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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연휴, 마지막날 3 2016.05.14
  2. 연휴, 셋째날 4 2016.05.11
  3. 연휴, 둘째날 12 2016.05.10
  4. 연휴, 첫째날 2 2016.05.09
  5. 2016년 봄 7 2016.05.07
  6. 연휴 전 2 2016.05.07
  7. 사월의 출근길 10 2016.04.20
  8. 달리기 일지, 세번째 6 2016.04.19
  9. 416 5 2016.04.16
  10. 2015년과 2016년 겨울 18 2016.04.06

연휴, 마지막날

from 모퉁이다방 2016. 5. 14. 10:45




연휴 마지막 날에는 연등회에 갔다. 조계사 앞에서 연등회 행사를 한다고 해서, 친구가 먼저 가 있었다. 안국역에서 내려 조계사로 걸어 갔는데, 사람들이 무척 많았다. 절 안에서 친구를 만났다. 





절에 연등이 가득했다. 산 속에 있는 절을 좋아하지만, 도심에 있는 절은 가까이 있어 쉽게 올 수 있으니 그것도 좋으다. 외국인들이 많았다. 친구가 그러는데, 우리나라의 연등회가 외국인들에게 꼭 봐야할 행사로 소개되고 있단다. 깜깜해질 때까지 있다보니 그럴 만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축제 같았다.





고운 색지에 소원을 써서 함께 묶어 띄우는 행사를 하고 있어서, 친구랑 한 장씩 썼다. 가족와 친구들이 건강하고, 나도 건강하고, 좋은 사람도 만날 수 있게 해달라고 적었다. 친구는 여러모로 여유를 찾게 해달라고 적었을 것이다. 색지에 한참을 구구절절하게 쓰고 있는데, 예쁘게 생긴 외국인이 내 앞에 와서 한글을 또박또박 적었다. 아름다운 세상, 이라고. 그리고 커다란 하트를 그렸다. 한국말을 했는데 못 알아 들길래, 캔 아이 테이크 어 픽쳐? 이라고 말했다. 환하게 웃으며 색지를 거꾸로 돌려 내게 보여줬다.






당신과 나의 소원이 이루어질 거다.





태국 불교를 소개하는 공간에서 플라스틱으로 된 꽃목걸이를 샀다. 친구는 예전에 동남아에 갔을 때, 이런 플라스틱이 아니라 진짜 꽃목걸이를 선물 받았었는데, 무척 예뻤다고 했다.





티벳 스님들이 만다라 그림을 완성해가고 있었다. 모래 같은 색색깔의 알갱이를 곱게 갈아 그림을 완성하고 있었다. 친구가 말했다. 그림을 완성한 후에는 바람에 저 알갱이들이 자연스럽게 날리도록 내버려둔다고. 예전에 티벳에서 만다라 그림을 만들고, 그 그림이 바람에 날리는 모습을 봤는데 정말 멋있었다고. 눈물이 날 만큼 멋있었다고. 상상해봤다. 색색깔의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고, 색색깔의 알갱이들이 바람에 날려지는 모습을. 결국 아무 것도 남지 않은 모습을.





아무 것도 없지만, 결코 아무 것도 없는 것이 아닌 상태를.





색이 고와서 부적도 하나씩 만들었다. 부적 안쪽에 소원을 직접 적었다.





7시부터 인사동 일대를 한바퀴 돈다고 했다. 밥 먹는다고 놓쳐 버렸다.





깜깜해진 조계사.





안녕,





귀여운 연등들아.





지나가다 연등회 행사를 하길래 얼떨결에 참석. 앞 사람의 어깨에 손을 얹고 신나게 뛰면서 돌았다. 오른손을 뻗어 또 다른 줄의 사람들과 하이파이브를 했다. 노래에 맞춰 율동도 했다. 너무너무 신이 나서 춤이 절로 나왔다. 모두들 소리 지르면서 즐거워했다. 외국인들이 무척 많았는데, 내 옆의 외국인이 연등회의 노래를 또박또박 따라부르길래 놀랬다. 이런 가사가 있었다. '이렇게 멋진 날에, 이렇게 기쁜 날에'





청계천에서 연휴 마지막 날을 마무리했다.






연등회의 신나는 음악소리에서 벗어나니 이 곳이 고요하게 느껴졌다.





좋은 날들이었고, 좋은 날들일 것이다.





