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우시절 - 비, 봄, 바람, 구름, 불빛, 꽃의 영화
때를 알고 내리는 비. 때를 알고 스치는 바람. 싱그러운 연두빛 나뭇잎들이 바람에 사르르 사르르 흔들리면, 꿈만 같이, 믿을 수 없게도,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마치 의 대나무 숲의 바람의 소리와 같아요. 사르르 사르르. 나뭇잎들의 소리가 한 차례 밀려나면 그 뒤로 한 때 그의 마음을 흔들어놓았던 그 때의,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꿈결처럼. 비 내리는 봄날의 밤, 불빛만 비치는 강 위에 배처럼. 그녀가 나타납니다. 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얼마나 기다렸던지요. 어느날 잡지에서 허진호 감독이 영화를 찍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지요. 정우성이 나온다 했고, 중국 여자배우가 나온다 했지요. 두보의 시 한 구절을 딴 제목이라 했지요. 나는 그의 영화라면 다 좋으니까, (은 조금 실망스러웠지만요) 기다리고 ..
2009. 10.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