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1 밑줄긋기_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 지금 거론한 예는 하나같이 장난 같지만, 같은 방식으로 진지하게 소설을 쓴 적도 있다. 처음에 쓴 두 개의 단편소설 와 는 둘 다 제목을 먼저 붙였다. 그뒤에 이런 제목으로 단편소설을 쓰면 어떤 얘기가 될까 하고 생각했다. 보통은 순서가 반대다. 먼저 이야기가 있고 나중에 제목이 붙는다. 내 경우는 그렇지 않고 먼저 틀을 만든다. 그리고 '음, 이 틀 속에 어떤 얘기가 들어갈까?'를 생각한다. 왜 그랬는가 하면, 그 당시 쓰고 싶은 것이 특별히 없었기 때문이다. 소설을 쓰고 싶은데 쓸 만한 것이 생각나지 않았다. 인생 경험도 아직 부족했고, 그래서 먼저 제목을 지어놓고 그 제목에 맞는 얘기를 어디선가 끌어왔다. 즉 '말장난'에서 소설을 풀어내려고 한 것이었다. 그런 건 문학적으로 성실하지 못한 태도라고 .. 2012. 11. 1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