솜사탕 하나 나눠 먹으며 연휴 마무리! 자알 쉬었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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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셋째날

from 모퉁이다방 2016. 5. 11. 22:12






   장염과 마라톤, 감기로 길게 쉬었던 운동을 다시 나갔다. 간만에 얼굴이 빨개진 채로 두바퀴를 돌았다. 집에 와서 뒹굴다가 동생이 홍대로 쇼핑을 나간다기에 따라 나섰다. 역시 휴일의 홍대는 나올 곳이 못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지오다노에서 진녹색 여름티를 하나 샀다. 배가 고파서 동생이 추천한 홍대와 망원 사이의 양고기 집을 갔는데, 무척 마음에 들었다. 상수의 양고기집보다 공간도 넓고 고기도 맛있었다. 맥주를 한 잔 마시고, 얼음과 레몬, 진토닉을 넣고 한라산 한 병을 나눠 마셨는데, 아깝게도 남겼다. 알딸딸한 상태로 집까지 걸어왔다. 많이 먹었으니 걸어보자고 모르는 길을 잘도 걸었다. 길이 맞나 싶었는데, 맞더라. 불광천 길이 나와서 안심하고 걸었다. 동생이 언젠가 물었다. 언니는 내가 친구가 점점 없어지는 게, 사람들 말 한마디 한마디에 너무 예민해서 그런 거 같애? 상처를 너무 잘 받아서 그런거 같애? 이제 상처를 좀 덜 받아야 하지 않을까. 어떤 질문들은 빠져나가지 않고 몸 속 어딘가에 잘도 숨어 있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슬그머니 다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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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둘째날

from 모퉁이다방 2016. 5. 10. 22:18







   COFFEE. 간판에 불도 안 들어온다. 그냥 커다랗게 COFFEE라고 써져 있다. 운동을 하고 동생이랑 지나가다가 뭐지? 하고 깜깜한 안을 들여다봤다. 뭔가 심상치 않은 커피집이 생긴 것 같다. 다음 날인가 그 다음 날인가 커피를 마시러 갔다. 계산을 하면서 물어봤다. 여기 언제 생긴 거예요? 이 주 정도 됐어요. 황작가로 추정되는 주인님은 매력남이었다. 상냥하고 친절했다. 우리는 이 곳의 단골이 되었다. 주로 운동을 끝내고 가서 공부를 한답시고 수다를 잔뜩 떨고 왔다. 매일매일 회사에 나가야 하는 고단함에 대해. 로스팅도 하는 곳이라 큰맘 먹고 원두를 샀는데, 원두가 내 취향이었다. 나는 묵직하면서도 산미가 강하지 않은 원두를 좋아하는데, 여기 원두들이 그랬다. 닮은 여자애 둘이 와서 커피도 마시고 원두도 사고 오래 있다 가니까 주인님에게도 우리가 단골손님이 된 듯 했다. 가끔 맛보라며 서비스로 다른 커피를 내려줬다.


   어느 날. 동생은 약속이 있었다. 나는 혼자 이마트에서 장을 보고 커피를 마시고 갈까 망설이다 결국 길을 건너 들어왔다. 요즘 내가 빠져 있는 아이스 라떼를 시켰다. 여기 라떼는 뭔가 다르다. 무척 고소하고 적당히 달달하다. 동생은 많은 종류의 원두를 직접 갈아 내려주며 맛을 표현해보라며, <신의 물방울> 정도는 아니더라도 '제발' 구체적으로 말해달라며 나를 수도 없이 훈련시켰지만, 결국 모두 실패했다. 내가 느낄 수 있는 맛은, 시다, 시지 않다, 묵직하다, 맛있다, 맛이 없다, 무척 맛이 있다, 정말 맛이 없다 정도. (ㅠ.ㅠ 나도 이런 내가 싫어요.) 그 날, 카페는 한산했다. 창가 자리에 앉아 있던 여자아이는 커피를 마시고 갔고, 뒤늦게 들어온 중년남녀도 잠시 수다를 떨다 갔다. 주인님은 내가 시킨 아이스라떼를 가져다주고, 뒤이어 작은 잔을 하나 더 가져왔다. 새로운 원두로 테스트 중인데, 맛 좀 봐주세요. 오 마이 갓! 이런 건 동생한테 해야 하는 건데;; 걔는 <신의 물방울> 수준으로 맛을 표현할 수 있는 아인데. 나는 천천히 두 맛을 음미해봤지만, 결론은 둘 다 맛있다는 것. 원래의 라떼가 좀더 고소하다는 것. 한 시간 넘게 책을 읽고 핸드폰을 하다 일어섰다. 아아아아, 주인님이 오신다. 내 쪽으로 오신다. 손은 마주 잡고 맛이 어땠냐고 물어보신다. 결국 그 날, 그 집 라떼 맛의 비밀을 알았다. 우유를 한 종류만 쓰지 않고 여러 종류를 적절한 비율로 섞어 쓰는 것. 그 날, 주인님의 활짝 핀 잇몸 웃음을 처음 봤다.

