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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란 작가님의 <혀> 낭독회를 다녀와서 지난 12일 월요일에 홍대 이리카페에서 조경란 작가님의 신작 의 낭독회가 있었습니다. 다행스럽게 이벤트에 초대해주셔서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 조경란 작가님은 지난 백일장 강연회에 이어서 두번째 뵙는 거였는데요. 확실히 이번에 다시 한번 뵙고 더 좋아져버렸어요. 첫인상은 왠지 새초롬하고 무언가 한 겹 쌓여있을 것만 같았는데, 이번 낭독회에서 그런 편견이 완전히 사라져버렸어요. 그녀는 어떤 독자의 한 질문이 자꾸만 마음에 쓰여 결국 다른 질문들 뒤에 한 마디를 더 붙이는 자상하고 배려심 깊으며 굉장히 솔직하기까지한 사람이였어요. 그리고 낭독회를 마치고 이런저런 짧은 대화를 나누며 작가님의 한자한자 정성들여 쓴 사인을 받아들고 지하철을 타서 신작 를 펼쳐서 몇 장을 읽고는 그녀가 더 좋아져버렸습니다. 낭독회에.. 2007. 11. 13.
나는 훌리아 아주머니와 결혼했다 - 잘 있나요, 훌리아 식구들 나는 훌리아 아주머니와 결혼했다 1,2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 황보석 옮김 / 문학동네 제가 를 읽은 건 순전히 곡예사님 때문이예요. '울지도 몰라요' 요 한 문장때문이였죠. 요절복통으로 웃기다가 마지막에 더욱 쓸쓸해진다는 강추 멘트때문이였어요. 그리고 정말 곡예사님 말처럼 읽는 내내 히죽거리다가 마지막에 정말로 쓸쓸해져버렸어요. 울지는 않았지만요. 예전에 하루종일 영화를 본 적이 있어요. 극장에서요. 시네큐브에서 일본 애니메이션 특집으로 하루종일 좋은 애니메이션을 상영하던 날이 있었는데 상영작 모두 보고 싶어서 다 예매를 해 버렸어요. 다행히 쉬는 틈이 길어서 중간중간에 나와서 커피도 마실 수 있었고 밥도 먹을 수 있었어요. 그렇게 하루종일 조그맣고 어두운 극장에서 앉아서 이웃집 토토로며 원령공주며 .. 2007. 11. 13.
소설보다 더 소설같은 진짜 이야기 대저택에서 태어난 한 쌍둥이 자매가 있다. 이들의 엄마와 그녀의 오빠는 어려서부터 이해할 수 없는 장난들을 하며 낄낄거리며 즐거워 했다. 이를테면 오빠가 그녀의 팔목에 녹이 슨 철사로 스윽 그으면 그녀는 솟아나는 피를 보며 헤죽거리는 거다. 이 집안의 이상한 정신병의 기운은 되물림되고 있었다. 그들의 아버지에게서 오빠와 그녀에게로 그리고 사랑받지 못하고 자라난 쌍둥이 자매에게도. 쌍둥이 자매의 아버지도 확실하지 않다. 옆집에 살던 그녀와 로맨스를 즐긴 남자와 결혼은 하긴 했지만 다들 아이들의 아빠가 엄마의 오빠, 삼촌일 거라고 추측하고 있다. 어쨌든 쌍둥이 자매는 태어났고, 버려진 듯 먼지로 휩쌓인 대저택에서 아이들의 엄마는 정신병원으로 이송되고 이들의 아버지일 지 모를 삼촌과 나이들어 제대로 일을 하지.. 2007. 10. 30.
김연수 작가와 팻 매스니 어제 김연수 작가와의 만남 자리에 다녀왔다. 작가님 책을 조금밖에 읽지 못한 주제에 초대 신청을 하고 정말로, 꼭, 반드시 초대되었으면 좋겠다고 빌고 있었는데, 당첨됐다는 메일이 왔다. 얼마나 좋았는지. 월요일이라 공연이 없는 연우 소극장에서 자리가 마련되어 있었는데, 삐그덕 소리가 많이 나서 불편하긴 했지만 작가와 연극무대라니 왠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연수 작가님은 무대 중앙에 앉으셔서 강연을 좋아하지도 않고 잘하지도 못한다면서 책에 관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자리였으면 한다면서 이야기를 시작하셨다. 이번 책 의 제목에 관련된 이야기, 독일 대사관에서 자신을 독일로 보낸 이야기, 그 곳에 관한 느낌들, 생각들, 그래서 쓰게 된 이번 책에 관해서. 예전에 여성지에서 일하던 시절 이야기, .. 2007. 10. 30.
열세번째 이야기 - 정말로 진실을 알고 싶어요? 열세 번째 이야기 - 다이안 세터필드 지음, 이진 옮김/비채 제목이 뜻하는 바는 이래요. 헌책방을 운영하는 아버지를 도우는 주인공이 있어요. 마가렛 리. 마가렛은 책방을 도우면서 잘 알려지지 않은, 이미 죽은 인물들의 전기를 써요. 어느날 비다 윈터라는 베스트셀러 작가로부터 자신의 전기를 써달라는 편지를 받아요. 마가렛은 살아있는 작가의 전기를 써보지도, 쓰고 싶지도 않을 뿐더러 비다 윈터라는 작가의 책은 한 권도 읽지 않았고, 이 작가의 사생활에 관련해서 철저히 베일에 쌓여있어 거절을 하기로 마음을 먹어요. 그런 마가렛이 그녀의 전기를 쓰기로 한 건 순전히 쌍둥이 이야기 때문이예요. 마가렛에게는 허리즈음에서 잃어버린 쌍둥이 자매가 있었거든요. 이제는 존재하지 않지만 마가렛에게는 영원히 존재하는. 흐릿한.. 2007. 10. 26.
침이 고인다 - 고마운 애란씨 침이 고인다 김애란 지음/문학과지성사 김애란을 읽었다. 첫번째 단편집의 첫번째 단편을 읽기 시작했을 때부터 나는 그녀에게 매료되었다. 그녀와 나는, 작가인 그녀와 독자인 나는, 우리는 닮은 점이 많다고 생각했다. 매일 가는 편의점 직원이 나를 모조리 알고 있을 것이라는 착각, 하숙방도 자취방도 아닌 서울이 고향이 아닌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소통되지 않는 '방'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 나는 이런 이야기를 쓰는 작가가 있다는 것에 놀라웠고, 내가 그녀의 이야기에 동질감을 느끼고 서울 땅 아래서 이런 생각들을 하는 사람이 나 뿐만이 아니였음에 위로받고, 그녀가 예민하고 예리하고 사람의 마음을 뭔가로 쿡쿡 찌르는 구석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김애란을 만났다. 내가 만난 김애란은 내가 생각하고 .. 2007. 10.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