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다 슈이치5 요시다 슈이치 오늘도 엄청난 시간에 퇴근을 했다. 야근을 하고 있으면, 그것도 긴 야근을 하고 있으면 나 지금 뭐하는 거지, 생각이 든다. 이렇게 일하고 집에 가서 씻고 자고 다시 출근한다. 어떤 날은 칼퇴를 하지만, 어떤 날은 야근을 하고, 주말이면 피곤이 쌓이고. 계속 이렇게 살아야 하나 생각이 든다. 그렇게 내내 사무실에 틀어 박혀 계절 가는 것도 제대로 못 보고, 첫 눈이 펑펑 오는 것도 못 봤다. 오늘 야근을 하면서 주말에 만난 한 남자 생각을 했다. 그 남자는 자신이 선택한 그 직업을 단 한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 일을 하는 게 즐겁다고 했다. 그 일을 하게 되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68년 생.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말랐고,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친절했다. 이번엔 북유럽 .. 2013. 12. 9. 사요나라 사요나라 - 이 소설에는 자갈소리가 난다 밀려있는 이야기들이 많은데. 여름을 싫어하는 나지만, 집에 콕 처박혀 있길 좋아하는 나지만, 어쩐 일인지 유월이 마무리되는 시점부터 칠월이 시작되는 시간들까지 많이 돌아다녔다. 게으른 내 기준에 의하면 말이다. 그런데 요 저질 체력때문에 자꾸만 집에만 들어오면 바로 눕게 된다. 금방 골아떨어지고. 오늘은 몇 자라도 꼭 남겨야지, 하는 마음에. 요시다 슈이치 책 이야기. 사요나라 사요나라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노블마인 벌써 5월의 일이다. 신림의 극장에서 그를 만났다. 그 날 지하철을 잘못 타서 좀 늦었고, 표를 받기로 한 사람에게 미안했는데, 그렇기 때문에 좀 놀랐다. (아무튼. 요시다 슈이치 좋아하는 사람들이 참 많더라) 음료수를 벌컥벌컥 들이마시다, 그를 만났다. 사진 속 모습 그대로.. 2009. 7. 6. 악인 - 요시다 슈이치가 맞습니까? 악인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은행나무 . . . 지금 당장 거짓말을 죽이지 않으면 진실이 죽임을 당할 것 같아 두려웠다. p.347 惡人. 요시다 슈이치가 악한 사람이라는 제목의 글을 썼다니, 왠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요시다 슈이치 이름으로 국내에 발간된 책 제목들을 쭉 훓어보니 나는 그의 책을 반쯤은 읽었다. 그의 소설들이 좋은 이유는 그의 소설 제목이기도 한 '일요일들'의 느낌 때문이다. 그의 책에는 항상 여러 명의 인물들이 등장하고, 그는 그 한 명 한 명의 평범한 일상을 엇갈리듯, 무심하게, 스쳐가듯 이야기한다. 마치 어젯밤 건대입구역에서 탄 7호선의 4-1에서 지하철에 올라탄 나와 4-1에서 내린 어떤 사람을 이야기하듯이. 우리는 한번도 인사를 나눈 적 없지만, 어떤 식으로든.. 2008. 2. 23. 퍼레이드 - 아슬아슬한 우리들의 젊은 날 안 읽으신 분에게는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습니다. :) 퍼레이드 요시다 슈이치 지음, 권남희 옮김/은행나무 대학에 들어와서 처음으로 하숙을 했다. 내 첫번째 하숙방은 학교에서 최대한 가까운 반지하 하숙방이었는데, 미처 하숙방을 구하지 못한 내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었다. 얼굴은 알고 있었지만 그이상 서로에 대해 아무 것도 알지 못했던 내 친구의 친구에게 걸려온 전화였는데, 우리가 같은 학교에 같은 학부에 합격했다는 걸 친구에게 전해 들었다는 것이다. 너무 활발해서, 그리고 너무 얌전해서 서로를 나쁘다고만 생각했던 우리가 친구가 되던 순간이었다. 친구의 하숙집에 방이 마침 하나 남아 그 곳으로 내가 들어갔다. 내 룸메이트는 약대를 다니는 4학년의 언니였다. 나는 생전 처음 다른 사람과 방을 함께 썼다. .. 2007. 8. 19. 첫사랑 온천 - 차가운 몸을 녹이는 순간 첫사랑 온천 요시다 슈이치 지음, 민경욱 옮김/Media2.0 일본 노천 온천에 대한 환상이 있다. 코 끝에 닿는 바람이 지독하게 차가운 겨울 날, 산이 있고 나무들이 보이는 노천 온천으로 들어가 차가운 몸을 따뜻한 물에 녹이는 순간. 아, 이 순간 정말 행복하다, 라고 느끼는 순간 하늘에서 새하얀 눈이 조금씩 내리기 시작하는 거다. 아니면 초저녁, 밤하늘의 별이 하나 둘씩 반짝이기 시작해도 좋을 거 같다. 생각만해도 행복해지는 그 기분. 이 보고 싶었던 이유는 순전히 이 일본 노천 온천에 대한 환상때문이었다. 물론 요시다 슈이치라는 이름 때문이기도 했고. 아직 요시다 슈이치의 소설은 밖에 읽지 못했는데, 그의 사소하고 스쳐가는 듯한, 고요하고 가끔은 서글픈, 덤덤한 공기의 이야기들이 좋다. 어제 거리에.. 2007. 8. 1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