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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걷고 싶은 길3

북해도 밑줄긋기 춥다. 춥다. 춥다. 그래서 다시 꺼내 본, 홋카이도 다녀와서 읽은 책들. 김남희의 일본 여행책. p.55 시레토코에서의 마지막 밤. 허먼도, 마이클도, 나도 시레토코와 사랑에 빠졌다. 이곳의 때 묻지 않은 자연 때문이다. 거주 인구는 거의 없고, 바다와 육지가 일체가 된 원시적인 생태계가 남아 있어 불곰과 참수리, 바다사자 등의 야생동물과 만날 수 있는 곳. 아무리 달려도 현대문명의 흔적이라곤 보이지 않는 깊고 울창한 숲. 비에 젖고 있는 숲도 좋고, 쨍한 햇살에 몸을 말리는 숲도 좋다. 그 숲이 감추듯 품고 있는 폭포와 호수와 계곡, 마음까지 싸하게 만드는 공기와 적막함. 무엇보다 이곳 숲이 지닌 독특한 색감. 싱싱한 연둣빛으로 빛나는 숲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노라면 눈자위부터 서서히 초록 풀물이 들 .. 2011. 12. 17.
일본의 걷고 싶은 길 - 2011년 추석책 일본의 걷고 싶은 길 2 : 규슈.시코쿠 김남희 지음/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숙소로 돌아와 이자카야에서 저녁을 먹고, 다시 온천욕탕으로 들어간다. 밤의 노천탕을 혼자서 즐긴다.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고개를 드니 별들이 초롱초롱 빛난다. 여행의 마지막 밤이 깊어간다. - p.48 이 구절은 고성의 고향집에서 읽은 것. 그녀는 규슈의 유후인에 있었다. 산행을 마치고 온천에 들어가 몸을 녹이고 있는 그녀의 노곤하고도 행복한 기분을 상상해봤다. 머리 위로 별이 총총하고, 혼자인 밤. 나는 수첩에 '유후인'이라고 적는다. 언젠가 가 보아야지 생각한다. 아기자기한 상점들이 많고, 따뜻한 온천수가 흘러들어 물안개가 모락모락 피어나는 호수가 있는 마을.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사랑하는 마을. 센과 치히로와 .. 2011. 9. 16.
여름 밤, 일본과 담양의 이야기 친구는 캄보디아에 다녀왔다.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과 함께 앙코르와트를 걷고 또 걸었다고 했다. 거길 다녀오니, 어딘가로 또 떠나고 싶어진다고 했다. 그날 밤, 우리는 여행 책을 샀다. 김남희의 책이다. 1권. 사진이 너무 많아 실망했지만, 사진이 많아서 좋기도 했다. 바람에 나풀거리는 연두빛 나뭇잎들이 글과 글 사이에 놓여 있다. 나무들이, 산들이, 고즈넉한 일본의 거리가 글과 글 사이에 놓여 있다. 매일 아침 출근하면서, 매일 밤 퇴근하면서 이 책을 읽었다. 김남희를 따라 그 길을 걸었다. 내가 늘 가고 싶어했던 일본 북쪽의 마을들. 김남희는 내가 하고 싶어했던 노천 온천을 원없이 했더라. 하루종일 걷다, 예약해둔 숙소에 들러 생선 반찬에 된장국의 소박한 저녁밥을 먹고, 온천을 하고, 잠이 드는 그런 .. 2010. 7.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