   연휴 둘째 날, 비가 왔다. 이른 오후에 커피집에 가서 오래 앉아 있었다. 커피도 마시고, 책도 읽고, 수다도 떨었다. 라떼가 너무 맛있어 두 잔을 시켰더니 주인님이 서비스를 가져다 주셨다. 이번엔 무려 샤베트. 비도 오고, 공짜 샤베트도 맛나고, 연휴는 이틀이나 더 남았고, 읽고 있던 책이 끝이 났고, 이제 새 책을 읽을 수 있으니, 좋았다. 참 좋았다. (아, 옛날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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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첫째날

from 모퉁이다방 2016. 5. 9. 00:18



   우리는 충무로의 어느 술집에 있었다. 1층이었고, 테라스 문은 활짝 열려 있었다. 이것만 마시고 일어서기로 했다. 나는 생맥주를, 친구는 잭콕을 시켰다. 맥주를 한 모금 마시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예고 되어 있었던 비였다. 우리 테이블 뒤로 조금 어려보이는 남여 커플이 들어와 앉았다. 술집이 조용해서 두 사람이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두 사람은 조곤조곤 높임말을 쓰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비는 오고, 음악도 좋고, 두 사람의 높임말 소리도 좋은 거다. 나는 나도 모르게 친구에게 높임말을 쓰며 단둘이 술을 마실 수 있는 남자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저 두 사람의 소리가 참 예쁘게 들린다면서.


   친구랑 헤어지는데, H씨에게 메시지가 왔다. '맥친, 오랜만이죠. 저 금령씨 동네 와서 술 마셔요. 그러다 생각나서.' 나는 충무로에서 연신내역까지 3호선을 타고, 연신내역에서 새절역까지 6호선을 타고 H씨에게 갔다. H씨는 남편과 그의 친구와 방금 전까지 다트를 했다고 했다. 우리는 해산물을 파는 가게로 이동했다. H씨와 나는 맥주를, H씨의 남편 S씨와 S씨의 고등학교 친구는 소주를 마셨다. 안주는 산낙지를 시켰다. S씨는 멍게를 좋아한다고 했다. 나랑 H씨와 S씨는 같은 직장에 다니는데, 이렇게 개인적으로 셋이 술을 마신 것은 두번째였다. S씨는 원래 응암 사람이고, 부모님의 가게가 응암에 있다. H씨는 이마트를 지나갈 때마다 S씨가 여기가 금령씨네 집인데, 라고 이야기한다고 했다.

   S씨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취했고, H씨가 남편을 깨운다고 데리고 나갔다. S씨의 친구와 나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는데, 주로 이런 이야기였다. 많이 마시신 거 같은데, 안 취한 거 같애요. 저 취했는 데요. 전혀 안 취해보여요. 내가 앉은 자리로 가게 문이 보였는데, 그 뒤로 S씨가 빼콤 얼굴을 내밀더니 다시 사라졌다. 그러다 몇 분 뒤에 다시 얼굴을 내밀더니 또 금방 사라졌다. 나는 이게 두 사람의 사려깊은 소개팅 자리인가 생각했다. 자리로 돌아온 S씨는 내게, 그런데 금령씨는 왜 연애를 안해요? 하고 물었다.

   H씨와 S씨는 대리를 불렀다. 우리는 차 쪽으로 걸어가면서 아이스크림 하나씩을 골랐다. 나는 간만에 만났는데 일찍 헤어져서 아쉽다고 말했고, H씨도 그러니까요, 라고 맞장구를 쳤다. H씨는 내가 아는 한, 취한 적이 없다. S씨는 오늘 빨리 취했다. 얼마 전 회식 때도 S씨가 많이 취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생각했다. S씨는 힘이 든걸까. S씨는 친구에게 나를 꼭 데려다주라는 말을 남기고 차문을 닫았다.

   S씨의 친구와 나는 밤길을 걸었다. 그리 길지 않은 길이었다. S씨의 친구는 키가 컸다. 길에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S씨가 커피 이야기를 꺼냈다. 비는 잠시 그쳐 있었다. 비가 오면 커피가 더 맛있죠, 이런 이야기를 했고, 나는 내가 좋아하는 커피집을 가리켰다. 여기 커피 맛있는데. 집에서 상암까지 걸어서 종종 영화를 보러 간다고 하니, 걸어서요? 라면서 눈을 번쩍 떴다. 네, 걸어서요. 자전거 타고 가지 않고요? 저, 자전거 잘 못 타요. 그냥 탈 줄만 알아요. 걸어서 가면 좋아요. 얼마 걸리지 않아요. 나는 집 근처에서 물었다. 여자친구 없어요? S씨의 친구는 없어요, 라고 하더니 얼마 전에 헤어졌어요, 라고 말했다. 집 앞 길까지 왔다. 이제 가셔도 된다고 했다. 담배 한 대만 피고 갈게요. 내게 담배를 피냐고 물었고, 내가 피지 않는다고 하니까, 잠시 머뭇거리더니 그럼 그냥 갈게요, 하면서 택시를 잡았다. S씨의 친구집은 우리집에서 버스 정류장으로 다섯 정거장 정도다. 그렇게 S씨의 친구와 헤어졌다.

