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퉁이다방'에 해당되는 글 450건

  1. Happy Birthday 11 2017.05.28
  2. 저녁은 맥주 없는 전기구이 통닭 4 2017.05.27
  3. 야식은 타코야끼에 생맥주 2 2017.05.26
  4. 저녁 메뉴는 샐러드 4 2017.05.24
  5. on foot 2 2017.05.10
  6. 사람 6 2017.04.26
  7. 카페 2017.04.25
  8. 1월의 일들 7 2017.04.19
  9. 삼월 6 2017.03.28
  10. 6월이 되면, 7 2017.03.22

Happy Birthday

from 모퉁이다방 2017. 5. 28. 03:52



D-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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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비가 이번주에 사망했다. 동생이 아침에 티비를 켰는데 화면이 나오질 않았다. 그 뒤 여러가지 시도를 해보았는데, 화면은 나오지 않고 소리만 나온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백라이트가 나간 거란다. 우리는 엄마가 알뜰폰을 살 때 경품으로 함께 주던 중소기업 티비를 쓰고 있는데, 고장이 나고 검색해보니 17만원에 팔고 있는 티비였다. AS를 신청하면 8만원이 든단다. 방문하면 3만원. 11만원을 내고 고칠 가치가 있는가,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티비는 내 베프여서 보지 않으니 영 아쉽다. 8시 뉴스도 봐야하고, 심심함을 달래줄 예능도 봐야 하는데. 8시에는 영 아쉬워 티비를 켜고 목소리만 들어보았다. 거대한 라디오가 따로 없네. 이건 또 운명 같아서, 티비 좀 그만보고, 핸드폰 좀 그만하고 책 좀 읽고 공부 좀 하라는 말 같다. 책 욕심이 많아 그간 사다 놓은 책이 한가득인데, 책장에 꽂아두지 못할 지경인데, 한달에 한 권도 겨우 읽고 있으니. 속도를 내어 보겠다.

   어제는 친구에게서 날씨가 예술이라는 메시지를 받았지만, 창이 없는 사무실에서 환상적인 하늘을 보지 못했더랬다. 퇴근을 하고 나오는데, 하늘이 예술이더라. 사진을 찍어 메시지를 보냈는데, 낮에는 이것보다 훨씬 좋았다는 말을 들었다. 그 하늘을 봤으면 일하기 싫었겠지. 퇴근을 하고 집에 와서는 맥주 없이 동네트럭 전기구이 통닭을 먹고, 보고 싶었던 영화 <아버지와 이토씨>를 결제하고 다운받았다. 통닭을 먹고 나니 급 피곤해져 단백질만 먹었으니 괜찮아, 라고 애써 위로하며 이불을 깔고 누웠다. <아버지와 이토씨>를 2/3 정도 보고 잔 것 같은데, 영화소개 프로그램에서 본 내용까지였다. 아, 그러고보니 당분간 영화소개 프로그램도 못 보네. 일상적인 식사를 만들어 함께 저녁을 먹는 장면이 자주 나오는데, 아버지 생각도 나고, 친구 생각도 나고, 내 생각도 났다. 영화에서 집에서 우린 물을 투명한 컵에 따라서 마시는 장면이 자주 나왔는데, 집에 결명차가 있는 게 떠올라 물을 끓여 결명차를 우렸다. SNS에서 아보카도와 명란을 넣고 솥밥을 지은 사진을 봤는데, 무슨 맛일지 무척 궁금했다. 언젠가 시도해보리라. 싸웠던 친구에게 한달 만에 먼저 연락을 했고, 동생에게 부탁한 맥주 한캔은 냉장고에 넣어뒀다.


