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에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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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트 라이언즈 - 젊은이들에게 보내는 레드포드의 메세지극장에가다 2007. 11. 12. 14:04
변명을 하자면 이래요. 그 날은 평소와 다르게 불편한 구두를 신고 많이 걸어다녔고, 지나치게 많이 먹었어요. 그리고 커피 한 잔을 깔끔하게 마시고 를 보러 들어갔어요. 그리고 구차하게 변명을 또 하자면 예전에 극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어서 저는 극장에서 영화를 보다가 자버리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요. 참 이런 소리까지 하다니. 그 때는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매일 한 편씩 영화를 봤는데 보다가 너무 졸릴 때가 있었어요. 영화의 좋고 나쁘고에 상관없이요. 그러면 아무 거부감없이 내일도 볼 수 있으니깐 그냥 조금 자자, 그러면서 자주 잤어요. 흠. 그래서요. 를 보다가 잤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메릴 스트립에 로버트 레드포드, 톰 크루즈를 앞에 두고 말이죠. 정치영화라는 건 알고 들어갔지만, 처음에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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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하지 않은 선물, 후일담 영화극장에가다 2007. 11. 11. 21:42
요즘 EBS 시네마천국이 너무 재밌어요. 예전에는 어쩌다 채널 돌리다 마주치게 되면 보곤 했었는데, 요새는 일요일 낮에 집에 있으면 재방송을 거의 꼬박꼬박 챙겨봐요. '이 영화 이 장면' 코너도 좋아하지만, 특히 변영주, 김태용, 이해영 세 완소감독님의 수다 '당신이 영화에 대해 알고 싶었던, 그러나 차마 묻지 못한 것들' 코너를 제일 좋아해요. 오늘 방송에서는 '영화와 후일담'이 주제였는데요. 각각의 감독님들께서 좋아하는 후일담 영화를 추천해주셨어요. 여섯 작품 중 반은 본 작품이고 반은 못 봤는데 기억해두려고 끄적거리고 있는 중이예요. 짜짠. 후일담 영화들.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 그 후로도 오랫동안. 김태용 감독님께서 추천해주신 후일담 영화. 이야기나 영화 자체가 이어지는 후일담 영화는 아니지만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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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 계 - 뱀처럼 당신을 파고 들거예요극장에가다 2007. 11. 10. 19:08
이안 감독의 전작 만큼은 아니였어요. 격정적인 사랑의 절절함을 기대하고 갔었거든요. 그런 면에서는 이 사랑의 격정을 더 절절하게 표현했어요.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동성과의 긴 시간을 두고 이어지고 끊어지는 사랑이였잖아요. 영화가 끝나고 크레딧의 음악이 더 시려 마음을 추스렸었는데, 이안 감독의 신작 는 보다 육체 관계에 있어서는 격정적이였지만 마음, 감성에 있어서는 절절해지는 순간 딱 끊거든요. 그래서 뭔가 아쉽고 안타깝고 이 이야기가 더 계속 되었으면 했어요. 양조위가 어루만지는 침대 위에서 일어나 막 부인, 아니 치아즈가 사라진 곳에서 한 방울 눈물을 흘려주었으면. 결국 가지지 못한 다이아 반지를 차가운 손가락 위에라도 끼워주었으면. 제멋대로 다음 이야기를 머릿 속으로 이어나가봤어요. 그 후에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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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버터플라이 - 겉멋만 잔뜩 부린 지루한 스릴러 영화극장에가다 2007. 11. 10. 15:54
에는 없는 것이 많습니다. 스릴러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이 전혀 없구요. 매력적인 연기를 하는 배우가 없어요. 그리고 자신 앞에 마주한 허무맹랑한 범죄에 대해서 왜,라며 물음표를 단 고민이 없어요. 그저 질질 끌려 가는 거죠. 영화는 내용은 이렇습니다.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한 가정이 있어요. 에서 스파르타를 울부짖었던 카리스마 제라르 버틀러(닐 랜달 역)가 남편으로 등장하고 그에겐 아름다운 아내와 어여쁜 딸이 있어요. 영화는 처음부터 아내의 친구를 아침 일찍 집으로 불러들여 저런 남편이 없다, 얼마나 행복한 가정이냐,는 말을 시키며 눈에 너무 보이는 설정을 박아둡니다. 그리고 상사와 별장 약속이 있는 닐과 친구와 하루를 보내기로 한 애비는 딸을 베이비시터에게 맡기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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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어 데인즈, 그녀가 좋은 이유극장에가다 2007. 11. 9. 17:54
저는 클레어 데인즈가 좋아요. 디카프리오가 나온 에서는 어여쁘고 여리고 순수한 줄리엣이였잖아요. 사실 클레어 데인즈보다 잘 생긴 디카프리오에게 더 빠지기 쉬운 고등학생 때였으니 데인즈는 그저 예쁘고 인형같은 줄리엣이구나, 라고만 생각을 했었어요. 그 뒤로 스크린에서도 볼 수 없었고 뭐 열성팬도 아니였으니 일부러 그녀의 소식을 찾아보지도 않았고 잊혀져 있었어요. 적어도 제게는요. 그러다 몇년 전에 헐리웃 배우들 사진들 속에서 데인즈를 봤는데 너무 나이가 들어버린 거예요. 줄리엣의 풋풋함은 사라지고 키와 목만 길쭉하게 자라난 여자가 사진 속에 있었는데 그게 클레어 데인즈였어요. 어린 줄리엣의 깜찍했던 날개 드레스만 기억하고 있었던 제게는 조금 실망스러웠는데, 언젠가부터 그 길쭉한 데인즈의 모습이 제가 좋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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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 - 청국장을 좋아하는 기무라 타쿠야극장에가다 2007. 11. 3. 13:04
