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킬로그램의삶1 20킬로그램의 삶 요즘에는 집에 오면 물부터 끓인다. 최근 우리집에서 제일 열일하는 전기포트. 가을에 사둔 보이차가 바닥을 보인다. 뚜껑을 잃어버린 주전자 모양의 옥색 다기에 꽁꽁 뭉쳐진 보이찻잎을 넣고 뜨끈한 물을 붓는다. 첫물은 재빨리 따라 버리라던데, 적합한 시기를 모르겠다. 어떤 날은 따라 버리고, 어떤 날은 찻잎에 묻은 먼지 따위, 하면서 그대로 우려 마신다. 우려내는 찻물이 투명해질 정도로 옅어지면 비로소 안심이 된다. 오늘치의 물을 마셨다고. 덕분에 화장실을 자주 가지만, 가벼운 것이 들어가고 가벼운 것이 빠져나간다는 생각에 즐거운 마음이다. 다만 차의 카페인 때문인지 10시에 잠들었던 취침 시간이 갈수록 늦어지고 있다. 막내는 가을부터 연애를 시작했는데, 우리가 '아프리카'라고 부르는 남자아이가 벌써 두번이.. 2017. 12. 2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