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어떻게 살고 있을까. 겨울이 계속되어서 그런가. 봄이 오지 않아서 그런가. 기운도 없고, 재미도 없다. 오늘도 영화 보러 가려고 오전부터 마음 먹고 있었는데, 자고 또 자다가 놓쳤다. <나는 가수다>를 보고 9시 반 영화를 보려고 나섰는데, 비가 온다. 우산도 안 가져온지라 보지 말라는 뜻인가 보다하고 다시 돌아왔다. <나는 가수다>는, 지난주 방송 보고 실망했다고 많이 욕했지만, 어찌되었건 첫회부터 빠짐없이 보아왔다. 그리고 매번 울었다. 첫회에는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를 듣고, 이번에는 김건모의 떨리는 손을 보고. 얼마나 긴장을 하며 노래 부르는 내내 파르르 손이 떨릴까. 세상에 뭐든 쉬운 일이 없겠지만, 남들 앞에 서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정말 힘들겠다 생각했다. 오늘 방송은, 정말 좋았다. 보는 나도 엄청 긴장되서. 다음 주엔 이소라를 보러 갈 수 있을까.
일본 드라마 <신참자>를 보고 있고, 학원에서 일본어를 배우고 있다. 공부도 열심히 하지 않으면서 하루 아침에 유창해지길 원하는 나일롱 학생. 우연히 집에 미나토 카나에의 책이 있는 걸 알았다. 이거 분명 누가 나한테 읽으라고 준 거 같은데, 기억이 안 난다. Y언니인가. 기억력이 점점. ㅠ 그런데 <고백>이랑 비슷한 분위기와 구성이라 실망하면서 읽고 있다. 드라마는 <로얄 패밀리>가 재밌다길래 챙겨보려고 하는데 벌써 8회더라. 어떻게 따라잡지. 오늘 영화를 못 봤으니 다음주 주말에 볼 영화가 두 편이다. 다음 주엔 <고백>이 개봉하니까. 두 편 다 놓치지 말아야 하는데. 마음을 흔드는 책을 읽고 싶은데, 잘 못 찾겠다. 그리고 사람은 당분간 만나지 말고, 혼자 있는 시간을 많이. 나이가 들수록 실망하는 일들이 많아진다. 물론 제일 실망스러운 건 나 자신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