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봉씨의 가방1 서봉氏의 가방 행성 관측 3 천서봉 추억을 오후 두 시의 하늘 밑에 널어놓고 나면 간밤의 독설이 둑둑 물소리로 듣고 그 소리에 귀 기울이다 내 머리 몇가닥 하얀 물이 들듯 그렇게 사람을 잊는다. 흩어진 설탕을 손가락으로 다시 모으듯, 쓸쓸한 약속이 뒤섞인 오후에는 모서리 뭉툭해진 내 안구가 조금 흔들렸고 흐린 밥물 같은 색깔로 한꺼번에 피었다 지는 봄꽃들 사이 사람을 잊는다. 동경 126도 59분, 북위 37도 34분, 돌아와 홀로 찌개를 데우는 시간, 듬성듬성 가위로 잘라놓은 김치들, 미처 끊어지지 않은 머리라든가 목대, 몸부림 따위를 밥 위에 얹어 꿀꺽 삼킬 수 있다면 그렇게 너무 커다란 저녁이 오고 나는 사람을 잊는다. 너무 늦지 않게 돌아와, 말하지 못하고 하필이면 오늘 저렇게 빛나는 별이 사람을 잊는다. 누군.. 2012. 6. 1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