D-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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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아침엔 혜진씨가 선물해준 에코백을 꺼냈다. 혜진씨는 이것저것 보내줬는데 무언가를 싸서 보냈던 실의 색깔이 고와 버리지 않고 같이 보관해두었다. 아침에 그 실로 에코백에 골드소울이라고 수를 놓았다. 부적같이. 친구가 오후에 연락이 왔다. 수업을 들을 거냐고 물었고, 나는 나중에 보자고 답했다. 우리는 7시 즈음 신촌에서 만나 묽디 묽은 거대 아메리카노와 라떼를 들고 들어가 나란히 앉아 수업을 들었다. 선생님은 타인의 장점을 무척이나 잘 발견하는 사람이었다. 구석구석 숨겨진 장점을 기어코 발견해 칭찬하고 마는 것이다. 나는 그게 다행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했다. 두고 볼 일이다. 우리는 밝고 깨끗한, 새 것처럼 보이는 강의실에서 황정은의 짧은 소설을 읽고, 각자의 짤막한 이야기를 써보았다. 그리고 언제나 1등으로 과제를 제출하고 발표할 것 같은 조폭 같은 얼룩 무늬 상의를 입은 수강생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왔다. 그리고 건너편의 가게에 가서 밖에서 한 잔, 가게 안에서 두 잔의 맥주를 각각 마시고 헤어진 참이다. 나는 버스를 탔고, 친구는 전철을 타고 택시를 탈 것이다. 오늘 맥주를 마시다 친구에게 해주려다 까먹은 말은 이것이었다. 장윤주가 인스타그램에 이번주에 올린 글. "소설이든, 만화든, 영화든. 원래 잘난 사람보다 성장하는 사람이 늘 주인공이다.​​​​" 친구는 내가 지난 주에 한 말, 이 수업을 듣게 되면 여행지에서 소설을 생각하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했던 말을 해줬다. 나는 내곁에 이런 친구들이 있는 게 고맙다. 알콜의 힘을 빌려 쓰-윽 꺼냈던 말을 의미를 부여해 싸-악 하고 되돌려주는 사람. 이번에는 즐겁게, 그리고 힘껏 노력해보는 사람이 되고 싶다.


D-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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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 금이 가기 시작한 핸드폰 액정같은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깨어진 금이 줄어들 일은 없다. 산산이 부서질 일만 남았을 뿐. 한번 일어난 마음은 언제고 다시 일어나는 것을. 왜 평상시엔 그렇게 잊고 지내는지 모르겠다. 하긴 그걸 다 기억하고 살다간 지독한 염세주의자가 될 거다. 아직 거의 준비를 하지 않았지만 6월의 휴가엔 노트북을 가져가서 하루하루 모두 기록할 계획이다. 시간이 지난 뒤 가라앉을 것은 가라앉힌 채 기록하는 것과, 순간순간을 생생하게 기록하는 것. 무엇이 더 좋은지 아직 잘 모르겠지만, 그리고 각각의 장단점이 있겠지만, 이번에는 후자의 기록을 해 보겠다. 그러므로 오늘부터 시작하는 건, 그날들을 위한 습관을 기르는 일.


   지난 일요일에는 친구를 만나러 동쪽으로 갔다. 우리는 긴 숲길을 걸을 계획이었는데, 초반부터 길이 마음에 들지 않아 조금 걷다 포기해버렸다. 버스를 타고 가 올림픽 공원을 걸었고, 이런저런 밀린 이야기를 나누고 언젠가 함께갈 여행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흥미로운 강의가 있다고 보여줬는데, 친구는 단번에 그 강의가 듣고 싶다고 했다. 고민하다 그래 같이 듣자고 신청을 하려는데, 자세히 보니 여행 때문에 한 번의 수업을 듣지 못한다. 친구에겐 듣지 못하겠다고 말했지만, 사실은 어제 첫날 함께 읽을 소설을 읽었다. 예전에 한번 읽었던 단편이었다. 강의료가 만만치 않아서 내일이 수업인데 아직까지 고민 중이다. 아마도 고민은 내일 점심때까지 계속 될 듯.


   확 트인 바람이 부는 곳에서 간단하게 치맥을 하자고 계획했으나, 앉은 자리가 너무 더웠다. 해가 쨍쨍했다. 첫 잔을 마실 때 열기 때문인지 취기가 금새 오르는 것 같더니, 해가 조금씩 지고 바람이 불기 시작하자 말짱해졌다. 우리는 한 잔 더 마실까, 한 잔만 더 마시고 갈까, 이러다가 많이 마셨다. 계산을 할 때 아주머니가 계산서를 보더니 술을 많이 드셨네요, 라고 말씀하셨다. 친구의 아이가 태어나기 아주 오래 전에 우리는 홍대의 술집에서 비슷한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지하철을 타고 자리에 앉았다. 여행지가 배경인 소설을 읽고 있는데, 초반에 한참 안 읽히다가 이제야 재밌어지고 있다. 책을 펼쳤는데, 바로 졸기 시작했던 것 같다. 정신을 차리니 김포공항 도착 전이었다. 공덕에서 내려서 6호선으로 갈아타야 했는데, 김포공항까지 간 것이다. 김포공항에서 한참을 기다려 공항철도를 탔다. 디지털미디어시티역에서 6호선을 갈아탔는데, 일요일 늦은 시간이라 열차가 늦게 왔다. 빨리 자야 하는데, 초초해졌다. 그러다 이동진의 라디오에서 들은 멘트가 생각이 났다. 무척 좋아서 나중에 적어놔야지, 그래서 쓸쓸해질 때마다 봐야지 했던 멘트. 이어폰과 메모지, 볼펜을 꺼내 쭈그리고 앉아 이동진의 말들을 받아 적기 시작했다. 다 적고 나니 열차가 왔다.



