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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미숙 씨의 이백오 상담소
    서재를쌓다 2013. 1. 9. 23:42

     

     

     

      

        소복이 만화. 나는 이 만화에서 고미숙 씨가 좋다. 그녀는 뛰어나게 이쁘진 않지만, 솔직하다. 짜장면을 좋아하고, 짜장면과 함께 마시는 고량주도 좋아한다. 그리고 맥주도 좋아한다. 고미숙 씨는 고민을 끊임없이 안고 산다. '내년에 지구가 멸망한대.' '안 하면 어쩌지?' '나 올해 남자 생길까?' '우리 언제까지 혼자일까?' '우리 점 보러 갈래?' 고미숙 씨를 쓸쓸하게 만드는 것은 오랜만에 연락해서 돌잔치에 오라고 하는 친구들이며, 여자도 당당하게 남자와 경쟁해야 한다고 말하며 사무실 먼지 닦는 데 여직원을 찾는 상사이며,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는데, 그 사람을 제일 친한 친구도 사랑하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친구와 화해할 때도 고미숙 씨는 말한다. 달이 환한 바닷가에서. '나... 서울 가면 짜장면 시켜줘.' '탕수육도 시켜줘.' '고량주도...' 그리고 울어버린다. 흑흑흑흑 어엉어엉. '우리는 언제 진짜 사랑을 하게 될까?' 아, 나는 고미숙 씨가 좋다니까. 이 만화책의 마지막 즈음, 고미숙 씨는 다시 고민한다. '나 회사 그만둘까?' '토 나오게 생긴 변태 사장 자식 때문에...' '하,하지만 고시원 월세, 카드값. 어떻게 그만두냐.' '그래, 짜장면과 술을 사기 위해선 회사를 다녀야지.' '나 연애 그만둘까 말까?' '그럼 회사는?' 그리고 고미숙 씨는 한 번의 사랑을 끝낸 후, 이 책의 이백칠십육페이지에서 외친다. '회사 생활 여기까지 끝.' 봐봐. 고미숙 씨는 멋있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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