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어떻게 하면 시인이 될 수 있나요3

하나씨, 이거 봐요 분홍 설탕 코끼리 이제니 2009. 4. 10.
슬픔이 없는 십오 초, 무서운 속도 슬픔이 없는 십오 초 심보선 * 동생에게 몇 구절을 옮겨 메신저로 보내줬다. 동생은 '길들이 사방에서 휘고 있다'라는 구절이 무엇을 의미하는 거냐고 물었다. 나는 이건 시니까, 그냥 니가 느끼는 대로 이미지를 떠올리면 될 거라고 말했다. 1분이 지난 후, 동생이 말했다. 언니, 이건 그거 같아. 눈물이 날 때 있잖아. 눈물이 눈에 넘치도록 고일 때. 그 때 길을 보면 길이 막 휜 것처럼 보이잖아. 그거 같아. 난 그 말을 듣고 또 울어버렸다. 응. 그래, 동생. 그런 거 같애. 그게 맞다. 난 그런 니 말 덕분에 이 시를 더 좋아하게 되어버렸잖아. 오늘 오후엔 옆에 있는 이에게 이 시를 알려줬는데, 그 이가 감격하며 말했다. 슬픔이 없는 십오초라니요. 늘 슬프다가, 단 십오초 슬픔이 없는 시간이 오고, .. 2009. 2. 20.
사랑, 그 허리 끊어지는 말 천원짜리 김밥 세 줄을 사들고 들어왔다. 김밥을 기다리던 동생은 자고 있다. 전화통에 대고 엉엉 울었던 동생도 자고 있다. 오늘 오후, 그래, 아주 추운 오후였다. 봄호 (봄의 계간지들은 진작에 나왔다) 에서 '사랑, 그 허리 끊어지는 말'이란 시구를 봤다. 권여선이 추천한, 소개한, 혹은 비판했을지도 모를 (권여선의 글은 읽지 못했다) 시의 첫 구절이었다. 이 시를 추천한, 소개한, 혹은 비판했을지도 모를 권여선의 글의 제목이기도 했다. '사랑, 그 허리 끊어지는 말' 뚝. 그 평온한 오후에 마음에서 무언가 끊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일을 멈추고 메모장을 열어 이 시를 옮겨 적었다. 프롤로그 김정환 친구집에서 나는 좀 울었다. 친구집에서 걸어나와 마을버스를 타고 나는 또 울었다. 그리고 집으로 오는.. 2009. 2.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