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승1 바닥, 옥산휴게소 어제, 너무 화가 나서 도저히 집에 우두커니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반납할 책을 챙겨 들고 나와 조금 걸었다. 주말, 비가 오래 올 줄 알았는데, 하룻밤뿐이었다. 비온 뒤 쾌청한 하늘이 아주 새파래서, 썬크림도 안 바른 얼굴로 오래오래 하늘을 올려다봤다. 자주 걷는 그 길에는 얼마 전, 주홍색 꽃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침엽수같이 생긴 진한 초록의 식물에는 연한 연두빛 새순이 돋아나 있었다. 나는 그것이 신기해 한참을 들여다봤다. 진하디 진한 초록과 연하디 연한 연두가 한 몸으로 이어져 있다. 간밤에 시인의 낭송 소리를 엠피쓰리 플레이어에 담아뒀다. 다 옛일이 되었다, 이 구절 하나에 마음이 먹먹해져 버렸던 기억. 바닥 문태준 그리고. 도서관에서 이런 시를 읽었다. 옥산휴게소 정호승 오늘은 하늘이 조금 .. 2008. 6. 3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