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에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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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 로드 - 평범한 사람들은 길을 떠나지 않는걸까?극장에가다 2007. 8. 28. 01:54
의 주인공은 '총'이다. 총 한 자루가 길을 떠나는 로드무비. 방아쇠를 당길 수 밖에 없게 생겨먹은 총 한 자루의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여정에 관한 영화다. 돈이 필요한 첫번째 남자가 있다. 지하주차장에서 문을 따며 푼돈을 챙겨 먹고 있던 중에 한 경찰관이 자살을 한 차를 발견한다. 원래 총은 경찰관 소유였다. 범죄를 저지른 악한 사람을 잡지 위해 주어진 총. 그 총에 번쩍한 첫번째 남자는 총을 훔쳤고, 돈을 마련하기 위해 그 총을 휘두르며 은행을 털었다. 두번째 남자 역시 돈이 필요했다. 아버지는 병상에 계시고, 택시로 하루 벌어 살기가 힘들다. 죽을 결심으로 생명보험까지 들어놓은 남자. 남자의 여자는 자신이 근무하는 은행에서 돈 5억을 빼돌리겠다고 한다. 은행 앞에서 망설이며 주저하고 있던 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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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의 날들 - 외면해버린 지난 날극장에가다 2007. 8. 22. 04:29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는 대체적으로 무겁다. 즐겁고 행복한 실화도 있겠지만, 대부분 부조리한 현실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다. 얼마 전에 본 도 그랬고, 어제 보았던 도 그러했다. 은 2차 세계 대전을 배경으로 사람들이 알지 못하거나 외면해버린 상처입은 어떤 날들에 관한 이야기다. 은 2차 세계 대전을 배경으로 한번도 본 적 없는 조국 프랑스를 위해 목숨을 걸고 독일군과의 전장에 뛰어들게 된 프랑스의 식민지, 북아프리카 토착민들에 관한 이야기다. 그들은 최전방의 위험한 전투들에 거의 투입되었지만, 그들에게 남는 건 영광의 날들이 아니라 늘어가는 동료병사들의 죽음과 본토 프랑스 군인과의 차별뿐이었다. 식사 시간의 음식 차별부터 시작해서 편지를 사전 검열할 뿐만 아니라 진급에 있어서까지 그들은 프랑스 본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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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가기전에 - 방황은 이제 끝내자, 스물아홉극장에가다 2007. 8. 18. 18:13
잠 못 들던 여름밤, 케이블 채널을 돌리다가 가 하길래 보기 시작했다. 예전에 극장에서 개봉할 때 보고 싶었는데 놓친 영화. 꽤 시작한 후였지만 잠도 안 오고 해서 그냥 봤다. 그 밤, 나는 이 영화가 너무나 근사했다. 29살이라는 숫자가 가지는 오묘한 기운. 29살이 다가오면 아직은 29살, 이십대지만 마치 서른이 된 것처럼 행동하지 않나? 서른이 된다는 두려움도 크고. 뭐 서른이라고 특별히 달라질 건 없지만. 19살 때도 그랬나, 생각해봤다. 그때는 스무살이 된다는 설레임이 더 컸었던 것 같다. 확실히 29살은 오묘한 나이다. 아무튼 29살의 소연이 등장하고, 그는 서른이 훨씬 넘은 이혼남 민환을 사랑한다. 둘은 연애를 한번 했다가 헤어졌는데 그녀는 그를 잊기 위해 매우 힘든 시간들을 보냈고, 다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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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디악 - 평범한 그 사람극장에가다 2007. 8. 14. 02:11
스포일러 있습니다. 이 영화 보고 싶어서 혼났었는데, 시사회에 당첨이 됐다. 미국판 살인의 추억이라고 광고하고 있는 . 기대만큼은 아니였지만 괜찮았다. 영화보고 기사들 찾아보니깐 데이빗 핀처 감독 스타일이 변했는데 괜찮더라는 내용들이 많더라. 확실히 내가 본 그의 전작 과 와는 다르다. 전작들이 뛰어가는 느낌이라면, 은 걸어가는 느낌이다. 가는 길이 멀고 끝은 보이지 않지만 누군가는 끊임없이 걸어가는 그런 길의 느낌이다. 대체적이고 차분하다. 물론 연쇄살인이라는 사건 자체가 차분할 수는 없는 종류이긴 하지만. 실제 미국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영화화했는데, 의 모티브가 된 사건이기도 하다고 한다. 자신을 조디악이라고 밝히며 살인을 저지른 후 신문사와 경찰에 자세한 범행에 대해서 편지를 보낸다. 자신은 조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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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해봐요, 유리의 성극장에가다 2007. 8. 14. 00:38
오늘 을 보는데, 스무살 때 이 영화를 좋아라하면서 대사까지 외워대던 우리들이 생각나서. 그 시절 우리들은 이런 영화들을 좋아했지. 너무나 감성적이고 지나치게 말랑말랑한 사랑이야기들. 오늘 다시 이 영화를 보는데 이제는 영화의 대사들 보다 그 때 이 영화를 설레여하면서 보았던 우리들이 생각나서 좋았어. 여명이 부른 Try To Remember는 여전히 달콤하구나. 여름이 끝나고 가을이 찾아오기 시작하는, 9월의 가을밤 들으면 눈물날 것만 같은 노래. 꼭 누군가를 생각해야만 될 것 같은, 오늘밤 비 소리와 정말 잘 어울리는 그런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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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8 - 친절하지 않은 방극장에가다 2007. 8. 10. 14:06