   3714님께서 엊그제 갑자기 여행을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벌려놓았던 학원, 약속 등등 다 정리하고 내친김에 스쿠터까지 하나 새로 장만했습니다. 네비게이션 없이 종이 지도로만 의지해서 여행 한번 해보려구요. 얼마동안 있을지, 어디로 갈지, 아무 것도 생각해둔 게 없지만 우선 출발해보려 합니다. 여행의 끝에 제가 어디에 서 있을지 궁금해지는 밤이네요, 하셨습니다.


   이런 여행을 가보시게 되면 떠나 있어도 이곳을 많이 생각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처음에 여행을 가게 되면 그곳을 보러 가려고 한다, 혹은 그곳에서 만나게 되는 어떤 사람들의 이야기, 이런 걸 상상하고 가게 되는데 정말 여행이 길어지고, 혼자이게 되면 결국 거기서 생각하게 되는 건 자기 자신 혹은 떠나온 이곳, 여기서의 어떤 일들, 이런 것들을 굉장히 많이 생각하게 되죠. 그게 여행에서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굉장히 큰 소득 중의 하나가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구요.



D-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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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foot

from 모퉁이다방 2017. 5. 10. 22:48


   어제는 일어나자마자 세수만 하고 투표를 하러 갔다. 새벽 6시에. 두 후보 사이에서 고심을 했는데, 투표소로 걸어가는 동안 마음을 정했다. 동생은 투표소 안에서 오랫동안 서있다가 나왔다. 마지막까지 고심했다고 한다. 일찍 일어난 게 아까워 혼자 상암으로 가서 중고생들 틈에 끼여 조조영화도 보고왔다. 중고생들은 아침부터 조용하게 팝콘을 먹고, 나는 그 틈에서 훌쩍거렸다. 울고나니 개운했다. 어제 먹은 음식으로는 순대, 화덕피자, 떡볶이가 있었는데, 순대는 실패했고, 화덕피자는 맛있었지만 양이 너무 적었고, 떡볶이는 오래 전 냉동시켜놓은 것이었다. 그렇게 5월의 황금같은 연휴가 가버렸다. 아쉽기도 했지만, 나는 집에 있으면 너무 많이 먹어대는 인간이라 출근을 하는 게 좋겠단 생각이 들긴 했다. 부처님 오신 날이 지나간 절에 조용한 시간에 다녀오고 싶었는데 그걸 하지 못했다.


   어젯밤에는 기다리던 비가 왔고, 오늘 아침 집을 나서니 공기가 달라져 있었다. 비록 에코백을 바꾼 탓에 지갑을 집에 두고 와 횡단보도를 다시 건너 집에 돌아왔지만, 다행히도 셔틀버스를 놓치지 않았다. 점심 때부터 생기기 시작한 악한 감정을 메신저로 동료에게 털어놓고 후회를 했고, 말조심을 해야한다 다짐했다. 그리고 아주 옛날 생각이 나 갑자기 식은 땀이 났다. 그때의 나는 너무 힘들고 괴롭고 늘 도망가고 싶었는데, 어제 본 영화의 그 아이는 어떻게 버티어 낸걸까. 생각해보면, 다들 한 고비씩 한 고비씩 넘기는 것 같다. 우리는 완벽할 수 없으니까. 잘못을 저지르고, 용서를 빌고, 그 용서를 받아주고, 희망을 가져보고. 이것들의 반복인 거네. 아무튼 나는 말조심, 마음조심을 해야한다!


