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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선옥4

내가 가장 예뻤을 때 - 마해금이는 예쁘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 표지를 봤을 때 공선옥스러운 표지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청보리밭에서 막걸리 한 잔 나누고 싶은 내가 좋아하는 작가 공선옥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의 표지가 아니었다. 이건 너무 예쁘잖아, 색도, 일러스트도. 그렇게 생각했다. 작가가 가지고 있는 투박한 이미지에 비해서 너무 팬시적인 표지라고. 책을 다 읽고 다시 표지를 물끄러미 바라보는데, 표지가 너무 예뻤다. 이건 공선옥이 '쓴' 이야기지만, 스무살 아주 예쁜 해금이와 그의 친구들의 이야기다. 그러니까 표지 속 민들레를 예쁘게 후-하고 부는 볼이 발그레한 아이는 해금이. 해금이는 예쁜 아이다. 이야기를 다 읽고 나니, 이 표지가 이해가 되었다. 해금이에겐 아주 예쁜 표지가 필요하다. 예쁜 색이 필요하고, 예쁜 얼굴이 필요하다. 마해금.. 2009. 6. 4.
배 불러 터져도 좋을 행복한 만찬 행복한 만찬 공선옥 지음/달 사실 저는 아무 것도 한 게 없어요. 공선옥 작가가 다 차려놓은 행복한 밥상에 숟가락 하나 들고 열심히 떠 먹은 것밖에, 라며 배를 두드리기라도 해야할 것만 같은 이 기분 좋은 포만감. 공선옥 작가의 행복한 산문집을 읽었다. 읽는 내내 나는 따땃한 아랫목에 자리잡고 앉아 작가의 흙내나는 밥상을 염치없게 내어주는대로 받아 맛나게 먹었다. 됐다고, 배부르다고, 이제 더이상 못 먹겠노라고 손사래 치는 일 없이 나는 그녀가 내어주는 음식을 그릇소리가 나도록 싹싹 긁어가며 맛나게 비웠다. 그러면 그녀는 마침 생각났다는 듯이 아, 이것도 있다며 구수한 냄새 그득한 오래된 부엌으로 달려가 금세 무치고 부쳐 땅내 고스란히 담긴 음식을 뚝딱 만들어왔다. 그녀의 음식들은 값비싼 재료로 만든 것.. 2008. 7. 6.
자운영 꽃밭에서 나는 울었네 - 나는 바보작가 공선옥이 좋다 자운영 꽃밭에서 나는 울었네 공선옥 지음/창비(창작과비평사) 지난 주, 비가 내리던 어느 날 갑자기 마음이 쓸쓸해졌다. 마음 속 묵직한 무언가 휙 빠져나간듯 공허해지는 순간이 있다. 당장 우산을 챙겨 도서관으로 달려갔다. 다이어리에 공선옥 책들의 청구기호를 적어놓은 페이지를 펼쳤다. 를 빌릴 생각이었는데 손은 자꾸만 자운영 꽃밭쪽으로 갔다. 두 책을 펼쳐놓고 뒤적거리다 자운영 꽃밭을 들고 나왔다. 잘한 짓이었다. 물론 마흔에 길을 나선 작가의 이야기도 그랬겠지만 자운영 꽃밭 속 작가의 이야기는 따스하고 따스해서 쓸쓸한 내 마음을 요리조리 잘도 어루만져주었다. 나는 정말 이 책을 금세 읽어버릴 것이 두려워 아껴가며 읽었다. 자주 책장을 덮고 두꺼운 표지 양장을 쓰다듬었고, 혼자 있는 방 안에서 자주 소리내.. 2008. 5. 2.
명랑한 밤길 - 낮게 거니는 비 내리는 밤길 명랑한 밤길 공선옥 지음/창비(창작과비평사) 기어코 맥주 2병을 사왔다. 집에서 가져온 예쁜 팔각형 유리컵에 맥주를 좔좔좔 따르고 벌컥벌컥 마셨다. 달다. 도서관에 희망도서 신청을 한 뒤 책이 들어왔다는 문자를 받고 달려가 받아와놓고선 다른 책만 읽어댔다. 그러다 반납기간이 얼추 다가오는 것 같아 연장을 하려고 홈페이지에 들어갔는데 벌써 누군가 예약 신청을 해버린 바람에 연장이 안됐다. 연휴동안 내려가서 다 읽고 오자고 생각했는데 뒹굴거리기만 한 탓에 반납기간이 넘어서 읽기 시작했다. 누군가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텐데. 염치없게도 3일을 더 가지고 있었다. 내일은 꼭 반납해야지. 첫번째 단편, '꽃 진 자리'를 읽고선 맨 앞 장의 작가 사진을 유심히 봤다. 이름을 소리내어 읽었다. 공.선.옥. 두번째 단편.. 2008. 2.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