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겨울의 시작, 화이트 아웃
그 날, 첫눈이 왔다고 했다. 늦잠을 잤는데 두 통의 문자가 와 있었다. 모두 지금 눈이 내리고 있다는 내용. 잠깐 흩날리는 눈이었다고 했다. 어쨌든 내가 보지 못한 첫눈이 온 날, 아주 추웠고, 짙은 공연을 보러 갔다. 어찌나 춥던지 어쩜 공연 제목을 이렇게 잘 지었지 싶었다. 그야말로 이 겨울의 시작. 공연장 안도 몹시 추웠는데, 용욱씨(아, 어떻게 불러야 하지. 그와 나는 동갑인데)만 덥다고 했다. 옆에서 형로군(한 살 어리니까. 그래도 이상하네.)은 긴장한 사람은 원래 더운 법이라고 했다. 사실 용욱씨는 덥다고, 긴장했다고 했지만 전혀 긴장한 사람답지 않게 기타를 치고, 멘트를 하고, 노래를 불렀다. 그 날, 충무로의 그 겨울에는 용욱씨랑 기타 한 대 뿐이었는데, 이 날, 이 겨울에는 형로군도 있..
2009. 12.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