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식당 51 3월 25일의 일기 오랜만에 늦잠을 잤다. 꿈을 꿨는데, 이상했다. 이상했다. 그 말밖에. 이불을 개고, 얼큰한 맛 생생우동을 끓여 먹었다. 방을 쓸고, 운동화 두 켤레를 빨았다. 좋아하는 비누를 잔뜩 묻히고 칫솔로 빡빡 문질러 닦았다. 시커먼 흙탕물이 한 가득. 4월 한 달도 잘 부탁한다, 운동화야. 세탁기도 돌렸다. 창문도 활짝 열어뒀다. 분명 날이 환했는데, 청소를 하다보니 어둑어둑해졌다. 비가 쏟아졌다. 엠피쓰리 플레이어에 들어있는 모든 곡을 랜덤으로 재생해 놓았는데, 갑자기 김갑수 아저씨 목소리가 들렸다. 'K양, 행복해지고 싶죠? 행복해지기가 쉬운줄 아십니까? 노력하지 않으면 행복해질 수 없는 법입니다. 은호야, 행복해져라. 은호야.' 노력해지지 않으면 행복해질 수 없는 법인데. 그런 법인데. 친구랑 영화를 보기.. 2010. 3. 2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