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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의 도전
    모퉁이다방 2022. 6. 30. 15:02

     

       아빠와 영상통화를 하다 끊으려고 하면 아빠는 지안이에게 항상 그러신다. "지안아, 엄마랑 놀고 있어라. 난중에 또 통화하자-" 어느 날은 지안이가 내게 와 노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시더니 그러신다. "어릴 때 저렇게 사랑받은 기억이 있어야 하는데. 지안이는 참 좋겠다. 엄마아빠가 저렇게 사랑해줘서-" 아빠에게는 그런 기억이 없단다. 아빠는 어릴 적부터 가족과 떨어져 부산 작은 아버지 댁에서 학교를 다니셨다. 할아버지는 엄하셨고 할머니는 다정한 사람이 아니었다. 늙은 아빠는 어린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며 말씀하신다. 참 외로웠다고. 나의 어린 시절도 외롭긴 매한가지였는데 그래도 내게는 아빠의 사과가 있었다. 아빠는 어떤 경우에든 자신이 잘못을 했을 때엔 사과를 하셨다. 아직도 생생한, 정말 마음이 아팠던 밤이 있었는데 그 날 아빠만 내게 사과를 했다. 그런 모습을 보여 미안하다고. 울면서 사과를 하셨다. 나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엉엉 울었다. 정작 그런 상황에 나를 끌고 간 엄마는 평생 그 일에 사과를 하지 않으셨다. 지금 얘기를 꺼내도 자신은 잘못 없다며 아빠 탓을 하실 거다. 지안이가 어떤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냐고 누군가 물어보면 내 자세를 꼿꼿이 세우게 된다. 마치 내가 어떤 사람을 꿈꾸냐고 물어본 것처럼. 내가 생각하는 좋은 사람들의 좋은 면들을 떠올려본다. 그러면서 내 자신에게 다짐을 하게 된다. 그래 좀 더 열심히, 그래 좀 더 용기있게, 좌절하지 말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요즘 마음공부를 매일 하고 있는 동생이 오늘 아침 보내준 누군가의 글의 제목은 이랬다. '당신은 진정성을 담고 있느냐.' 그 글은 말한다. 진정한 진정성이란 결국 나를 표현하는 것이라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결국 진정성이라고. 우연히 검색된 글에는 자존감에 대한 오은영 선생님의 말이 담겨 있었다. "이런 사람들은 좌절을 잘 이겨내고 누가 날 좋아하지 않아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요. 땡큐도 잘하고 쏘리도 잘합니다." 진정성 있고 자존감이 높은 사람. 그리고 자주 행복한 사람. 지안이가 그런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럴려면 나부터 그런 사람이 되어야겠지. 어제 운전면허학원에 등록을 하고 왔다. 후아- 미루고 미뤘던, 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생각했던 일. 몇 번을 떨어지더라도 도전해보는 엄마가 되겠다. 아자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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