   나는 양치를 하고, 세수를 하고, 발을 씻고, 복층에 올라가 누웠다. 이불을 덮고는 생각했다. 아, 높임말을 쓰는 남자랑 단둘이서 밤길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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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봄

from 모퉁이다방 2016. 5. 7. 10:26

 

  핸드폰 창에 '포르투갈어 사전'이라고 쳤다. 그리고 '봄'이라고 쳤다. 

 

   primavera

   [여성명사] 봄, 청춘, 청춘시대.

   ex) primavera de vida : 인생의 봄, 청춘시절.

        a primavera chegou

        estamos na primavera : 봄이 되었다.

        chegou a primavera : 봄이 왔어요. 

 

 

   2016년 내 청춘시대의 사진들. 내가 나의 청춘을 느끼는 순간은 먹고, 마시고, 보고, 읽고, 걸을 때인 것 같다. 죄다 그 순간의 사진들이다. 시간은 정말 잘도 간다. 지나가고 있는 봄을 되돌아보니 괜찮았던 것 같다. 여름에는 반짝이는 순간들이 더 많기를. 청춘의 끝자락, 주윤하의 새앨범이 나왔다.


 


처음 먹어본 시카고 피자. 피맥 먹자고 노래를 부른 동생.



휴일의 끝은 영화. 동주를 봤다.



좋은 커피였다.



라본느 샌드위치. 다음번엔 빵을 바꾸지 않기로.



운동 끝내고, 마시고 읽기.



치카상이 성신여대에 맛있는 일본 음식점이 있다고 해서 함께 갔다. 오이시-갓다데스.


 

늦은 봄에 교토에 다녀오고 싶어 고향이 교토인 치카상에게 이것저것 물어봤는데, 좋은 식당과 좋은 거리를 추천해줬다. 내가 보기에 괜찮을 드라마와 영화도 소개해줬다. 지진 때문에 모든 건 취소되었지만.


치카상과는 개인적으로 두번째 만났는데,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내내 내 말이 잘 전달되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치카상은 나를 만나는 게 즐거울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처음에는 외국인이라 이런 생각이 드는 걸까 싶었는데, 결국 사람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인도 마찬가지. 친해지기 까지, 익숙해지기 까지, 시간과 노력과 마음이 필요한 거라고.



어느 아침.


 

선우정아에 빠진 봄날.


 

B가 동네로 와줬다.


 

그리고 동네에 이런 곳도 있다는 걸 발견했다. 정말 맥주가 맛있었던 집.


 

시옷의 책. 2004년의 메모.


 

 

어느새, 단골.


 

운동이 끝나면 소주병을 돌린다. 포도알을 주거나 뺏는다. 포도알을 다 채우면 선물을 준다. 동생 친구가 운동장갑을 선물로 줘서, 인증샷! 결국 포도는 다 채우지 못했다.


 

넵.


 

1년 전, 달리기에 관심을 보이는 내게 차장님이 선물해준 책.


 

좋은 페이지들이 많다.


 

고대했던 그 날.

왜죠? 다들 맥주 좋아하지 않나요? 흑흑흑.


 

퇴근.


 

이 날은 미처 몰랐지. 이 날이 마지막 스터디가 될 줄은. 며칠 전, M상으로부터 메시지가 왔다. 금령상, 혹시 포기하신 거예요? 아아아, 그게;;;


 

어느 밤.


 

역시, 우리 집에 오면 꽃들이 죄다 죽는다니까.


 

올 봄에는 정말이지 건강이 최악이었다.


 

지저분하게 꽂혀있어 차곡차곡 정리해봤다. 참 많은 커피들.


 

쨍-하고 무지개 뜰 날.


 

아파서 맥주는 마시지 못하고 녹차를. 녹차가 무척 맛났다.


 

S의 쪽지에는, 이 노트에 내가 꿈을 펼쳤으면 좋겠다고 적혀 있었다.


 

아침, 출근하기 싫었다. 계속 자고 싶었다. 시옷의 책.


 

결국, 다시 병원.


 

봄날, 택배로 배달되어온 마음.


 

든든.


 

장염 때문에 죽만 먹을 때, 다 나으면 꼭 먹어야지 하고 써 놓은 목록들.


 

야호, 다 나았다!


 

그래서 커피도 마시고,


 

꿈에도 그리던 스콘도 먹었다. 이 가게 스콘은 정말 맛있었다.


 

네네, 다 먹을 수 있게 되었답니다.


 

토요일의 상상마당. 오랜만에 조제를 만났다. 이번에는 츠네오에게 더 마음이 갔다.


