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페이5 다섯날, 타이페이에서 인천 2014년 11월 5월 수요일의 일. 마지막 날. 낮 비행기라 조식을 먹고 일찌감치 숙소를 나섰다. 타이페이 메인 스테이션에서 공항 가는 버스를 탔다. 마지막 날은 첫날만큼 더웠다. 타이페이에 있는 동안 내내 흐리거나 비가 왔는데, 첫날과 마지막 날만 햇볕이 쨍쨍했다. 이지카드 보증금도 환불받지 못했고 마지막 날에야 해가 나서 다시 놀러 오라는 대만의 인사구나 생각하기로 했다.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대만으로 올 때 봤던 영화 를 이어서 봤다. 영화의 말미에 여자 주인공에게 승진의 기회가 찾아오는데, 신기하게도 대만에 가서 몇 년 근무를 하는 조건이었다. 와, 여기도 대만이 나와. 반가웠다. 친구와 나는 인천공항에서 커피 한 잔을 하고 헤어졌다. 그리고 친구는 이사로 바빴고, 나는 또 나 나름대.. 2015. 2. 22. 둘째날, 타이페이 2014년 11월 2일 일요일의 일. 타이페이에서의 둘째날. 일어났고, 내려갔다. 먹으러. 친구는 여기 숙소를 예약하면서 조식이 무척 괜찮다는 평을 보았다고 했다. 창밖을 보니 날이 흐렸다. 비가 오려는 듯했다. 커피가 딱 맛나는 날씨다. 조식을 먹으러 내려갔는데, 공간이 근사했다. 낮과 밤에는 카페 겸 술집으로 운영하는 곳이었는데, 흐린 날씨와 잘 어울렸다. 인테리어도 근사해서 어제 내려와서 생맥주 한 잔 할 걸 후회했다. 어쨌든 먹었다. 맛있었고, 배를 잔뜩 채웠다. 커피도 날씨 때문인지, 맛이 좋아서인지 입에 딱 달라붙어서 두 잔이나 마셨다. 오늘은 나의 연애운을 빌러 월하노인을 다시 한번 만나러 가고, 용캉지에에서 고기국수를 먹고, 타이페이 101 빌딩을 구경하고, 타이완 맥주 공장에 가서 생맥주.. 2015. 1. 16. 첫날, 타이페이 2014년 11월 1일 토요일의 일. 대만에 가기 전, 검색을 하면 제일 처음에 나오는 회원수가 가장 많은 대만 여행 카페에 가입을 했다. 출퇴근길 카페에 들어가 사람들이 어딜 가는지, 뭐가 맛있는지 들여다 봤다. 가장 많이 본 건 날씨에 관한 글이었다. 도쿄에 갔을 때 있는 내내 날씨와 다르게 옷을 입어 고생을 했다. 이번 여행에는 기필코 날씨에 맞는 옷을 입으리라. 10월 말의 타이페이 날씨는, 카페 사람들이 올리는 글에 의하면 무척 더웠다. 낮에는 짧은 바지에 반팔을 입고 다녀야 할 정도라고 했다. 그런데 또 날이 어두워지고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무척 쌀쌀하단다. 도대체 어떻게 옷을 챙겨야 할지. 친구에게 이 소식을 전하니, 친구는 11월의 타이페이는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가을날씨라고 단언했다... 2015. 1. 10. 첫날, 인천에서 타이페이 2014년 11월 1일 토요일의 일. 타이페이에 갑작스럽게 여행을 가게 된 건, 때문이었다. 친구와 나는 라오스에서 신나게 놀아대는 꽃청춘들의 여행을 즐겁고 그리고 부럽게 보았고, 우리도 저때 저랬어야 했는데 생각했고, 지금이라도 가보면 어떨까 생각했다. 2014년 남은 휴가를 탈탈 털어보니 딱 3일 있었다. 3일을 주말에 붙이면 라오스에 다녀올 수 있을 것 같았다. 10월의 어느 토요일 오후, 우리는 광화문의 커피숍에서 만나 계획을 짰다. 언젠가 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하며 에세이처럼 시간날 때 조금씩 읽어보려고 샀던 라오스 가이드북도 내게 있었다. 그런데 막상 가려고 보니 라오스는 이동시간이 너무 길었다. 여유있게 가면 문제될 게 없는데, 5일로는 빠듯해보였다. 여유롭게 여행하지 못할 게 뻔했다. 더군.. 2015. 1. 7. 타이페이에서 먹은 것들 대개 귀국해서 한 달이나 두 달쯤 지나고 나서 작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경험적으로 그 정도 간격을 두는 것이 결과가 좋은 것 같다. 그 동안 가라앉아야 할 것은 가라앉고, 떠올라야 할 것은 떠오른다. 그리고 떠오른 기억만이 자연스럽게 이어져 가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하나의 굵은 라인이 형성된다. 잊어버리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다만 그 이상 오래 내버려 두면 잊어버리는 것이 너무 많아 문제다. 모든 일에는 어디까지나 '적당한 시기'라는 것이 있다. - 7쪽, 이 구절을 읽은 뒤로부터 여행기는 한두 달 정도 지나서 쓰는 것이 좋다, 는 하루키의 여행기법을 실천해보려고 하고 있다. 가라앉아야 할 것은 가라앉고, 떠올라야 할 것만이 떠오르는, 잊어버리는 것도 중요한 일인 하루키의 여행기 작성법. 과연 .. 2014. 12. 2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