   칼퇴를 했고, 불광천을 걸을까, 궁금했던 그 곳을 가볼까 고민하다 좋아하는 아이스라떼를 사서 근처로 갔다. 결국 라떼를 마시며 걸을 수 있는 곳은 아니란 생각에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둘러 나왔다. 그러자 생각치도 못한 출구가 나왔다. 한강 산책로로 이어지는 길이었다. 그리하여 늘 걷던 길이 아니라 한번도 걸어보지 못한 새로운 길을 걷게 됐다. 새 것이라 생각해서 그런지 나무도 싱그럽고, 하늘도 어여쁘고, 노을도 맑더라. 표지판도 예뻤다. 달리기를 하는 외국인도, 자전거를 타는 연인들도, 낚시금지구역이라는 팻말을 옆에 두고 낚시를 하고 있는 아저씨들도 눈에 쏙쏙 들어왔다. 오늘은 새 날이니까. 이건 새 길이니까. 오늘 영어강의를 듣는데 이런 말이 나왔다. 버스, 전철, 택시 등 교통수단은 모두 다 전치사 by를 쓰는데, 걷는 것만 전치사 on이라고. on foot. 두 발을 땅 위에 단단하게 디디고 걷는 일. 잘 걷는, 건강한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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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from 모퉁이다방 2017. 4. 26. 21:30



   찾고 있는 책이 있었는데, 책은 결국 못 찾고 오래 전의 수첩을 찾았다. 거기에 2년 전 친구와 동료의 말이 적혀 있었다. 친구에게 며칠 전 이 사진을 보내줬는데, 친구가 말했다. "걱정마, 38의 여름도 좋을테니까." 서른여덟번째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금요일에는 회식을 했다. 여긴 정말이지 감자가 맛있는데, 아마도 고기 육즙이 배어서 인 것 같다. 고기를 잘라주시는 아주머니에게 감자가 정말 맛있어요, 라고 하니 고기집에서 감자가 제일 맛있다고 한다고 뭐라 하셨다. 고기도 맛있다. 하지만 감자는 정말 맛있다. 흐흐-




   일요일에는 부지런히 움직여 영화를 봤다. 맥도날드의 시작점에 대한 영화였는데, 마지막 화장실 씬이 인상깊었다. 맥도날드의 처음을 만든 착하고 정직한 맥도날드 형제와 가능성을 알아보고 프랜차이즈하여 미국 전역으로 퍼트린 야심가 레이 크록의 이야기이다. 레이 크록의 강요로 여러 분쟁을 억지로 합의 한 뒤, 형제 중 동생 딕 맥도날드와 레이 크록이 화장실에서 만난다. 두 사람은 잠깐 이야기를 나누는데, 한 사람은 손을 씻은 뒤 티슈를 빼내 물기를 닦고 버리고, 한 사람은 주머니에서 커다란 손수건을 꺼내 오래 닦는다. 영화를 보고 그래, 자본주의는 어쩔 수 없구나, 생각을 했다. 그때 그 시절 맥도날드 메뉴를 한 번 먹어보고 싶다. 아주 따끈따끈할 듯.




영화를 보고 나와 날이 좋아 걸었다.




걷고 또 걸었다.




그야말로 눈이 부셨던 토요일 낮.



  

   맛있는 커피집에서 수첩을 꺼내 메모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숨은 보석같은 행복'을 발견할 수 있는 사람이 되자." 정말이지 그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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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from 모퉁이다방 2017. 4. 25. 23:10





