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득이
-
마더 앤 차일드 - 그녀의 편지극장에가다 2011. 10. 26. 21:27
내내 잤다. 6시쯤 한 번 깨고, 9시쯤 한 번 깨고, 12시쯤 한 번 깨고. 3시에야 정신을 차렸다. 은행에 가서 동생이 모은 동전을 바꾸고, 마트에 가서 믹스커피랑 파인애플 사고, 동사무소에 가서 투표를 했다. 집에 오는 길에 새로 생긴 커피집에서 라떼를 샀다. 커튼 내리고 불 다 끄고 라떼 마시면서 이 영화를 봤다. 개봉했을 때 보고 싶었는데, 개봉관이 적어 놓쳤다가 이제야 본 영화. 원래 오늘 광릉수목원에 다녀오고 싶었다. 배가 아파 내내 잠만 잤는데, 다행이었다. 이번 휴가는, 이 영화 하나로 충분했다. 아네트 베닝의 주름이 아름다웠다. 아네트 베닝은 14살에 나오미 왓츠를 낳았다. 얼굴도 보지 못하고 딸은 바로 입양되었다. 나오미 왓츠는 새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새엄마와는 연락도 않고 지내지만..
-
완득이 - 자식, 좀 웃기더라서재를쌓다 2008. 5. 18. 16:08
완득이 김려령 지음/창비(창작과비평사) 친구네 자취방은 옥탑방이었다. 그 건물의 3층까지 올라가다보면 큰 철제문이 나왔다. 왜 대문에나 있을 법한 그런 철제문. 그 철제문을 열쇠로 따고 올라가면 주인집이 나오고, 한 층을 더 올라가면 옥상이 나왔다. 친구의 자취방은 거기 있었다. 말이 옥탑방이지 여름 밤, 문 열어놓으면 날벌레가 조금 들어오는 것만 빼곤 나는 그 방이 좋았다. 지은지 얼마 안 되서 깨끗하고 무엇보다 넓었다. 그 때 나는 동생이랑 둘이서 나란히 누우면 꽉 들어차는 좁은 하숙방에 살고 있었기 때문에, 친구의 옥탑방은 정말 대궐같았다. 안락하고 아늑했다. 친구는 자주 놀러오라고 하고선 밥도 만들어주고, 술도 사다줬다. 친구의 옥탑방에서 가장 좋았던 건 자고 가고 다음 날이었다. 문을 열고 나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