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직통

from 삼분을담다 2019.02.27 00:25


 

   통영에서 미러리스 카메라를 쓰려고 간만에 꺼내 충전을 했다. 저장공간이 부족해 지울 사진이 없나 첫 사진부터 쭉 봤다. 왠지 모르겠는데, 클라우드에 따로 옮겨놨는데도 지우질 못하겠다. 간만에 오래된 사진들을 보는데 뭔가 뭉클했다. 그곳에 리스본이, 포르투가, 바르셀로나가, 삿포로가, 오타루가, 강릉이, 울릉로가 있었다. 얼마 전 방영을 시작한 <트래블러>에서 류준열이 그러더라. 사진을 원래 찍지 않았는데, 여행을 다녀오고 나서 기록이 없으니까 기억이 자주 변형되더라고. 기억하기 위해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고. 류준열의 사진기 속에 쿠바의 풍경이, 거리에서 인사를 나눴던 사람들의 모습이 생동감있게 담겼다. 올해는 여행을 많이 하고 싶다. 좋은 풍경도 많이 담고 싶고, 모르는 사람과도 인사를 나누고 싶다. 그러다 용기가 생겨 류준열처럼 같이 사진을 찍자고 청하고도 싶다. 내 미러리스 카메라에 더 많은 곳의 사진이 담기고, 내 마음과 기억 속에도 그랬으면 좋겠다. 더 깊어지고 싶고, 더 넓어지고 싶다. Boa viagem :)


   출산을 앞둔 사촌동생의 집에 분유포트 선물을 보냈는데, 건네받은 주소를 보다 깜짝 놀랐다. 이번에 새로 이사한 동생의 집이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금령로에 있었다. 세상 모를 일이다. 세상은 넓디 넓으니까 이 세상 어딘가에 내 이름으로 된 거리 하나쯤 존재할 지도. 그러니 여행을 가면 표지판을 잘 읽어보자. 금령로에 흠이 가지 않게 열심히, 잘 살아야겠다.



* 금령(昑玲) : 맑을 금에 옥소리 령. (할아버지 작명소)




  1. 2019.02.28 09:24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address  modify / delete 2019.03.04 22:31 신고 BlogIcon GoldSoul

      아, 이번에 알았는데 밝을 금이었어.
      나는 왜 계속 맑을 금으로 알고 있었을까.
      밝은 옥소리도 좋은데, 왠지 맑은 옥소리가 더 좋다는. 헤헤-
      늘 좋은 이야기, 힘이 납니다요.
      밝고 맑게 살아가보자요.