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의 목욕탕과 술
동생이랑 오사카-교토 여행을 갔을 때, 우리는 들떠 있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본 것처럼 동네 사람들만 갈 법한 자그마한 술집에 들어가 꼬치를 시키고, 맥주를 시키고, 사케와 오뎅탕을 시킬 작정이었다. 일본어를 전혀 못하면서, 들어가면 훈훈한 분위기에 모든 것이 해결될 거라 믿으며 그렇게 생각을 했더랬다. 그래서 오사카에서 저녁을 먹으려고 돌아다닐 때 일부러 큰 길 쪽에 있는 가게들은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골목과 골목 사이를 거닐면서 여긴 어떨까, 여기가 더 낫다,며 많이도 기웃거렸다. 그러다 이 가게다 싶은 곳이 있었다! 크기도, 밖에서 언뜻 보이는 분위기도 딱이었다. 살며시 문을 열었는데, 벌써 만석이었다. 자리가 없었다. 아주 작은 가게였다. 그렇게 한참을 헤매고, 몇 번을 거절 당하다, 결국 큰..
2016. 8.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