   어제는 퇴근을 하고, 어느 동네에 있다는 카페에 가보았다. 길치답게 단번에 길을 찾지 못해 꽤 헤맸다. 초등학교 앞 골목길을 헤매기도 했다. 초등학교 앞에서는 부산에서 직접 공수한 오뎅을 파는 분식점도 있었다. 해가 많이 진 뒤였는데도, 빛이 남아 있었다. 그 빛이 참 고와서 사진을 찍었지만 찍히지 않았다. 지도에 나와있는데도 보이지 않는 가게를 찾아 골목길들을 한참을 헤맸다. 그러다 이게 몇 개월 뒤에도 이어질 거란 생각이 들었다. 헤맴을 즐겨야 하는데, 나는 왜 이리 초조할까. 좋아하는 감독은 이 기분좋은 낯선 헤맴으로 한 권의 책을 쓴 듯 하다. 그 책을 사놓았다. 한참을 헤매다 환한 빛을 내뿜는 카페를 발견했다. 카페는 무척 밝더라. 조명도 밝았고, 안에 있는 사람들도 밝았다. 나는 월요일 저녁에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사람이 내려준 새로운 맛의 커피를 마시고, 읽고 있던 책을 마치고 오려고 했는데, 그곳은 너무 밝았다. 바 자리에 앉았는데, 들어오는 사람들 모두 친절한 사장님과 익숙한 인사를 나눴고, 반가운 안부를 주고 받았고, 커피 맛에 대한 따스한 찬사를 주고 받았다. 그 안에서 나만 닫혀 있는 것만 같았다. 나 또한 미처하지 못한 첫 인사를 살갑게 나누고, 맛에 대한 근사한 칭찬을 건네야 할 것만 같은, 그런 부담감을 가진 채 앉아 있었다. 결국 나왔다. 아무래도 나는 동네의 익숙한 자리가 있는 카페가 좋은 것 같다. 적당한 인사와 적당한 무관심. 그것이 나를 읽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 같다. 돌아오는 길은 헤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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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의 일들

from 모퉁이다방 2017. 4. 19. 22:34


2017년에도 계속되는 기록들.




택배가 도착했고, 그 안에 혜진씨의 유럽여행과 마음이 가득 담겨 있었다. 너무나 고마운 마음.




엄마랑 먹은 어탕국수 한그릇이 잊히지 않는데, 맛있을까? 정말 환불해줄까?




퇴근길, 파주 안개.




그렇다, 영어를 해야 한다고! (불끈)




매일 집을 나서는 시간을 맞추기 위해 SBS 뉴스를 보는데, 그래, 여행!




공부하지 않지만, 이지 잉글리쉬를 매달 삽니다.




회식 후 늦게 달려간 1월의 시옷의 모임. 사랑스런 봄이 선물해준 파리.




내게 언제나 힘을 주는 소노스케의 엽서. 연이은 야근에 정말이지 힘이 되었다.




2학년 맥주 학교 첫날. 어떤 맥주가 수입맥주일까요? 아, 거의 다 틀렸다. 나는야, 막입.






추운 겨울, 따뜻한 복층에서.

예매해뒀던 영화들을 취소하고, 오래 전에 보았던 드라마를 다시 보는 일요일.




새책을 시작하는 마음.

컵 가득 커피를 정성스레 내려 마시면 시작하는 마음이 뿌듯해진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또 울어버렸다.




이렇게 이어지고 있다. 이제는 제법 아련한, 제주 모임.

스물다섯이던 숙영이가 스물아홉이 되었다.




스타벅스의 좋은 점.

일찍 문을 연다.

샌드위치를 반은 포장, 반은 먹고 갈 거라 말하면 그렇게 해준다.




망원에서 친구와 만났다.




언제나처럼 마셨고,




오래전에 사둔 선물을 주었다.




좋은 것을 먹었고,




좋은 것을 마시고,




또 마셨다.




주말에는, 맥주학교.




겨울에는 그렇게 매쉬드 포테이토를 먹고 싶어해댔다.




넵-




아름이에게 합정 근처 바틀샵을 물어보고 처음 방문했다.

다정하고 친절한 사장님이 이 순서로 드세요, 라고 말해줬다.




소설과 맥주라니. 구매욕 폭발!




그렇지만 나의 맥주는 아니였다고 합니다. 시었기 때문에.




시간은 정말로 잘도 간다.

1년 전 이렇게 누워만 있던 찬이가 엉덩이를 뽈뽈거리며 해맑게 웃어 주었으니.




아마도, 첫눈.




뽀드득-




사각사각-




눈은 왜 이리도 질리지 않을까.

한때 나는 알래스카로의 여행을 꿈꿨었다.




지각은 할지언정 빠지지 않은, 주말의 맥주 학교.




황작가의 서비스는 정말이지 남다르다.




동네커피집에서 오래전에 사둔 엽서를 쓰는 일요일 오전.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맥주학교 1학년 뒤풀이 책임자분의 개업파티.




잘 먹고, 잘 마셨습니다아.




장조림에게 미안한 마음과 기다려주어 고마운 마음을 담아.

장조림은 여려보이는데, 강하다. 강한 여성은 멋있음!