 

원없이 먹어보자, 케이에프씨의 비스켓도.


 

와, 정말요? 합정에 헌책방이 생겼다.


 

뽀글뽀글 봄.


 

김창완을 듣는 아침.


 

무지와 콘은 항상 함께 있다.


 

엄마, 아빠가 병원 때문에 올라오셨다.


 

꽃이 피기 전, 경복궁.


 

아빠, 엄마가 더욱 건강해지면 좋겠다.


 

우리도.


 

아빠와 동생.


 

좋은 날들만 남았으면 좋겠다.


 

단팥죽을 한 그릇씩 시켜 따뜻하게 먹었다.


 

길을 걷다 친구 생각이 나서.


 

S가 집에 초대해줬다. 나는 S가 좋아하는 기네스 맥주를 사갔다.

S는 내가 좋아하는 맥주를 잔뜩 사다 놓았다.


 

S의 책상. 나랑 같은 필통. S는 초록색을 좋아한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

친구는 내게 스타일이 많이 바뀌었네, 라고 했다.


 

친구의 주량은 여전했다.

리얼 비어. 리얼 라이프.


 

알딸딸한 상태에서 헌책방에 들러, 사고 싶었던 책을 샀다.

조제 영화를 보고, 읽고 싶은 마음 간절하여 계속 검색했던 책. 새 책은 품절.


 

친구가 돈을 많이 벌어서 주말에는 쉴 수 있으면 좋겠다.


 

다이빙 하듯 흠뻑 빠져 들었던 책.


 

나와 동생의 단골 커피집. 황작가 커피.


 

이번엔 빵을 바꾸지 않았다. 그렇지만 빵을 바꾸지 않으면 딱딱하니, 딜레마.


 

차장님이 고기를 사주셨다.


 

집에 보낼 청국장도 사주셨다.


 

라본느 스콘.


 

S가 건네준 마음.


 

샌드위치, 스콘에 이어 라우겐에 빠졌다. 사랑해요, 라본느.


 

용산, 모네.


 

전시회 보고 나와서 B와 공덕역. 고심하다 결국 치맥.


 

Trust Me, You Can Dance.


 

맥주 가라사대,

Life is Short, Drink More Beer.


 

책갈피도 샀다.


 

책으로 베트남 국수를 잔뜩 먹은 날들.


 

봄꽃.


 

봄밤.


 

마셔 보았다. 라떼는 구하기 힘들다고.


 

너무 짧다.


 

봄날은.


 

"물론 이건 선입견이지만 소설을 읽으면서 작가를 상상해보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므로

어찌할 도리가 없는 일이었다."


 

미세먼지 짙은 날, 덕수궁. 변월룡 전.


 

덕분에,


 

벚꽃 구경.


 

혼자 오래 걸었다.


 

좋은 전시였다.


 

그의 분홍색이 오래 마음에 남았다.


 

혼자 먹은 우동.


 

혼자 본 영화.


 

고민하다, 사버린 시집.


 

이번 봄은, 선우정아.


 

미세먼지가 많은 날도 걸었다.


 

S가 최종면접에 합격했다.


 

새직장으로 출근하는 S에게, 축하 선물.


 

달리기를 한 날, 미세먼지가 무척 많았다. 다시 독한 감기에 걸려 버렸다.


 

S의 마음.


 

아프니 나가지 못하고, 누워서.


 

바탕화면을 바꿔 보았다.


 

빨간책방 듣다가 책장에서 꺼낸 책.


 

시금치면을 더 시금치스럽게 하기 위해 시금치를 넣어보았다.


 

남과 여도 봤다. 겨울의 장면들은 극장의 큰 화면에서 봐야 했는데.

 

계속 아프니까 걱정된다며 차장님이 계속 뭔가를 주셨다.


 

B가 잔뜩 보내준 커피로 출근하기 싫은 아침들을 견뎠다.


 

글이 올라오면 꼭 가보는, 블로그의 새 글.

잘 헤어지면 잘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잘 헤어지면 잘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봄비.


 

퇴근.


 

시옷의 책. 또다시, 울었다.


 

담배.


 

소굴.


 

기네스와 산미구엘 사이.


 

시옷의 모임.


 

s가 선물해준 맥주 그림.

문에 붙여뒀다.


 

고마운, 상.


 

연차를 낸 월요일 아침.


 

다이어트는 계속 됩니다. 이 점심 샐러드는 너무나 맛있었다.


 

아빠 약 타러 간 날, 점심.


 

집에 그냥 들어오기 아쉬워, 극장.


 

S의 집에 갔을 때 선물받은 씨앗. 아빠에게 약 보내면서 함께 넣어 보냈다.

밭에 심어주세요.


 

여름이 오고 있다.




여름도 잘 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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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전

from 모퉁이다방 2016. 5. 7. 09:30



아침, 응암.








