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무대를보다45

민자씨의 황금시대 - 엄마와 내가 함께 보낸 열 달 해물 치즈 떡볶이와 고추만두, 소고기 김밥을 먹은 뒤였다. 적당히 먹었다고 생각하고 일어섰는데 배가 터질 것 같았다. 그리고 밀려드는 나른함. 자판기 아메리카노의 쓴 맛으로 노곤함을 달랬지만 언젠가처럼 '무려' 연극을 보면서 잠이 들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끄럽지만 예전에 를 보다 졸았다. 가을이었고 몹시 추운 날이었다. 바깥에서 들어오니 극장 안이 너무 따뜻했다. 저절로 눈이 감겨 살짝 졸았는데 내 옆에 앉은 커플이 나를 보며 킥킥 댔다. 자기야, 내 옆에 여자 잔다. 크크. 어찌나 정신이 벌떡 들던지. 그 말을 듣곤 눈알이 띄어나올 정도로 눈을 번쩍 뜨고 봤다. 잠깐 연극을 음미하려고 눈을 감았을 뿐인 척하면서. 그 커플에게 더이상 내가 자지 않는다는걸 알려주려고 자주 과장되게 몸을 비틀어대.. 2008. 4. 18.
틱틱붐 - 서른 살 케익의 촛불을 끄는 순간 지금부터 제가 할 이야기는 저의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당신의 이야기이기도 해요. 그러니까 우리들의 이야기인 셈이죠. 서른이 아직 먼 당신이, 서른을 코 앞에 둔 당신이, 그리고 서른을 훌쩍 지나온 당신이 겪게 되거나, 겪고 있거나, 겪었던 이야기예요. 제 이름은 조나단이예요. 그냥 존이라고 불러줘요. 제가 지금 제일 두려운 게 뭔지 아세요? 틱틱, 붐. 째각째각, 쿵. 왜 이렇게 제 가슴이 초조하고 째각거리기만 하는지 아세요? 전 일주일 후면 서른이 됩니다. 그래요. 어쩌면 서른이라는 나이는 아무런 의미도 없는, 단지 숫자 삼십에 불과한 것인지도 몰라요. 어릴 때는 꿈꿨죠. 내 나이 서른이 되면, 근사한 곡들을 많이 만들어 놓고, 그렇게 동경하는 브로드웨이 무대 위에 내 작품을 올리고, 많은 사람들이 내.. 2007. 12. 10.
뮤지컬 뷰티풀 게임 - 아름다웠던 그 시절을 추억하며 여기 한 때 초록빛 그라운드 곳곳을 누비며 최고의 팀이였던 아일랜드의 벨파스트 축구팀이 있습니다. 그들은 한 때 최고의 팀이였어요. 각자 살아온 환경도 생각하는 가치관도 달랐지만 이들은 온전히 축구 아래에서 하나가 될 수 있었어요. 오직 달리는 것, 내 곁에 패스를 해 줄 니가 있다는 것, 너의 패스를 잡아 골을 넣을 수 있는 내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던 시절이였지요. 우선 선수들을 소개할께요. 우선 벨파스트의 주장 존이예요. 존은 정말 축구밖에 모르는 순진한 아이예요. 이 세상은 모두 축구에 의해서 돌아가는 줄 아는 녀석이예요. 그래서 사랑에도 쑥맥인 녀석이예요. 여자친구는 늘 존에게 축구보다 자신을 더 사랑해달라고 하지만 사실 여자친구도 그라운드 위에서의 존을 무척이나 자랑스러워해요. 순진하고 순.. 2007. 11.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