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질1 김중혁, 바질 1F/B1 일층, 지하 일층 김중혁 지음/문학동네 이상하게 마음에 남았다. 일곱 편의 단편을 모두 다 읽고도 계속 생각이 났다. 소설은 이별 이야기로 시작한다. 박상훈과 지윤서가 헤어졌다. 첫 문단은 이렇다. "이별은 육체적인 단어다. 헤어진다는 것이고, 그래서 다시는 가까워질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멀어진다는 것이다. 이별이라는 단어의 물리적인 실체가, 거리에 대한 실감이, 박상훈을 괴롭게 했다. 사흘이 지나자 어딘가 아파왔다. 아프긴 했지만 상처를 집어낼 수는 없었다. 살을 파고 뼈를 헤집어 상처를 들어낼 수 있다면 좋겠지만 상처는 계속 이동했다. 때로는 무릎이 아팠고, 때로는 등이 아팠고, 때로는 발뒤꿈치가 아팠다. 모든 고통은 이별로부터 왔다. 닷새가 지나자 모든 뼈마디가 욱신거렸다. 걷고 있다.. 2012. 12. 1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