저녁, 파주.





밤, 합정.



   나흘간의 연휴를 앞두고, 어디에도 가지 않는 계획을 세운 나는 집에서 뒹굴거리지 않기 위해, 매일 하나의 의미 있는 일을 해보자 결심했다. 좀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다짐했던, 연휴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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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의 출근길

from 모퉁이다방 2016. 4. 20. 23:04

 

 

 

   점자 명함을 받은 순간부터 '이 사람'을 찍어야겠다고 결심했지만, 투표소에서 도장을 찍기 전 망설여졌다. 이 사람은 당선이 안 될 게 확실하기 때문에. 나의 표는 소중하니까, 좀더 실리적인 한 표를 행사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 때문에. 하지만 이 사람에게 힘이 되어 주고 싶었다. 이 사람을 응원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 오늘 출근을 하면서 이 사람을 봤다. 실제로 본 건 두번째다. 이 사람은 양복을 차려 입고 있었고, 그 옆에 그의 동료가 커다란 판넬을 들고 있었다. 그 판넬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낙선했습니다. 그래도 일합니다." 이상하게, 가슴이 두근거렸다. 역 입구에는 이 사람과 이 사람의 동료가 벗어놓은 가방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는데, 백팩은 적당히 낡아 있었고, 그 뒤의 까만 손가방에는 세월호 추모리본이 노랗게 달려 있었다. 사실 현관문을 나서면서, 오늘은 또 어떻게 하루를 버티나 생각했는데, 그 생각이 부끄러워졌다. 내가 좀더 용기 있는 사람이었으면 직접 다가가 말해줬을텐데. 응원한다고. 대신, 있는 힘껏 오늘 하루를 보내기로 다짐했다. 더군다나 나는 지금 살아가면서 한번도 성공한 삶을 살지 못했다고 절망하고 있는 고흐의 글을 읽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우리 모두 알다시피, 그는 한 순간도 실패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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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4월 10일 일요일 - 그날의 일기.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세수를 하고, 머리를 질끈 묶고, 여의도로 가는 버스를 탔다. 다리를 건널 때, 어젯밤에 누군가가 다리를 건너는 선명한 영상을 보내주는 꿈을 꾼 걸 기억해냈다. S와 만났고, 우리는 달렸다. S가 몇 번인가 기다려주는 걸 느꼈다. 그럴 때마다 힘을 내어 봤다. 우리는 완주했고, '너를 만나면 더 멋지게 살고 싶어진다'라는 문장이 새겨진 메달을 받았다. 둘이서 한참을 깔깔대며 웃었다. IFC몰까지 걸어가 제일제면소에서 회전샤브샤브를 먹었고, 다시 여의나루로 와 돗자리를 깔고 캔맥주를 마셨다. S는 내게 어떤 사람이 되고 싶느냐고 물었다. 내일은 S의 첫 출근날이다. 첫 출근을 앞두고 의미 있는 일을 했으니 S의 이번 회사 생활은 잘 될 거다. 일요일 오후의 버스를 타고 미친듯이 졸면서 집에 도착했다. 미세먼지 때문이라며 냉장고에 남은 대패삼겹살을 구워먹고, 동생이랑 황작가 커피집에 가 카푸치노를 마시면서, 고흐의 편지를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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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모퉁이다방 2016. 4. 16. 22:18

 

 

 

   감기가 왔다. 체력을 쌓아가는 중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상하게 병치레 없던 내게 올해 벌써 두 번의 병이 찾아왔다. 잠시, 아무래도 나이 들어가고 있는 건가, 생각했다. 그렇기에 이 병이 나으면 더 열심히 체력을 길러야 겠다, 고도 생각했다. 감기가 갑자기 독하게 온 탓에, 지난 선거날은 하루를 온전히 앓는데 보냈다. 아픈 것도 아픈 거지만 시간이 아까워 죽는 줄 알았다. 하고 싶은 것들이 많았는데. 그래도 느즈막이 선거는 했다. 낮에도 힘들었지만, 밤에는 더 힘들었다. 목이 아프고 열이 나서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었다. 끙끙 앓는 소리를 내다가 벌떡 일어나 화장실에 다녀오고, 가만히 앉아 있곤 했다. 저번 장염 때 급휴가를 많이 써서 이번에는 참아봤다. 낮에는 그럭저럭 버틸만 했다. 금요일, S가 출근 첫 주를 마치며 합정에서 같이 맛있는 밥을 먹자고 연락해왔지만, 야간진료를 하는 병원을 알아둔 터라 함께 하지 못했다. 그녀의 한 주가 무척 궁금했는데. 결국 자유로에서 차가 많이 막혀 야간진료 시간도 맞추지 못했다. 어젯밤도 잠을 제대로 못 자고 끙끙 앓았다. 자고 싶은데, 잠에 들 수가 없고, 괴로운 마음이라도 떨쳐 보자며 티비를 틀었다. 이런저런 웃긴 프로그램들이 하고 있었지만 집중이 안됐다. 그러다 얼마 전 보다가 한 회만 남겨둔 세계테마기행 홋카이도 편이 생각났다. 정창욱 요리사가 겨울의 홋카이도를 여행했다. 마지막 4회를 틀었다. 눈밭이 펼쳐졌다. 그 풍경들을 가만히 보고 있으니 고맙게도 잠이 찾아와 줬다.

