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엔 흉내라도 내보고 싶어서. 2011년 1월 5일 수요일, 오늘의 레시피.
1. 시장에 들러 만두가게에서 만두를 사고, 마트에서 숙주나물을 540원어치 산다.
2. 12월에 건대 스타시티에서 만원에 할인판매하는 접시를 샀다. 첫눈에 반한 접시를 준비한다.
3. 숙주나물을 팔팔 끓는 물에 데친다. 너무 많이 데쳤다. 아삭아삭한 숙주 먹고 싶었는데. ㅠ
4. 영화 <토일렛>처럼 만두 빚을 자신은 없으니, 만두가게에서 산 만두를 후라이팬에 살짝 굽는다.
5. 구운 만두는 후라이팬에서 빼낸다. 올리브유에 마늘로 향내고, 숙주나물에 굴소스 넣고 살짝 볶는다.
6. 앗. 3,4의 순서 전에 소량의 쌀을 씻어 밥솥에 얹힌다. 소량이고, 쌀밥이여야 빨리 된다.
7. 첫눈에 반한 접시에 만두 5개랑, 숙주나물, 방금 한 쌀밥을 예쁘게 놓는다.
8. 만두가게에서 준 단무지도 반으로 썰어 한쪽에 놓는다.
9. 냉동실에서 깨소금을 꺼내 숙주나물와 쌀밥에 마구마구 뿌린다.
10. 잔멸치를 좋아한다면, 밥에도 살짝 뿌린다. 고소한 냄새를 위해 참기름도 다섯 방울.
11. 냉장고에 캔맥주가 있다면, 그게 일본 맥주라면, 함께 맛있게 먹는다.
12. 혼자라면, 케이블의 오락프로는 필수. 외롭지 않게 저녁 먹을 수 있다.
내일이 소한이란다. 아주 춥단다. 식당에도 휴게소에도 가지 않고 사무실에서 따듯하게 점심을 먹을 수 있게 3인분의 덮밥도시락을 샀다. 다음주에는 소고기를 먹기로 했다. 2011년 첫 책은 김연수의 <7번국도 Revisited>. <7번국도>를 다시 읽은 셈이다. 이로써 확실해졌다. 내가 좋아하는 걸 <나는 유령작가입니다> 이후의 소설들이라는 걸. 이상하지. 김연수는 늘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7번국도>처럼 대놓고 사랑에 대해 쓸 때는 손발이 오글거린다. 그리고 지금 김미월의 <여덟번째 방>을 읽고 있다.
<호타루의 빛>도 보고 있다. 출퇴근길에만 봐서 진도가 별로 안 나가는데. 요즘 5화를 보고 있다. 호타루의 외모, 성격 빼고 (호타루는 츄리닝에 분수머리해도 예쁘기만 하니까. 게다가 착하기까지.) 연애 오래 안 한 거랑, 맥주 좋아하는 거랑, 집이 제일 편하다고 생각하는 거 (우리집이 호타루 집만 같다면 나는 밖에는 안 나갈 거 같애) 등등 나랑 너무 닮았어. 그래서 속이 터진다고 할까나. (이건 <큐토>의 말버릇인데. >.<) 암튼 너무 재밌다. 오늘의 기억할 만한 대사 "손만 뻗으면 좋아하는 것들이 모두 반경 1m 이내에 있는 이 느낌, 파라다이스다!". 호타루의 부쬬, 부쬬가 너무 귀여워서, 내게도 부장님이 있었으면 좋겠다. 캭-
아, 스릴러 영화 보고 싶다. 주말에 <쓰리 데이즈>라도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