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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월
    모퉁이다방 2018. 6. 9. 21:51




       유월이 되고, 저녁 바람이 달라지기 시작하면서 일년 전 생각을 하고 있다. 일년 전 바르셀로나에서 두 주 가까이 혼자 지냈던 기억들을 이곳에 정리해놓아야겠다. 더 늦어지면 영영 꺼내놓지 못할 것 같다. <비긴 어게인 2>가 케이블에서 하면 채널을 돌리다가 멈추고 본다. 1시즌은 이소라 때문에 보았고, 2시즌의 처음 팀은 김윤아 때문에 보았다가, 역시나 로이킴에 푹 빠졌다. 이번 두번째 팀도 첫번째 팀에 이어 포르투갈. 첫번째 팀은 포르투에서 시작했고, 두번째 팀은 리스본에 있다. 저번에 본 방송에서 두번째 팀이 파두하우스에 갔는데, 파두는 '침묵'에서 비롯된 음악이라고 했다. 모두들 그 침묵에서 비롯된 음악을 경건하게 들었다. 아, 나는 내 유럽 여행의 시작이 포르투갈이어서 참 좋다. 오늘은 박정현이 라이브 바에서 '꿈에'를 불렀다. 박정현은 '꿈에'를 설명했다. 헤어진 연인이 꿈에 나온 적 있으세요? 그런 노래예요. 예전에 '꿈에'를 듣고 그 드라마틱한 선율과 가사에 푹 빠져 아주 슬펐던 기억이 있다. 격정적인 선율이 모두 지나간 후, 박정현은 나즈막하게 노래한다. 이제 다시 눈을 떴는데 가슴이 많이 시리네요. 고마워요. 사랑해요. 난 괜찮아요. 다신오지 말아요. 지난 수요일에는 제주도에서 온 친구를 만나 함께 점심을 먹고, 커피를 마셨다. 친구를 보내고 간만에 혼자 홍대로 영화를 보러 갔다. 엄마와 스타인벡의 <분노의 포도> 오디오북을 듣고 함께 눈물 짓는 첫 장면이 좋았다. 나무가 많은 한적한 동네를 오랜 세월 운전해 나가는 기분은 어떨까. 그곳을 떠나지 못하는 사람과, 떠나기를 간절히 꿈꾸다가 마침내 떠나며 늘 걸어다녔던 동네를 처음으로 운전해 보는 사람의 기분은? 올해는 꼭 면허를 따야지. 가까운 도시를 여행하고, 저축을 많이 해야지. 쓰기로 결심했던 글은 써야지. 모아놓기만 했던 책을 얼른 읽고 처분하거나 간직해야지. 오늘은 사전투표를 하고, 간만에 집에서 동생과 낮술을 했다. 저녁 즈음 빗소리가 났고 지금은 그쳤다. 공휴일과 주말이 2주동안 이어지니 무척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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