 

   아침에 일찍 병원에 다녀왔다. 인후염이 심하다고 하고, 3일치 약을 지어줬다. S가 죽 기프트콘을 보내줘 돌아오는 길에 죽집에 들렀다. 죽집에서 물을 한방울도 섞지 않은 배즙을 팔길래 그것도 샀다. 어떻게든 주말에 이 감기를 떨쳐내야 한다. 의사는 10분에 한번씩 물을 마시며 목을 축여주라고 했다. 집에 와 죽을 먹고, 약을 먹고, 운동 갔다 돌아온 동생이랑 나란히 누워 티비를 봤다. 티비를 보다 둘다 꿀잠을 잤다. 낮잠에 빠져들면서 생각했다. 아, 잘 수 있어 정말 다행이다. 늦은 오후에는 마트에 가서 삼치를 샀고, 오는 길에 망설이다 커피집에 들렀다. 커피집 사장님이 최근에 무슨 일이 있었냐며 오랜만에 오셨다며 안부를 물었다. 따뜻한 것은 되도록 피하라고 병원에서 말해줘서, 차가운 라떼를 시켰다. 이 집 아이스라떼가 고소하다. 고흐의 편지글을 몇 페이지 읽다 집에 왔다. 삼치를 바삭하게 구워 남은 죽과 함께 먹었고, 비가 본격적으로 내리기 시작하는 소리를 들었다. 우두둑- 아주 커다란 소리였다. 바람도 세게 불었다. 젝스키스가 나온 무한도전을 보고 나서, 티비를 끄고 가만히 빗소리를 듣고 있는데, 순간 마음이 출렁했다. 라이터를 찾아 오랜만에 초를 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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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왔고, 여름이 오고 있다. 이건 지난 겨울 이야기.

지난 겨울에는 어떤 마음을 가졌고, 어떤 마음을 보냈다.

그러면서 이런저런 시간들을 보냈는데, 뒤돌아보니 잘된 일 같다.

 

 

 

학원 가기 전, 이 시간이 좋았다.

공부는 하지 않고 한껏 분위기 잡고선.

 

 

H오빠가 사준 후로 종종 씨지브이에 가면 버터구이를 사 먹는다. 맛나다.

 

 

가득 밀크티. 보송보송 생크림.

 

 

친구 어머니께서 제주도 귤을 보내주셨다.

 

 

우리집에선 꽃이 시든다.

 

 

쌈.

 

 

조기 출근.

 

 

겨울의 온도.

 

 

홍대.

 

 

S가 적어준 글귀.

 

 

시옷의 책.

 

 

두번째에 성공했다. 친구랑 꿀벌이랑 전통 아바이 순대국.

 

 

간만에, 피오니. 새로 옮긴 매장이 너무 넓어서 어색했다. 맛은 여전했다.

 

 

혼자 먹은 라멘.

 

 

그날밤, 신촌.

 

 

그날의 닉네임.

 

 

처음보는 사람들이랑 한 테이블에 앉아 와인을 마셨다.

시 만나자고 했지만 다시 만나지 못했다.

 

 

 

닭가슴살과 새송이버섯, 청경채, 굴소스.

 

 

친구 어머니가 한라봉도 보내주셨다.

 

 

다-알.

 

 

내게 온 책들, 영화와 음악.

 

 

벤쿄시떼이마시따.

 

 

화장실.

 

 

친구랑, 꿀벌이랑 스파게티.

 

 

어제 술을 많이 마셨으니 오늘은 짬뽕을 먹자, 고 했다.

 

 

올해의 나의 목표.

 

 

마스다 미리. 정말요?

 

 

언젠가, 가마쿠라.

 

 

메리, 크리스마스.

 

 

포르투갈, 이라는 문구를 보고 바로 구입한 무인양품 소스.

 

 

배우들이 좋으다.

 

 

 첫 잉어빵이자 마지막 잉어빵.

 

 

S와 숙대에서 만났다. 맛있는 돈까스를 먹으려고 했는데 문을 닫아 찜닭을 먹었다.

 

 

막내의 생일 케잌.

 

 

막내의 생일상.

 

 

집에서, 일출.

 

 

나는 투다리가 좋다. 정말 좋다. 깻잎말이는 정말 맛있다.

