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샤인 클리닝 - 피칸파이를 추천해드려요
이 날, 영화를 보고 맥주를 마시러 투다리에 들어갔는데, 우리가 세 번째 안주 (내가 다 먹었으니 나의 안주구나) 시샤모를 시키기 전부터 비가 오기 시작했다. 나는, 아니 우리는 그 비를 맞으며 지하철 역까지 걸었고, 나는 (이건 온전한 나) 집에 오는 길에 분홍색 타자기가 그려진 주간지를 샀다. 그 날, 우리는 첫 번째, 두 번째 안주, 그러니까 감자베이컨말이와 육포를 먹으면서 어쩐지 이 영화는 뭔가 아쉽다고 이야기했다. 더 깊이, 더 멀리 나갔어야 했는데, 영화는 그러지 못했다고. 그렇게 끝나 버린 게 못내 아쉽다고. 그래도 좋은 영화였다고. 그 날, 나는 영화를 보면서 울어버렸는데, 영화 속 자매가 어느 날 밤에 우연히 티비에서 엄마가 출연했던 (그렇게 보고싶어했던) 영화의 '피칸파이를 추천해드려요..
2009. 9.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