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에가다257 5 to 7 어느 주말에 이라는 영화를 봤다. 영화소개 프로그램 중 SBS를 제일 좋아하는데, 영화 제목을 제일 마지막에 공개하는 '이 영화 제목이 뭐지?', 흥행하지 못한 명작을 소개하는 '미안하다 몰라봐서' 코너가 있기 때문에. '미안하다 몰라봐서' 코너에 소개된 영화였을 거다.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시간을 보내는 불륜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영화의 배경이 되는 뉴욕이 근사해서 혹시 있을까 하고 왓챠를 찾아봤다. 있었다. 한낮에 소파에 누워 혼자 봤다. 얼마 전 친구는 뉴욕을 짧은 기간 여행했는데, 그곳의 공원들이 기억에 남았단다. 도심 곳곳에 있었던 공원들. 여름 즈음에 갔다면 분명 초록초록했을 거라고. 그곳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영화에 친구가 보았다던 뉴욕의 공원이 나왔다. .. 2020. 2. 13. 윤희에게 왜 오타루에 눈이 가득한 장면이 이상하다고 느껴졌을까. 오타루보다 더 눈이 오지 않나, 라고 영화를 보면서 생각했을까. 영화 의 배경도 오타루였는데. 겨울에 눈이 쌓인 운하에 ㅂ찔끔찔끔 나던 오타루. 에서 윤희는 오타루에 가게 된다. 옛 친구가 있는 곳. 언젠가 꼭 보고 싶었지만, 어쩌면 영영 못 볼 사람이라 생각했던 고운 사람이 있는 곳. 윤희는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마음을 억누르며 버티고 버티던 직장을 어느 날 그만둔다. 출근할 때만 해도 그렇게 될 줄은 몰랐다. 매일 아침 그러고 싶었지만 매번 그러지 못했다. 올해 못 쓴 휴가를 쓰겠다는 말에 돌아오면 자리가 남아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책임자에게 그만두겠다고 말하고 공장을 돌아서 나오던 장면이었다. 내내 침울했던 윤희의 얼굴에 생기가 돌았다. 김.. 2019. 12. 26. 생일 엄마아빠와 한바탕 하고 올라온 날, 더 울고 싶어 극장에 갔더랬다. 아이스 라떼 큰 사이즈를 사고 왼쪽 복도자리에 앉았다. 많이 울었다. 펑펑 울었다. 영화를 보는 중간 아이를 잃은 전도연의 마음이 되었다가, 곁에 있어주지 못해 미안한 설경구의 마음이 되기도 했다. 또 어떤 순간에는 오빠를 잃은 동생의 마음이 되었다가, 또 어떤 순간에는 옆집에 사는 이웃의 마음이 되었다가 했다. 영화를 본 다음날 저녁에는 운동을 하러 갔는데, 켜놓은 티비에 전도연이 나왔다. JTBC 뉴스였다. 손석희가 그랬다. 아파트가 떠나가도록 울어대는 전도연을 바라보는 이웃들의 다양한 모습이 현실에서 세월호를 바라보는 우리의 모습인 것 같았다고. 나는 그 장면을 보면서 사람의 몸에서 어쩌면 저렇게 큰 소리가 나는가 생각했다. 옆.. 2019. 4. 17. 라스트 미션 나이가 많이 들면, 하고 싶은 말이 점점 뚜렷해지는 거겠지. 기다리던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영화가 개봉되었고, 혹여나 빨리 내릴까봐 개봉주에 가서 보았다. 는 정말 좋았다. 그 뒤 십년이 지났고, 이스트우드는 좀더 크게 그리고 확실하게 이야기한다. 일 그렇게 많이 하지마. 그거 다 소용없어. 지금에 집중해. 나중에 말고, 지금의 가정에, 지금의 사랑에, 지금의 행복에 집중해. 핸드폰도 좀 그만하고! 미처 알지 못하고 범죄에 가담하게 된 그는 자신이 하는 일이 나쁜 일이라는 걸 안 다음에도 그 일을 계속한다. 돈을 벌어서 빚에 넘어간 농장도 되찾고 싶었고, 자신을 줄곧 믿어준 손녀 결혼식 비용도 보태고 싶었고, 학비도 대주고 싶었고, 전쟁용사들의 쉼터도 다시 살리고 싶었으니까. 결국 붙잡힌 그는 어.. 2019. 3. 27. 우상 요즘 '잊지 않으려고 쓰는' 일이 예전 같지 않다. 읽는 일도, 보는 일도 예전 같지가 않다. 끙. 써놓고 보면 부족하고, 내가 하려던 말은 이게 아닌데 마음에 들지 않는다. 너무 많은 말을 쓴 것 같기도 하고, 너무 설명을 하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예전에도 그랬지. 그렇지만 그때는 그래도 쓰려고, 남기려고 나름 노력했는데. 잊지 않으려고 말이다. 그리하여 다시 열심히 해보자는 다짐. 짧은 글이라도 부지런히 남겨보자는 다짐이다. 아자아자. 삼월의 어느 목요일, 퇴근을 하고 상암으로 가 을 봤다. 시간이 딱딱 잘 맞았다. 자유로도 막히지 않았고, 7시 즈음 시작하는 영화가 있었고, 여유가 있어 좋아하는 커피집의 라떼도 샀다. 그런데 영화가 계속될수록 그냥 집에 갈 걸, 가서 책이나 티비를 볼 .. 2019. 3. 26. 캡틴 마블 이 글은 에 대한 스포일러 글이 될 것이다. 메가박스 의자가 얼마나 좋은지 상암 CGV가 메가박스로 바뀌고 나서 알게 됐다. 한 번 밖에 못 가본 1관의 의자는 아주 예술이다. 좌석과 좌석 사이에 수납공간이 있어 가방을 넣어놓을 수 있다. 다른 관도 의자의 쿠션감과 접촉감이 정말 좋다. 예술영화를 상영하는 아주 작은 관조차도. 그런데 CGV에는 아트하우스 프로그램이 있어 예술영화를 종일 틀어주는 관이 있었는데, 메가박스는 아주 보기 힘든 시간대에만 배치해놓아 없는만 못하다. 보고 싶은 영화는 개봉주 평일에 되도록이면 봐야하겠더라. 그리하여 보고픈 영화들을 못 보고 있다는 이야기. 최근 관람한 영화로는 과 이 있다. 상영관이 많기 때문에 보게 되었다. 물론 재밌었다. 도 그러한데 (사실 이날은 를 보고.. 2019. 3. 12. 이전 1 2 3 4 5 ··· 4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