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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혹하는 글쓰기 - 즐겁게 글을 쓰는 방법
    서재를쌓다 2007. 8. 22. 16:00
    유혹하는 글쓰기
    스티븐 킹 지음, 김진준 옮김/김영사


        스티븐 킹의 소설은 한 권도 읽지 못한 채 <유혹하는 글쓰기>를 읽었다. 원작으로 한 영화는 몇 편 보았지만. 작법책을 한 권 읽고 싶었는데 딱딱해서 몇 페이지 넘기다 포기해버릴 책이 아니라 재밌어서 술술 넘어가는 책이었으면 싶었다. 탁월한 선택이었다.

       <유혹하는 글쓰기>는 네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번째, 스티븐 킹이 유명한 소설가가 되기까지의 자신의 '이력서'. 어려서부터 얼마나 글쓰기를 좋아했는지, 신문을 발행한 일이나, 끊임없이 소설을 써서 잡지에 보내 잡은 거절쪽지를 보관한 벽 한쪽의 커다란 못 이야기며, 대학졸업 후 육체적으로 경제적으로 힘들었던 시절, 그의 든든한 지원자 아내의 존재, 교사생활동안 꾸준히 썼던 소설 이야기,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기 전까지의 에피소드들이 이력서에 모두 들어있다. 이력서에서 알 수 있는 건, 스티븐 킹이 어릴 때부터 천부적인 재능으로 글을 잘 쓴 것이 아니라, 그가 얼마나 글 쓰기를 좋아했고 꾸준히 써 왔느냐다. 세탁소에서 힘든 육체노동을 한 후에도, 빡빡했던 학교생활 후에도 언제나 시간을 쪼개 글을 써 왔고, 그 시간들 때문에 정말 행복했다는 것. 글쓰기란 이렇게 고단한 현실을 잊게 만드는 마법같은 즐거움이여야 된다는 걸 스티븐 킹은 자신의 경험을 통해서 말한다.  

       두번째, 연장통. 연장통은 좀 더 실질적이고 기본적인 작법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여러 예를 들면서 어휘력과 문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수동태와 부사는 절대 쓰지말라는 등 구체적인 스티븐 킹의 지적들이 들어있다.

      세번째, 창작론. 스티븐 킹이 계속해서 주장하는 것은 '스토리'다. 무엇보다 스토리가 좋아야 한다는 것이다. 플롯이나 주제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것들은 소설을 마친 후에 보면 모두 뒤따라 온다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스토리라면서 '이야기'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자신의 집필경험과 글을 예로 들어서 설명한다.

       그리고 마지막, 인생론에서는 자신의 인생에서 커다란 일이었던 교통사고의 기억에 대한 것이다. 어느 날 산책길에서 당한 교통사고가 자신의 목숨을 위협했고, 다행스럽게도 회복되었으며 건강해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강조한다. 자신에게 있어서 글쓰기란 무엇인지. 자신에게 글쓰는 일이 얼마나 즐겁고 행복한 일인지. 그래서 하루라도 빠질 수 없다고. 회복해서 몸을 추스릴 수 있게 되었을 무렵 그가 제일 먼저 시작한 것은 집 안 어느 공간에 책상을 놓고 훨체어를 타고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이었다.

       <유혹하는 글쓰기>에는 사실 특별한 작법강의는 없다. 단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로 성공한 스티븐 킹이 어떤 식으로 글을 써 왔고, 쓰고 있으며, 써 나갈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그리고 그것은 특별할 것이 없다. 즐거움. 이 한 단어로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을 읽고 난 후에 내 머릿속에 남는 것은 글쓰기의 즐거움 뿐이다.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은 글쓰는 행위를 얼마나 즐거워하고 행복해해야하는지 그가 직접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누군가 강요해서 억지로 하는 글쓰기가 아니라 누구에게 잘 보이고 싶거나 있는 척 하고 싶어서 쓰는 자기과시용이 아니라 진정으로 내면에서 우러나는 글쓰기의 즐거움만이 사람들을 즐겁게 만들고 독자들의 마음 속에 '울림'을 만들 수 있는 것이라고.

       어느 작가의 홈페이지 방명록에 글을 쓰는 일을 하고 싶어하는 학생인데 글 쓰는 게 너무나 괴롭고 힘들다고. 어떻게 해야 좋은 글을 쓸 수 있냐고 물어보는 글을 봤다. 그 글에 달린 작가의 답변은, 정말 단 한번이라도 글을 쓸 때 즐거웠던 때가 없었냐면서 잘 생각해보라는 거였다.

       아, 이제 스티븐 킹의 책을 읽어야겠다. 그리고 나도 즐거운 글쓰기를 꾸준히 계속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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