이런 남자가 있어요. 홈쇼핑을 빠져서 홈쇼핑 상품들은 이것저것 재지 않고 무조건 사고 보는 남자. 축구 가이드북이 스페인어로 되어 있다고 대신 스페인어 따라잡기 CD를 넣어준 홈쇼핑에 항의 한번 하지 않고 묵묵하게 스페인어 강의를 시종일관 듣고 다니는 남자. 직업은 검사. 하지만 틀에 박힌 건 싫어해요. 낡은 청바지에 편안한 후드티, 갈색 잠바를 입고 출근하는 남자. 무엇보다 발로 뛰는 것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남자. 책상 앞에서 머리 굴려 가며 퍼즐을 끼워맞추기보다 현장에서 직접 몸으로, 발로 뛰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남자. 안 그런 척하지만 매일 사건으로 상처입은 사람에게 들러 마음을 쓰다듬어 주는 남자. 네잎 클로버의 행운을 믿는 남자. 수박으로 돌돔을 잡을 수 있다고 믿는 남자 (그런데 정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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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스틱 자살소동 - 반짝반짝 빛나지는 않더라도극장에가다 2007. 11. 1. 21:12
살다가 갑자기 죽고 싶을 때 있잖아요. 자다가 중요한 시험을 놓쳐버렸을 때, 내가 맞서는 세상이 너무나 부조리하게 느껴질 때, 내 생일을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 그런 날. 괜히 죽고 싶다, 그래 자살해버리자 생각이 드는 그런 순간들 있잖아요. 은 그런 순간들을 독특하고 판타스틱하게 그려낸 옴니버스 영화예요. '암흑 속의 세 사람', '날아라 닭', '해피버스데이' 이 세 편의 단편으로 90여분의 유쾌한 자살소동이 펼쳐집니다. 이 작은 독립영화가 눈에 띄는 이유는 아무래도 눈에 익은 배우들이 많이 출연해서 그런 거 같아요. '암흑 속의 세 사람'의 첫 영화 출연인 타블로. 김가연, 박휘순. 한여름양은 김기덕 감독님 영화에 많이 출연했었구요. '날아라 닭'의 김남진. 아, 광고로 익숙한 얼굴인 이혜상도 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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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아워스, 나의 댈러웨이 부인극장에가다 2007. 10. 29. 15:51
예전에 가 개봉했을 때 누군가 내게 경고했었다. 이 영화 보지마. 특히 낮엔. 우울해서 하루를 다 망칠거야. 그때는 충분히 우울했으므로 그의 충고에 따랐다. 그리고 몇 년 후, 이 책의 원작 을 샀는데 DVD 타이틀이 함께 배송되어 왔다. 책을 읽고 DVD는 고이 책장 속에 꽂아두었다. 어제 를 봤다. 보기 전에 몇 년 전 그의 충고가 떠올랐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앓던 병이 깨끗하게 다 나았다. 우울하지 않았다. 최선을 다해서, 나 자신을 위한 삶을 살아나가야겠다고 다짐했다. 댈러웨이 부인을 쓴, 댈러웨이 부인을 읽은, 댈러웨이 부인이라 불리운 그녀들을 위해. 여전히 예전에 구입한 그대로 책장 속에 꽂혀있는 을 읽어야 겠다. 영화 속 한 장면. 나는 메릴 스트립이 이 대사들을 뱉어내는 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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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다기리 죠의 도쿄타워 - 빙글빙글극장에가다 2007. 10. 25. 03:55
사실 이 영화에 대해서 별 기대가 없었어요. 원작소설을 읽었을 때 목 놓아 엉엉 울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나 소설을 떠올렸을 때, 이 소설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철 없는 나의 젊은 날과 나로 인해 희생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담고 있기 때문에 나를 울렸다고 확신했거든요.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어요. 소설에 반해서 릴리 프랭키의 단편집을 읽었는데 기대에 훨씬 못 미쳤거든요. 그래서 영화도 소설의 어머니를 바탕으로 쥐어 짤 신파극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신파극에 오다기리 죠라니, 왠지 어울리지 않았지만요. 그래서 영화는 별로일 거라고 생각하고 오다리기 죠나 보자는 생각이였어요. 스틸 사진 속 그의 긴 머리와 분홍빛 스웨터가 너무 예뻐보였거든요. 의 스토리는 단순해요. 부모님은 별거 중이고, 아이는 자라고.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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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다기리 죠가 좋은 이유극장에가다 2007. 10. 25. 02:40
오늘 극장 앞의 어마어마한 인파를 몸소 체험하며 오다기리 죠가 한국에서 이렇게 인기를 끌고 있는 건 아무래도 때문인 것 같다고 이야기 했었는데요. 가만 생각해보니 제가 오다기리 죠를 처음 만난 것도 였던 거 같애요. 어느 영화에서부터 이 배우를 보기 시작했나 가물가물해서 찾아보니 제가 본 죠의 가장 첫 영화는 역시 메종이였어요. 그리고 를 보고, TV에서 했던 을 보고. 필모를 찾아보니 그의 영화들을 많이 못 봤는데 왜 이렇게 많이 본 듯 친숙하게 느껴지는지 모르겠어요. 아마도 그가 좋아지기 시작하면서 찾아본 인터넷과 잡지의 인터뷰와 수많은 자료들, 그리고 한편의 다큐때문이었던 거 같애요. 지금은 컴퓨터에서 지워버렸는데, 한때 제가 오다기리에 완전 푹 빠져있을 때 일본 한 티비채널에서 방영되었던 다큐 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