금씩 들어오기 시작하던 시기, 그리고 지금의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마스다 미리가 만난 편집자 이야기가.. 2016. 1. 13.
4월이 오면 그녀는 마지막에 가마쿠라 바닷가에서 친구들이 커다란 소라게를 발견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후타는 생각한다. "이런 광경도 얼마 안 남았구나. 4월이 오면 아마 모든 게 변할 것이다. 시간을 멈출 수는 없다. 4월이 오면 그녀는." 일요일에는 '이대'로 영화를 보러 갔다. 다큐 영화제 마지막 날이었는데, SNS에서 에 관한 글을 보고 보고 싶어져서 보러 갔다. 고등학교 졸업 후 매달 한 번씩 티 모임을 갖는 할머니들의 이야기였다. 당연하지만, 할머니들은 처음부터 할머니가 아니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수줍은 아가씨였다가, 사랑에 빠진 여자가 되었다가, 결혼을 한 유부녀가 되고, 아이를 낳은 엄마가 되고, 손자손녀를 본 할머니가 되었다. 관객과의 대화도 있었는데, 감독이 말했다. 대학교에서 단편영화를 만들었다. .. 2015. 9. 2.
내 누나 2014. 8. 11.
고독한 미식가 100자평을 살펴보다 깨달았다. 만화 의 주인공은 전혀 고독해보이지 않았다는 걸. 그러네. 그런데 드라마의 고로 상은 고독해보였나? 흠. 고로 상도 그닥 고독해보이지 않았구나. 그냥 혼자 먹는다는 것 뿐. '고독한'은 말 뿐인 고독함이구나. 혼자, 라는 의미일 뿐. 만화 는 드라마보다 건조하다. 건조하다, 는 표현이 맞나. 현실적이라고 해야 하나. 드라마는 어느 회나 해피엔딩이다. 늘 맛있고, 늘 만족스럽고, 늘 과식하고. 만화는 드라마와 다르게 좀더 실제 같다. 불친절한 서비스가 있기도 하고, 그것에 화를 내기도 한다. 맛이 그저 그런 음식도 등장하고, 주인공은 맛이 없으면 별로라고 한다. (물론 말을 하는 게 아니라 생각하는 거지만.) 오사카에서 도쿄사람이란 이유로 어울리지 못하고 단답형의 대답만 하.. 2013. 12. 31.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친구가 마스다 미리 3종 세트를 샀다. 너무 좋다면서 내게도 빌려줬다. 는 감흥이 덜했고, 나머지 두 권이 무척 좋았다. 를 보면서는 내게도 숲 가까이 사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주말마다 가기에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사는 친구. 친구는 내게 그럴 의향이 없냐고 물었다. 니가 그렇게 시골에 살면 좋겠다. 내가 주말마다 니네 집에 놀러가고. 만화처럼. 나도나도. 낮에는 숲에 다녀오고, 신선한 채소로 가득한 저녁을 함께 만들어 먹고, 목욕을 한 뒤 달이 보이는 마루에 앉아 병맥주를 나눠마시는 그런 주말. 생각만 해도 행복해진다. 보다 더 좋았던 건 서른 넷이 되었고, 애인도 없고, 결혼할 마음도 없고, 그렇지만 혼자 늙는 건 걱정스러운 나. 그런 내게 이 만화는 괜찮지 않을까, 라고 말해준.. 2013. 1. 27.
고미숙 씨의 이백오 상담소 소복이 만화. 나는 이 만화에서 고미숙 씨가 좋다. 그녀는 뛰어나게 이쁘진 않지만, 솔직하다. 짜장면을 좋아하고, 짜장면과 함께 마시는 고량주도 좋아한다. 그리고 맥주도 좋아한다. 고미숙 씨는 고민을 끊임없이 안고 산다. '내년에 지구가 멸망한대.' '안 하면 어쩌지?' '나 올해 남자 생길까?' '우리 언제까지 혼자일까?' '우리 점 보러 갈래?' 고미숙 씨를 쓸쓸하게 만드는 것은 오랜만에 연락해서 돌잔치에 오라고 하는 친구들이며, 여자도 당당하게 남자와 경쟁해야 한다고 말하며 사무실 먼지 닦는 데 여직원을 찾는 상사이며,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는데, 그 사람을 제일 친한 친구도 사랑하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친구와 화해할 때도 고미숙 씨는 말한다. 달이 환한 바닷가에서. '나... 서울 가면 짜장면 시켜.. 2013. 1.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