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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7

10월 도쿄 여행, 먹은 것들 2014년 10월 4일에서 7일까지. 3박 4일동안 도쿄에서 먹은 것들. 4일내내 내 갤럭시 핸드폰은 비행기 모드였다. 도쿄에 하루 더 있는 Y언니랑 키치조지에서 헤어지고, 신주쿠에서 코인라커 찾느라 정신없이 헤매다가 겨우 넥스를 탔다. 올 때도 넥스를 타고 왔는데, 올 때랑 갈 때랑 같은 방향의 창가에 앉아 있었다. 올 때는 오전 풍경. 갈 때는 오후 풍경. 같은 풍경인데도 느낌이 달랐다. 공항에 도착해 수속을 하고 면세점에서 남은 돈으로 자그마한 핸드크림을 몽땅 샀다. 다음에 올 걸 생각해서 돈을 남기진 말자고 생각했다. 미련없이 돈을 탈탈 털었다. 그래도 약간의 동전이 남아 식당에 들어가 에비수 생맥주 작은 사이즈로 하나 시켰다. 식당의 창가 바 자리에 앉아 맥주를 마셨다. 활주로를 마주한 자리였다.. 2014. 11. 12.
키치죠지의 청춘시대 청춘시대 둘이서 몇번이나 여기에 왔던지. 행복했던 그 시절 그리고 지금도 행복합니다. - 추억의 벤치 2003.07 결국 태풍 때문에 가마쿠라와 에노시마는 못 갔다. 그게 이번 여행에서 제일 아쉬웠다. 마지막 날, 신주쿠 역 코인 라커에 짐을 넣어두고 키치조지에 갔다. 그리고 이노카시라 공원에서 저 벤치를 만났다. 벤치마다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우리가 앉았던 벤치의 옆옆 벤치에서는 한 할아버지가 붓같은 도구를 들고 벤치를 청소 중이셨다. 아주 작은 먼지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듯이 구석구석 꼼꼼하게 쓸고 계셨다. 그 할아버지는 딱 그 벤치 하나만 오랫동안 청소하셨다. 이 벤치들은 뭘까 궁금했다. 이 문구를 새긴 사람들은 누군지, 이 곳에 어떤 추억이 있는지, 그리고 지금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다. 청춘의 .. 2014. 10. 30.
메구로, 비오는 밤 여행갈 때마다 늘 최고로 여기는 것. 하루종일 열심히 돌아다니다 저녁에 숙소로 돌아와 씻고 동네로 나가 맛있는 음식과 생맥주로 배를 채우고 산책을 하고 돌아오는 것. 둘째 날 밤, 비가 오고 있었지만, 했다. 최고로 여기는 것! 7시에 메구로역에서 언니와 만나기로 했다. 누구든 10분이 지나면 벌써 돌아와 있거나, 늦는 거라고 생각하고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다. 조금 일찍 도착해 버려서 이것저것 구경도 하고 쇼핑도 하고 기다리다 10분이 되어도 언니가 안 나타나길래 아파서 먼저 들어가 있나보다 하고 숙소로 갔다. 방에 있을 줄 알고 카운터에서 열쇠도 안 받고 곧장 올라갔는데, 언니가 없었다. 카운터에서 열쇠 찾는 말을 언니가 알려줬고 그걸 적어뒀었다. 그 페이지를 찾아 더듬더듬 말을 건네고 열쇠를 찾아왔다.. 2014. 10. 29.
도쿄 일상산책, 야나카 사실 가구라자카에서 닛포리 역으로 바로 갈까 했다. 두껍긴 하지만, 반팔을 입고 나와서 너무 추웠다. 계속 비 맞고 다니니 다음날 감기에 걸려 하루를 온종일 날려 버릴까봐 걱정도 됐다. 보고 싶었던 야나카 산책 거리는 타바타 역에서 시작해 닛포리 역에서 끝난다. 책에 의하면 3~4시간 소요. 어차피 보고 싶은 것은 닛포리 역에 다 있으니까 닛포리 역으로 바로 갔다가 조금 둘러보고 숙소로 일찍 돌아가서 따뜻한 물에 몸을 녹이고 언니를 기다리는 건 어떨까 생각했다. 그러다가 일본까지 왔는데, 라는 생각이 들어 두 정거장 더 가 타바타 역에서 내렸다. 일단 첫번째 코스. 타바타문사촌기념관이다. 타바타에는 문인들이 많이 모여살았다고 한다. 동네가 좋아 모이고, 함께 사는 사람들이 좋아 모이고 그랬던 모양이다. .. 2014. 10. 22.
도쿄 일상산책, 가구라자카 이다바시 역과 가구라자카 역 사이 언덕에 있는 가구라자카는 옛것과 새것이 조화를 이루면서 공존하는 느낌을 준다. 그 옛날 기모노를 차려입은 게이샤들이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가슴 아파하며 눈물을 뿌렸을 이곳은 조용히 마음을 비우고 걷기에 좋다. 수많은 인연이 밟고 지나다녔을 돌길에는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 아득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는 잠시 멈춰 서서 숨을 죽이고 귀 기울이는 수고를 해야 한다. 그 바람의 이야기에 매료된 사람들은 이곳에 둥지를 틀기도 한다. 일본의 셰익스피어라고 알려졌으며 를 쓴 나츠메 소세키도 이곳에 머물면서 작품활동을 했다. p. 26 이 책이 이번 여행에 많은 도움이 되었지만, 덕분에 길을 많이 헤매기도 했다는 이야기도 해야겠다. 헤맨 건 가구라자카에서. 메인 가.. 2014. 10. 21.
도쿄 일상산책, 시로가네 고급스러움이 피부로 느껴지는 시로가네라는 명칭은 피천득의 수필 에서도 언급된 적이 있다. 1947년 구가 통합되면서 시바구가 미나토구로 변경됐지만, 도쿄로 유학한 그가 머물던 사회교육가 선생의 집이자 어리고 귀여운 꽃 아사코가 살던 지역이 '시바구 시로가네'다. 창문과 지붕이 뽀족한 집에서 함께 살자고 속삭였던 소녀 아사코와 피천득의 인연이 짧고도 길게 얽힌 동네가 바로 이곳이다. - p. 392 여행을 떠나기 직전에 이 책이 출간됐다. 제목도 컨셉도 모두 마음에 들었다. 도쿄는 서울과 많이 비슷하다는데, 그 중에서도 일본스러움이 느껴지는 곳에 가보고 싶었다. 그리고 화려하지 않고 소소한 구경거리가 있는 곳. 서울로 따지면 서촌이나 북촌, 광화문 같은 곳. 산책하기 좋은 길을 천천히 걷고 싶었다. 그렇지.. 2014. 10.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