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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름 아닌 사랑과 자유
    서재를쌓다 2021. 11. 18. 16:48

     

     

       예전에 어떤 마음으로 외국의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돕는 정기후원을 했었다. 후원을 하면 그 아이의 사진과 좋아하는 것 등이 적힌 간략한 프로필, 후원자에게 보내는 편지들이 도착했는데 어느 날 후원하던 아이가 갑자기 바뀌었다. 단체에 이유를 물어보니 현지에서 연락이 끊긴 거고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다고 했다. 그때 후원을 중단하고 싶었는데 어찌어찌 이어나갔다. 남편과 연애 중일 때 남편이 내가 하는 후원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고 했다. 비슷한 성격의 다른 단체에서 후원받은 돈을 아이들을 위해 쓰지 않은 사건이 있었다. 다른 형식의 후원을 알려주며 이건 사연을 보고 직접 후원할 수 있는 거라고 했다. 망설이다 정기후원을 중단했다. 그런데 소파에서 나란히 티비를 보다 남편이 갑자기 그러는 거다. 아, 나 2만원짜리 정기 후원 시작했어! 예전에 나한테 했던 말 기억 안나냐고 하니 어쩔 수 없었단다. 사진을 봤단다. 엄마도 아빠도 없는 아이들이 보육원에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사진. 보육원 선생님은 한 사람이고 안아줘야 할 아이는 여러 명. 지안이 또래의 아이들이 나란히 누워 자신이 안길 차례를 기다리고 있더란다. 그 사진을 보니 마음이 너무 아파서 후원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단다. 

     

       동물에 관한 내용이지만 책을 읽으면서 나는 지금 내게 무척 소중한 한 사람을 생각했다. 너무너무 소중한데 무척이나 연약해서 잘 보살펴줘야 하는 존재. 나를 힘들게도 하지만 너무너무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존재. 이 아이가 커나가는 세상이 지금보다 좀더 좋은 세상이었으면 하는 존재. 많은 경험을 해야겠지만 너무 힘든 사람은 만나지 않았으면 싶은 존재. 세상을 넓게넓게 보고 깊이있게 사랑했으면 좋겠는 존재. 그렇게 생각하자 동물을 키워본 적은 없지만 그 소중한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동물을 많이 사랑하는 주위 사람도 생각이 났다. 동물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소중한, 하지만 어떤 이유로 연약한, 그로 인해 우리가 사는 세상이 좀더 좋은 세상이었으면 하는, 그런 자신만의 존재를 떠올리며 책을 읽으면 좋을 것 같다. 뒤의 이야기보다 앞의 이야기들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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