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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휴, 마지막날
    모퉁이다방 2016. 5. 14. 10:45




    연휴 마지막 날에는 연등회에 갔다. 조계사 앞에서 연등회 행사를 한다고 해서, 친구가 먼저 가 있었다. 안국역에서 내려 조계사로 걸어 갔는데, 사람들이 무척 많았다. 절 안에서 친구를 만났다. 





    절에 연등이 가득했다. 산 속에 있는 절을 좋아하지만, 도심에 있는 절은 가까이 있어 쉽게 올 수 있으니 그것도 좋으다. 외국인들이 많았다. 친구가 그러는데, 우리나라의 연등회가 외국인들에게 꼭 봐야할 행사로 소개되고 있단다. 깜깜해질 때까지 있다보니 그럴 만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축제 같았다.





    고운 색지에 소원을 써서 함께 묶어 띄우는 행사를 하고 있어서, 친구랑 한 장씩 썼다. 가족와 친구들이 건강하고, 나도 건강하고, 좋은 사람도 만날 수 있게 해달라고 적었다. 친구는 여러모로 여유를 찾게 해달라고 적었을 것이다. 색지에 한참을 구구절절하게 쓰고 있는데, 예쁘게 생긴 외국인이 내 앞에 와서 한글을 또박또박 적었다. 아름다운 세상, 이라고. 그리고 커다란 하트를 그렸다. 한국말을 했는데 못 알아 들길래, 캔 아이 테이크 어 픽쳐? 이라고 말했다. 환하게 웃으며 색지를 거꾸로 돌려 내게 보여줬다.






    당신과 나의 소원이 이루어질 거다.





    태국 불교를 소개하는 공간에서 플라스틱으로 된 꽃목걸이를 샀다. 친구는 예전에 동남아에 갔을 때, 이런 플라스틱이 아니라 진짜 꽃목걸이를 선물 받았었는데, 무척 예뻤다고 했다.





    티벳 스님들이 만다라 그림을 완성해가고 있었다. 모래 같은 색색깔의 알갱이를 곱게 갈아 그림을 완성하고 있었다. 친구가 말했다. 그림을 완성한 후에는 바람에 저 알갱이들이 자연스럽게 날리도록 내버려둔다고. 예전에 티벳에서 만다라 그림을 만들고, 그 그림이 바람에 날리는 모습을 봤는데 정말 멋있었다고. 눈물이 날 만큼 멋있었다고. 상상해봤다. 색색깔의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고, 색색깔의 알갱이들이 바람에 날려지는 모습을. 결국 아무 것도 남지 않은 모습을.





    아무 것도 없지만, 결코 아무 것도 없는 것이 아닌 상태를.





    색이 고와서 부적도 하나씩 만들었다. 부적 안쪽에 소원을 직접 적었다.





    7시부터 인사동 일대를 한바퀴 돈다고 했다. 밥 먹는다고 놓쳐 버렸다.





    깜깜해진 조계사.





    안녕,





    귀여운 연등들아.





    지나가다 연등회 행사를 하길래 얼떨결에 참석. 앞 사람의 어깨에 손을 얹고 신나게 뛰면서 돌았다. 오른손을 뻗어 또 다른 줄의 사람들과 하이파이브를 했다. 노래에 맞춰 율동도 했다. 너무너무 신이 나서 춤이 절로 나왔다. 모두들 소리 지르면서 즐거워했다. 외국인들이 무척 많았는데, 내 옆의 외국인이 연등회의 노래를 또박또박 따라부르길래 놀랬다. 이런 가사가 있었다. '이렇게 멋진 날에, 이렇게 기쁜 날에'





    청계천에서 연휴 마지막 날을 마무리했다.






    연등회의 신나는 음악소리에서 벗어나니 이 곳이 고요하게 느껴졌다.





    좋은 날들이었고, 좋은 날들일 것이다.





    솜사탕 하나 나눠 먹으며 연휴 마무리! 자알 쉬었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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