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달팽이
    모퉁이다방 2008. 4. 22. 14:39
    사용자 삽입 이미지


       꽃집에서 상추 모종을 사왔는데 그 속에 있었나보다. 화분에 달팽이 한마리가 스물스물 기어다니고 있었다. 처음엔 커다란 돌인줄 알고 버릴려고 집었는데 뭔가 물컹한 거다. 나도 모르게 으아, 소리를 질렀다. 마치 <와니와 준하>의 김희선이라도 되는 양. 요 녀석을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하다 일단 자그만 통 안에도 넣었다.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좁은 통 속에 부족한 산소와 함께 갇혀있을 게 불쌍해 다시 화분 위에 놓아줬다. 밤에 잠 들면서 집에서 달팽이를 키울수 있을까, 동생에게 말했더니 아주 집에 동식물을 다 키우시지, 콧방귀를 킁킁 뀌어대신다. 아침에 일어나니 잠을 자는지 자기 집 안에 온 몸을 쭈그려 넣고 벽에 딱 달라붙어 있다. 부럽다.

       검색창에 달팽이를 쳤더니, 이적이랑 김진표랑 앳댄 모습으로 달팽이를 부르는 영상이 있다. 김진표는 멀뚱하게 서 있다 간간히 섹스폰을 불고 (부는 시간이 너무 짧아 상당히 뻘쭘해보인다) 이적은 달팽이 더듬이 머리를 하고 쭈글쭈글한 두꺼운 뱀 모양의 금목걸이를 하고서 피아노를 친다. 아, 이게 몇 년 전인가. 당연한 얘기지만 둘 다 지금이 훠-얼씬 세련됐다. 달팽이 키우기에 관한 지식인 답변글을 읽었다. 이거 마음에 든다. 달팽이가 좋아하는 것 : 어둡고 조용하고 따뜻한 곳. 달팽아, 니가 뭔가 좀 아는구나.

       아무래도 키울 수는 없겠다. 저녁에 공원 어디즈음에 놓아주어야지. 비님도 오신다는데.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