궁금했던 스타벅스 초콜릿 음료를 먹어 보았다.

무척- 달았다.




맥주학교 복습.




동네의 좋아하는 분식집. 바로 집 앞이다.




아이피에이에는 순대, 라는 말을 듣고.

사실 잘 모르겠다. 그냥 안주들은 다 맛있고, 그래서 살은 계속 찐다. 룰루랄라-




오랜만에 요리를 해 보았다.




맥주학교에서 직접 만들 맥주를 위해 마셔본 시에라 네바다. 맛있더라-




설날.




설날 2.




설날 3. 결국은 카스-




설날 4. 이번 명절도 무사히, 따듯하게 보냈다.




1월에는,




 맥주를 열심히 마셨습니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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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월

from 모퉁이다방 2017. 3. 28. 23:04



    봄을 기다리는 동안, 좋은 영화를 많이 보고, 좋은 책도 읽었다. 이 이야기를 찬찬히 털어놓고 싶은데, 속절없이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좋은 이야기도 듣고, 나쁜 이야기도 들었다. 나는 나쁜 이야기를 전혀 듣지 못하는 사람이었는데, 이번엔 참아보자, 참아보자 생각하며 들었다. 그렇지만 티가 많이 났다. 누구나 나를 다 좋게 볼 수 없는데, 나는 매번 그걸 바라는 것 같다. 그래서 좋지 않은 생각을 한 시간들도 있었다. 책을 더 많이 읽고 싶은데, 시간이 없고, 핸드폰 때문에 집중도 되지 않는다. 엽서를 많이 쓰고 싶은데, 매번 엽서를 꺼내놓고 한 줄도 못 쓰고 만다. 읽고 쓰는 시간이 마음을 다스리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인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 흠. 온라인 상의 나는, 어떤 순간에 집약된 나이다. 그리고 그 순간은 대부분 행복한 순간들이다. 왜냐하면 행복한 순간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그 순간이 다가왔을 때 그것을 온전히 포착하고 품으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이게 현실의 니가 아니지 않냐고 말하는 사람은 나를 절대 알지 못하는 사람이겠지. 나는 이 순간들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이다. 온라인처럼 아름답지 못해도, 그만큼 아름다워지길 꿈꾸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 순간들을 좀더 많은 사람들이 보아주었으면 좋겠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과시적인 사람이 아닌데도 그렇다. 이 순간들을 알아봐주고, 칭찬해줬음 좋겠다. 칭찬받기 위해 쓰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내 이 변변찮지만 자랑스런 순간의 기록을 계속해서 아낄 것이며, 별 것 없지만 고심한 순간의 문장들에 감사할 것이며, 누가 뭐라하든 계속 기록해나갈 것이다. 얼마 남지 않은 삼십대 나의 목표는, 좀더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기. 결국 나의 세상에는 나만이 온전하게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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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이 되면,

from 모퉁이다방 2017. 3. 22. 23:16




   6월이 되면, 2주동안 여행을 갈겁니다. 그럴 계획이고, 그래야만 합니다. (불끈) 처음엔 동유럽에 가보자고 생각을 했는데, 다음엔 베를린에 가고 싶어졌어요. (그래서 책까지 읽고) 그러다 우크라이나의 어느 도시를 마구 검색해보았습니다. 지금은 동남아 어떤 곳을 상상해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심하게 끌리는 곳이 없어 막막합니다. 정신차려보니 이제 얼마 남지 않았잖아요. 6월이. 저는, 어디를 가야 할까요? 혹시 아래와 같은 말 전해주실 분 계시지 않을까 해서 글을 남겨봅니다.


- 내가 여기 가 봤는데, 여긴 죽기전에 꼭 가봐야 할 곳이더라. 꼭 가봐라.

- 내가 여기가 좀 궁금했는데, 혹시 가볼래? 먼저 가보고 말해주라.

- 내가 그동안 말 없이 너를 쭉 지켜봤는데, 너는 여길 좋아할 것 같다. 가 보아라.


   그 곳과 관련된 좋은 영화, 좋은 책, 좋은 여행법 추천도 환영합니다. 제 여행의 피와 살이 될 거예요. 다정하게 추천해주시면, 제가 몇 달 후 (헤매고 또 헤매겠지만) 정성스런 여행기로 보답하겠습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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