스포일러 있습니다. :) 을 봤다. 나는 이 영화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건지 난감했다. 마이크 엔슬린(존 쿠삭)이라는 공포소설 작가가 있다. 그는 작품을 위해 유령이 나온다고 소문난 모텔이며 호텔을 다 돌아다닌다. 하지만 정작 자신은 자신이 쓰는 초현실적인 그것들을 믿지 않는다. 어느날 돌핀 호텔 1408호에는 들어가지 말라는 엽서를 받게 된다. 그리고 돌핀 호텔의 매니저 제럴드 올린(사무엘 L.잭슨)이 그곳에 들어간 사람들은 모조리 죽었다며 들어가지 말라고 경고하지만, 마이크는 이를 거부하고 1408호에 들어간다. 결국 매니저의 말이 맞았다. 60분이라는 카운터가 시작되고, 마이크는 이 방 안에서 철저하게 갇혀 극한의 공포를 체험하게 된다. 건너편 아파트에는 자신의 행동을 똑같이 따라하는 자신의 얼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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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담 - 아, 이 영화 정말 좋구나극장에가다 2007. 8. 1. 03:19
개봉 하루 전날 시사회를 통해 봤다. 보는내내 '아, 이 영화 정말 좋구나'라고 생각했다. 지독하게 슬프고 무서운 영화. 올해 본 공포영화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을 아름다운 영화. 기담. 첫번째 이야기. 은 1942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한국땅이지만 일본이 지배했던 때. 한국인이지만 일본 이름을 써야했던 기묘한 때. 한국이지만 일본이기도 한 말도 안되는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 서글픈 그 때. 의과공부를 하는 한 남자가 있고, 그는 곧 얼굴도 모르는 원장의 딸과 결혼을 해야하는 상황이고, 병원에 들어온 동반자살을 한 여고생 시체를 사랑하게 된다. 첫번째 이야기는 영화 전체에서 가장 아름답다. 강 아래로 시체가 얼어붙어 있고 그 위로 나풀나풀 떨어지는 꽃잎 씬이나. 마주보고 앉아있는 두 사람 너머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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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의 명화_4인용 식탁극장에가다 2007. 7. 30. 14:31
주말의 명화에 대한 단상. 4인용 식탁 얼마 전에 우연히 에 대한 리뷰를 읽었는데 글이 정말 좋았다. 이 얼마나 잘 만들어진 영화인지를 조목조목 설명하는 리뷰였다. 을 처음 본 시간은 대낮이였다. 학교에서 을지로로 가서 친구랑 둘이 봤었던 거 같다. 둘이서 아이들이 의자 위에 늘어져 있는 모습이 너무 무서웠다고 이야기했던 거 같다. 그리고 전지현의 연기가 별로라는 말도 했던 거 같고. 확실하게 기억나는 건 그 어두컴컴한 영화를 보고 나온 후에도 해가 쨍쨍하게 떠 있었다는 거. 리뷰를 읽고 비디오를 빌려봐볼까 생각했었는데 마침 KBS에서 방영해줬다. 어젯밤에는 집에 혼자 있었는데 불을 모두 꺼놓고 을 보는데 왜 그렇게 무섭던지. 몇걸음밖에 안 되는 화장실로 얼마나 후다닥 다녀왔는지 모른다. 또 이런 때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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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휴가 - 뭔가 보여드리겠습니다극장에가다 2007. 7. 30. 01:58
모든 게 꿈이였으면 좋겠습니다. 영화 초반에 나오는 이주일 주연의 영화 를 보는 민우(김상경)는 처음에는 영화가 재밌어 마구 웃어대다가 나중에는 눈물이 촉촉히 고인다. 이 장면은 영화 속 장면이기도 하고 실제 를 보는 극장 안 관객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는 초반에 여러 코믹요소들로 관객들을 웃기다가 중반부를 지나면서 관객들을 울리기 시작한다. 실제로 감독이 의도적으로 도 아니고, 도 아닌 이주일의 를 영화 속 영화로 넣었다고 한다. 5.18을 저지른 사람들의 무자비한 행위를 가르키는 뭔가 보여드리겠습니다. 뭔가 보여주겠다는 영화가 상영되는 스크린 앞에서 벌어지는 공수부대의 시민을 향한 무자비한 공격의 시작. 의 원빈이 전쟁터 가운데서 꿈결같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던 '모든 게 꿈이였으면 좋겠어'라는 대사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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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속 5센티미터 - 감수성의 과잉극장에가다 2007. 7. 28. 03:49
너무나 감성적인 신카이 마코토의 애니메이션들. 를 처음 봤을 때를 잊지 못한다. 영화는 고작 몇 분이였는데 여운이 오래갔다. 신카이 마코토이기때문에 볼 수밖에 없는 . 역시 감수성의 과잉이다. 이 사람은 지금껏 어떤 사랑을 해 왔을까? 너를 사랑하는 속도, 초속 5센티미터. 1화와 3화에 등장하는 다카키와 아카리. 사실 처음엔 중학교 1학년이 이런 감정들을 가지는 게 가능한거야, 라며 이입이 잘 되지 않았지만 내 초등학교 시절과 중학교 시절을 돌이켜보건데 그럴수도 있겠다 싶었다. 실사같은 배경들 속에서 만화같이 초롱초롱 빛나는 눈동자를 가진 다카키와 아카리. 초등학교 단짝이였던 두 사람이 전학때문에 헤어지게 되고, 중학교 1학년 때 긴 눈발을 어렵게 뚫은 전철을 타고 단 한번 재회를 한 뒤 성인이 되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