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231 잡지 스쿱에서 발견한 읽고 싶은 책들 금요일, 황석영 작가님의 강연회에 갔다가 'SKOOB'이라는 잡지를 받아왔다. 그냥 받아서 가방 안에 넣어두었다. 오늘 집에서 뒤적거리다가 읽었는데 잡지가 꽤 괜찮은 거 같다. BOOKS를 거꾸로 뒤집은 말이라고 하는데, 세 인터넷 서점의 VIP회원에게 책 주문을 할 때마다 제공되는 잡지라고 한다. 따로 받아보려면 연회비를 따로 내야 된다고 하고. 내가 받은 건 3호였는데, 황석영과 장정일, 이현세의 인터뷰에서부터 공지영의 연재소설과 신간소개 등 읽을만한 것들이 많았다. 민망하지만 이런 잡지는 화장실에서 시간을 조금 오래보낼 때 한토막씩 읽으면 정말 좋다. 가장 집중이 되는 시간에, 그리 길지도 짧지도 않은 글을 읽으면서 기억해두는거다. 생각보다 그 시간의 독서는 오래 남는다. 4호를 보니깐 신경숙 인터.. 2007. 8. 26. 유혹하는 글쓰기 - 즐겁게 글을 쓰는 방법 유혹하는 글쓰기 스티븐 킹 지음, 김진준 옮김/김영사 스티븐 킹의 소설은 한 권도 읽지 못한 채 를 읽었다. 원작으로 한 영화는 몇 편 보았지만. 작법책을 한 권 읽고 싶었는데 딱딱해서 몇 페이지 넘기다 포기해버릴 책이 아니라 재밌어서 술술 넘어가는 책이었으면 싶었다. 탁월한 선택이었다. 는 네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번째, 스티븐 킹이 유명한 소설가가 되기까지의 자신의 '이력서'. 어려서부터 얼마나 글쓰기를 좋아했는지, 신문을 발행한 일이나, 끊임없이 소설을 써서 잡지에 보내 잡은 거절쪽지를 보관한 벽 한쪽의 커다란 못 이야기며, 대학졸업 후 육체적으로 경제적으로 힘들었던 시절, 그의 든든한 지원자 아내의 존재, 교사생활동안 꾸준히 썼던 소설 이야기,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기 전까지의 에피소드들이 이.. 2007. 8. 22. 퍼레이드 - 아슬아슬한 우리들의 젊은 날 안 읽으신 분에게는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습니다. :) 퍼레이드 요시다 슈이치 지음, 권남희 옮김/은행나무 대학에 들어와서 처음으로 하숙을 했다. 내 첫번째 하숙방은 학교에서 최대한 가까운 반지하 하숙방이었는데, 미처 하숙방을 구하지 못한 내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었다. 얼굴은 알고 있었지만 그이상 서로에 대해 아무 것도 알지 못했던 내 친구의 친구에게 걸려온 전화였는데, 우리가 같은 학교에 같은 학부에 합격했다는 걸 친구에게 전해 들었다는 것이다. 너무 활발해서, 그리고 너무 얌전해서 서로를 나쁘다고만 생각했던 우리가 친구가 되던 순간이었다. 친구의 하숙집에 방이 마침 하나 남아 그 곳으로 내가 들어갔다. 내 룸메이트는 약대를 다니는 4학년의 언니였다. 나는 생전 처음 다른 사람과 방을 함께 썼다. .. 2007. 8. 19. 첫사랑 온천 - 차가운 몸을 녹이는 순간 첫사랑 온천 요시다 슈이치 지음, 민경욱 옮김/Media2.0 일본 노천 온천에 대한 환상이 있다. 코 끝에 닿는 바람이 지독하게 차가운 겨울 날, 산이 있고 나무들이 보이는 노천 온천으로 들어가 차가운 몸을 따뜻한 물에 녹이는 순간. 아, 이 순간 정말 행복하다, 라고 느끼는 순간 하늘에서 새하얀 눈이 조금씩 내리기 시작하는 거다. 아니면 초저녁, 밤하늘의 별이 하나 둘씩 반짝이기 시작해도 좋을 거 같다. 생각만해도 행복해지는 그 기분. 이 보고 싶었던 이유는 순전히 이 일본 노천 온천에 대한 환상때문이었다. 물론 요시다 슈이치라는 이름 때문이기도 했고. 아직 요시다 슈이치의 소설은 밖에 읽지 못했는데, 그의 사소하고 스쳐가는 듯한, 고요하고 가끔은 서글픈, 덤덤한 공기의 이야기들이 좋다. 어제 거리에.. 2007. 8. 16. 바리데기 - 이런 세상이라서 미안해 바리데기 황석영 지음/창비(창작과비평사)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우두커니 앉아 있는데 갑자기 목이 말라왔다. 냉장고로 가서 물통을 꺼내 커다란 물컵에 가득 따라서 벌컥벌컥 마셨다. 일요일 저녁의 집 안이 너무 조용한 것만 같아 라디오를 켰다. 그리고는 어젯밤에 널어놓은 빨래를 하나씩 개고 컴퓨터 앞에 앉았다. 열어놓은 창문 너머로 보니 밖이 주홍빛이다. 아니, 정확한 색을 대지 못하는 오묘한 빛이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하늘빛이 그렇다. 그러다 갑자기 1분동안 세차게 비가 내린다. 황석영 선생님을 한번 뵌 적이 있다. 학교에서 강연회가 있었는데 그때 무슨 말씀을 하셨는지 세세하게 기억 나진 않지만, 나는 그가 참 크다는 느낌을 받았다. 키도 컸고, 체격도 컸다. 목소리도 컸고, 웃음도 컸고, 그가 하는 이.. 2007. 8. 12. 하이 피델리티 - 귀가 즐거운 소설 하이 피델리티 닉 혼비 지음, 오득주 옮김/Media2.0 나는 그 아이랑 헤어진 후 어떻게 할 지를 몰랐다. 그래서 술을 마셨고, 매일 울어댔고, 내 생활은 엉망이 되어버렸다. 그때 내가 한 일이라고는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같은 하숙집에 있었던 친구와 함께 술을 마시며 내 넋두리를 하는 거였다. 그럴리야 없어. 니가 더 잘 알잖아. 얼마나 나한테 잘해줬던 아이였는데. 한순간 이렇게 모질게 변해버릴 순 없는거다. 친구는 그때마다 고개를 끄덕여줬고 술잔을 내밀어줬다. 그렇게 한 잔, 두 잔 마시다 보면 항상 비가 왔다. 그 여름, 내가 흘린 눈물만큼 많은 비가 왔다. 가끔 그 아이한테 전화를 했다. 그 아이는 받지 않거나, 받게 되면 화를 냈고, 나는 그런 그 아이가 너무 믿어지지 않아서 전화기에 대고 무슨.. 2007. 8. 10. 이전 1 ··· 33 34 35 36 37 38 3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