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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4

2013년 4월 14일, 교토, 다섯번째 결국 기온신바시 거리를 걷다 발을 조금 삐었다. 길가에 앉아서 오늘 얼마나 걸었나 더듬어 봤더니 정말 쉴틈없이 많이 걸었다. 동생에게 이제 그만 걷자고 말했다. 내일 일정으로 계획했던 아라시야마도 가지 말자고 했다. 아침 일찍 다녀올 생각이었는데, 교토라 숙소랑 멀기도 멀고 또 많이 걷는 길이었다. 내일은 그냥 한적하게 공원에 가서 초밥 도시락이나 먹으면서 보내다 비행기를 타기로 했다. 기온은 옛 모습을 간직한 기념품집, 음식점, 골동품집들이 늘어서 있는 거리. 어느 골목으로 들어서니 외국인들이 어느 건물 앞에서 카메라를 들고 잔뜩 상기된 채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무얼 기다리는지 궁금해서 옆에서 함께 기다렸다. 기모노 차림의 정식 화장을 한 게이샤가 지나갔다. 외국인들이 뷰티풀을 연발하며 카메라 셔.. 2013. 5. 1.
2013년 4월 14일, 교토, 네번째 철학자의 길을 걷고 걸었더니 다리가 아팠다. 다시 왔던 길을 걸어 돌아가는 일도 막막했고, 끝까지 걸어가기도 너무 지치고, 중간중간 보였던 카페들도 이제는 보이지 않을 무렵, 둘 다 지쳐 있었다. 지금 있는 위치가 어디쯤인지 몰라 지도만 계속 들여다보고 있다 일단 큰 길로 나가서 버스 정류장으로 가기로 했다. 어차어차해서 정류장에 도착했는데, 다음 목적지인 청수사에는 어떻게 가야할지 막막한 상태. 들여다 봐도 알 길이 없는 정류장의 노선도를 동생은 계속 들여다 보고 있었고, 나는 정류장 의자에 가만히 앉아 있었다. 그런데 어떤 일본 여자 분이 우리가 딱해보였던지 무어라 말을 걸었다. 일본말이라 알아들을 길이 없었지만, 이상하게 들렸다. 어디로 가는 거냐, 도와주고 싶다는 뜻이었는데, 우리가 가이드북을 내.. 2013. 4. 28.
2013년 4월 14일, 교토, 세번째 이름도 멋지다. 철학자의 길. 은각사를 나오면 바로 이어지는 고즈넉한 길이 있다. 철학자 니시다 기타로가 즐겨 산책하는 길이라, 이름이 붙여진 곳이라 한다. 철학자의 길이라니. 우리가 갔을 때는 벚꽃이 많이 졌을 때였다. 아쉬웠지만, 걸으면서 벚꽃이 만개했을 이 곳의 풍경을 상상하며 걸었다. 길이 계속 계속 이어져 아주 오래 걸어서 다리가 무척 아팠지만, 그래서 짜증이 나서 동생이랑 다퉜지만, 바람도 적당했고, 앞옆으로 늘어서 있던 조용하고 아기자기한 카페와 기념품 가게 구경하는 재미도 있었다. 그냥 걸었다. 꽤 오랫동안. 같이 걷기도 하고, 따로 걷기도 하고. 고요하게. 사월 십사일 일요일, 그 곳의 풍경들. 누군가 길 중간에 잘못 나온 폴라로이드 사진을 남겨 놓았다. 벚꽃이 만개한 철학자의 길을 배경.. 2013. 4. 28.
2013년 4월 14일, 교토, 두번째 어제 헤맨 덕에 헤매지 않고 우메다 역 도착. 한큐 우메다 역으로 이동해서 급행열차도 무사히 탑승. 교토까지 사십 분 넘게 가야 해서 편의점에서 커피도 샀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열차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재빨리 자리에 앉아야 하는 터라 마주보는 자리에 앉았다. 교토로 가는 중에 일기도 쓰고, 음악도 듣고, 창밖도 바라봤다. 토토로 이불이 널려 있는 베란다, 피기 시작하는 벚꽃나무, 동생에게 온 사투리 가득한 마사키 상의 답메일, 그리고 가을방학의 '언젠가 너로 인해'. 히가시야마 역에서 내려 버스를 갈아탔다. 일본에서 처음 타 보는 시내버스다. 은각사로 가는 길. 궁금했던 금각사는 너무 멀다고 해서 일정에서 뺐다. 일본버스는 뒷문으로 타서 앞문으로 내린다. 내릴 때 요금을 내는데, 마지막 사람이 내.. 2013. 4.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