 

 

아침.

 

 

2015년 마지막 커피.

 

 

경주 커피집에서 마신 백프로 딸기주스.

 

 

한살 또 먹었다.

 

 

따뜻한 남쪽나라를 오랫동안 여행하는 꿈.

 

 

세일하는 덕에 매일매일 사 먹은 케이에프씨 텐더. 너는 사랑.

 

 

새해.

 

 

퇴근.

 

 

조립.

 

 

불끈. 열심히 운동을 했다. 생각이 날수록 더 이를 악 물었다.

 

 

동생의 포테이토 샌드위치.

 

 

기린맥주 같지만 사실은 그냥 생맥주.

 

 

함께 술을 마시면서 외롭단 느낌이 들던 순간도 있었다.

 

 

따뜻한 남쪽나라에서 살아보기.

 

 

도라에몽을 얻기 위해 얼마나 많은 책을 구입했던가.

 

 

친구에게서 크리스마스 카드가 왔다.

 

 

친구의 신혼집도 방문했다. 리모델링한 집은 따뜻하고 아늑했다.

 

 

그래, 행복 뭐 있나.

 

 

예전엔 흐린날 참 좋아했는데.

 

 

치카상이랑 만날 때마다 일본음식을 먹었다. 이 날은 오키나와 음식.

 

 

제주도 여행 모임.

 

 

짠-하는 사진을 다 찍어뒀다.

 

 

4차까지 갔다.

 

 

몇년 전 제주에서 우연히 만난 인연이 이렇게 이어지고 있다.

 

 

T가 권하고 권하고 권해서 간 살사바. 신난 두 여자의 라틴댄스.

 

 

그날의 신청곡.

 

 

공이 문자를 보내왔다. 지금 이비에스에서 러브레터 한다고.

 

 

퇴근.

 

 

친구의 아가가 태어났다.

 

 

S에게 바닷마을다이어리를 빌려주고 받은 선물.

 

 

이름이 쏙 마음에 든다, 금룡통닭.

 

 

한겨울, 시옷의 모임. 귀가 떨어져 나갈 정도로 추웠던 겨울밤.

 

 

이제는 사라진 시인의 방. 우리의 밤.

 

 

시인의 방에서 마지막 건배.

 

 

건물과 건물 사이.

 

 

사실은 대단한 이금령이고 싶다.

 

 

다이어트는 계속됩니다. 그런데 원래 뻑뻑한 닭가슴살을 좋아한다.

 

 

먹고 싶은 건 무조건 아침에.

그래서 저녁에 사둔 햄버거를 아침에 맛있게 먹었다.

 

 

눈 사진이 별로 없네, 하면서 찍은 눈.

 

 

여기도, 눈.

 

 

다시, 리스본. 시작하면서 두근거렸다.

 

 

너의 꿈.

 

 

이 노래는 그 사람을 생각나게 한다.

 

 

마음이 있을 때 줄창 들어대서.

 

 

내 사랑, 광화문.

 

 

동생이 런던에 간다고 런던 수첩을 사달라고 했다.

 

 

이제 혼자 영화 보는 거 그만하고 싶다, 고 생각한 날.

 

 

막내에 따르면, 요즘 광화문의 핫 플레이스.

 

 

과연, 가격 만큼 맛있는 맥주.

 

 

치인트에 빠져지낸 날들.

 

 

스터디 뒷풀이. 2잔은 둘이서, 10잔은 다른 둘이서 마셨다. 하하하.

 

 

정말요?

 

 

2월 5일.

 

 

미용실에서 보낸 한 나절.

 

 

설날 때 엄마가 준 호박으로 만든 호박죽.

 

 

너무나 울적한 마음에, 이런 책을 읽으려고 해봤으나,

금 읽어보니 그녀의 말이 맞았으나, 그것 또한 내가 경험으로 깨닫고 싶었다.

내 식대로 하겠다고 결심하고 책장을 덮었다.

 

 

E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맛있다는 황태포집을 발견했어요!

 

 

그러나, 우리는 취하지 않았다.

 

 

맥주를 마시는데 갑자기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기도 했다.

 

 

과욕은 금물.

 

 

시옷의 책.

 

 

5년뒤, 10년뒤의 목표를 세우고 그걸 실천해 나가는 게 삶의 낙이라는 사람과 함께 공부했다.

 

 

처음 가본 동탄.

 

 

꿀벌이의 이름은 '찬'으로 정해졌다.

 

 

조승우가 먼저 아는척 해주는 꿈을 꾸고 기분이 좋아 로또를 샀다.

결과는 참혹했지.

 

 

사랑은 사치일까?

 

 

아침 셔틀버스 안.

 

 

자기도 그냥 가기 아쉬웠던지 펑펑 왔다.

 

 

안녕, 겨울. 수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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